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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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한 레알마드리드, 무엇이 문제?

기사입력 2008.11.06 11:48 / 기사수정 2008.11.06 11:48

유형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유형섭 기자]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 매치로 꼽힌 하얀사자와 올드 레이디의 경기는 노련한 올드 레이디의 완승으로 끝났다.

6일 열렸던 UEFA챔피언스리그 그룹스테이지 4라운드인 레알 마드리드와 유벤투스의 경기는 많은 이의 기대를 모으게 했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보니 유벤투스의 노련하고도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유벤투스는 철저한 이탈리아 축구를 보여줬다. 단단한 수비와 조직력으로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을 봉쇄하였고, 모든 공격은 핀투리키오에서 시작되어 핀투리키오가 마무리 지었다.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는 기회를 놓치는 선수가 아니었다. 전반 17분의 패스미스 상황에서의 역습, 그리고 후반 67분 절묘한 방향으로 찬 프리킥까지 그가 기록한 두 골은 그의 능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으며 베르나베우의 관중이 호나우딩요 이후 최고로 큰 박수를 상대편 선수를 향해 치기에 충분하였다.

슈스터가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포메이션

데 라 레드, 페페와 로벤이 부상이 컸지만 레알마드리드의 슈스터 감독은 지난 시즌 큰성공을 거두었던 4-3-3전술을 사용하였다. 반 니스텔루이와 라울을 투톱으로 놓고 드렌테를 윙포워드로 놓았으며 미드필더진에는 디아라, 구티, 스네이더라는 지난 시즌 최고의 모습을 보인 조합을 선보였다.  수비라인에는 페페의 부상으로 인해 에인세가 센터백에 섰으며 마르셀루가 왼쪽 사이드백에 자리를 잡았다.  슈스터는 공수의 간격이 넓은 만큼 포워드에게 한번에 찔러넣어 줄 수 있는 구티의 킬패스와 스네이더의 2선 침투, 드렌테의 측면에서의 돌파를 주무기로 사용하려 했다.

그러나 유벤투스의 라니에리 감독은 슈스터의 의중을 다 꿰뚫고 있었다.

유벤투스의 단단한 4백은 공격수들을 꽁꽁 묶었고, 중원의 시소코는 스네이더를 효율성 없는 미드필더로 전락시켰다. 그들은 경기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레알 마드리드의 조그마한 희망마저 컷팅해냈다. 레알 마드리드는 완패했다.

효율성이 없는 축구

90분 내내 디아라는 경기장 구석구석을 뛰어다녔지만 구티와 스네이더부터 효율이 없는 축구를 하였기에 빛을 발할 수 없었다. 디아라와 함께 종일 뛰어줄 수 있는 데 라 레드의 공백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라울과 반 니스텔루이 역시 골을 넣는 능력은 탁월했으나, 이번 경기에서 이렇다할 찬스를 만들어 내지는 못하였다.

결국, 레알 마드리드 공격의 중심은 어린 드렌테에게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드렌테에게 그런 큰 임무는 무리일 수밖에 없었고,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은 답답하게 전개되어 갔다. 아마 이 경기를 보면서 칼데론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부족한 측면자원에도 불구하고 호빙요와 불화를 일으키며 이적시켰던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는 않았을까.



슈스터의 역량이 문제인가

현대 축구에서 공수의 간격을 넓힌다는 것은 미드필더 싸움의 포기를 의미한다. 유벤투스에 대한 슈스터 감독의 전술은 공수의 간격을 벌린 후 구티를 이용한 한 번의 패스로 상대수비진을 무너트리는 데 있었다.  그러나 노련한 라니에리의 유벤투스는 미드필더 지역부터 압박을 가해왔고, 슈스터 감독이 기대했던 구티의 패스는 그 강력함이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간간히 공격진에 연결된 패스마저도 유벤투스의 수비진들에게 커트되기 일쑤였다.

오른쪽 측면의 문제도 나타났다. 레알 마드리드의 오른쪽은 윙백 세르히오 라모스에게 집중되어있다. 라모스가 기량이 훌륭한 윙백이기는 하지만, 전술의 단점은 그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 간다는 것이었다. 최근 인터뷰에서 라모스는 자신의 입으로 자신이 맡은 역할이 버겁다는 이야기까지 하였다. 아마 슈스터 감독은 이처럼 무너져버린 측면의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술의 변화나 겨울 이적시장에 오른쪽 윙어를 영입을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진흙탕 속에서 본 희망, 드렌테의 성장

오늘 경기에서 가장 많이 배운 선수는 바로 윙포워드로 출장한 로이스턴 드렌테다. 전반전에는 모든 기회를 놓치며 홈 관중에게 야유를 듣는 경우도 있었으나 후반에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의 선봉장이 되었다. 드렌테는 멜베리에게 수없이 가로막히며 찬스를 못살렸지만 몇 시즌전 세르히오 라모스가 호나우지뉴에게 수없이 뚫리며 기본을 익혀간 것처럼 후반 막바지에는 다양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격을 주도하며 그의 성장 가능성을 살짝 보여줬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는 윙포워드가 로벤과 드렌테 둘뿐이기에 드렌테의 성장은 구단에게있어 기쁜일이며 이는 레알 마드리드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국가대표의 새로운 공격옵션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바테 보리스포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의 경기에서 제니트가 승리함에따라, 레알 마드리드와 제니트의 승점차는 2점 차이로 좁혀졌다.  레알 마드리드의 다음 경기는 바테 보리소프로의 원정경기이다.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는 어려운 원정경기지만 절대 승점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경기다.  또한, 이 경기는 레알 마드리드에게 있어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의 갈림길이 되는 경기뿐만 아니라 슈스터감독이 과연 레알 마드리드라는 구단에서 감독을 맡을 역량이 있는지 시험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슈스터는 프리메라리가에서도 지난 시즌과는 달리 아직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에 리가뿐만 아니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실패한다면 슈스터의 레알 마드리드 엠블럼이 새겨진 정장을 입는 일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오랜 꿈인 V10, 과연 이번 시즌도 그 꿈은 그저 꿈으로 끝날 것인가. 레알 마드리드가 앞으로 보여줄 경기에 주목할 이유가 있다.

[사진=(C) 레알마드리드 구단 공식 홈페이지]



유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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