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1990년대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끌었던 중국 드라마 '황제의 딸'에 출연한 린신루(하자미 역)가 상대배역 주걸(저우지에, 이강 역)과 '강제 키스신'에 대한 논쟁을 펼치고 있다.
'황제의딸'로 스타덤에 오른 린신루는 드라마 종영 이후에도 대만과 중국 본토를 오가며 방송 활동을 이어왔다. 각종 토크쇼에 출연해 '황제의 딸'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던 린신루는 지난 2004년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촬영 당시 키스신이 있었는데, 나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으려고 했는데 상대 배우가 강제로 혀가 오가는 키스를 했다"고 밝히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해당 '강제 키스신'의 주인공이 주걸이라는 것이 밝혀졌는데, 린신루는 이후에도 수년 동안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같은 이야기를 반복했다.
주걸의 이미지는 철저하게 훼손되기 시작했다. 린신루의 발언 때문에 '색마'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주걸은 지난 6일 자신의 웨이보에 "내가 당시에 진짜 강제로 누군가에 입맞춤을 했다면, 왜 그때 저항하지 않았는가"라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나와 공범인건가"라는 뜬금 없는 글을 게재했다. 십수년간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의 화살에 대한 억울함을 이제서야 토로하기 시작한 것.
이어 주걸은 "린신루가 미래에 이렇게 인터넷이 발달해 대만 프로그램을 중국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 세상이 올지 모르고 그런 발언들을 한 것 같다"며 "왜 대륙 사람들이 그 성에서 만든 예능 프로그램 내용을 듣고 믿는지 모르겠다"며 대만 예능 프로그램들이 중국 본토인들을 왜곡한다는 뉘앙스의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수년 전의 발언으로 뜬금 없는 곤욕을 치르게 된 린신루의 소속사는 공식 웨이보를 통해 "품행은 자신의 마음 속에서 나온다. 말을 많이 해서 득 될 것이 없다"는 글로 주걸의 발언을 교묘하게 대응해 더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주걸은 몇년 전에도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진짜 키스를 하지 않으면 감독들은 OK사인을 내주지 않고, 진짜 키스를 하면 상대 배우가 힘들어한다"며 "그 이후로 최대한 애정신은 찍지 않으려 했다"는 말을 인터뷰에서 전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큰 화제를 모으지는 못 했다. 해당 영상은 현재 SNS 등지에서 퍼지면서 주걸의 입장에 유리함을 더하고 있다.
주걸의 편에 서기 시작한 중국 누리꾼들은 린신루가 이전에 대만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했던 발언들을 찾아내면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린신루가 과거 일본 배우와의 키스신을 이야기하며 "잘생긴 상대면 키스신이 상관 없다"는 식으로 말한 영상도 급속도로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린신루는 누리꾼의 과도한 질타와 비난을 받았고, 급기야 SNS 댓글창을 닫기에 이르렀다.
린신루는 지난 10일 자신의 웨이보에 "욕 다 했습니까?"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하며 "'황제의 딸' 추억이 아름답게 남아있기 때문에 많은 말을 하지는 않겠지만, 해당 사건이 지역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어 안타깝다. 양안 갈등(중국 본토와 대만 지역의 갈등)을 부추기려는 사람들은 더 이상 이유 없이 다른 이의 감정을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밝혔다.
또 "옛날에 있었던 일들이 제멋대로 왜곡돼 갑자기 다가왔다. 지금의 인터넷은 한 사람의 비방을 손쉽게 하는 곳이 됐다. 만약 나를 경멸하는 것이 당신의 삶에 힘을 준다면 마음껏 즐겨라"며 악플에 대한 심경을 고백하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당신의 왜곡된 말로 주걸은 몇년 동안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는데, 고작 며칠 욕 먹는 것을 못 견디겠다 하느냐"는 댓글을 달며 린신루의 행동을 비난하고 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황제의딸' 스틸컷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