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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상륙하다 ②

기사입력 2008.10.13 14:32 / 기사수정 2008.10.13 14:32

윤영진 기자

남미축구, 프리미어리그에 상륙하다 (2) - 전술의 변화가 불러온 남미축구의 유입

[엑스포츠뉴스=윤영진 기자] 프리미어리그에 남미축구가 유입된 것은 전술적 측면의 변화로 인한 영입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과거 1994년 월드컵 이후 세계축구의 전술은 주로 4-4-2포메이션이었다.



당시 브라질축구 감독 자칼로는 둥가를 중심으로 하는 미드필드를 구성하여 로마리오와 베베토의 투톱을 지원하는 형태의 4-4-2포메이션으로 브라질을 우승시켰다. 둥가와 마우로실바가 중앙에 상-하로 위치해 중원을 단단하게 하였다. 그러나 둥가의 위치는 현재처럼 공격형 미드필더의 전진배치가 아닌, 마우로실바가 뒤로 처짐으로 인해 중앙 배치가 조금 더 위로 보이는 배치였다. 수행하는 임무가 마우로 실바에 비해 공격적이었던 것이지 공격형 미드필더라 불릴 정도의 전진은 아니었던 것이다.

당시 잉글랜드는 국제화를 내세우며 기존의 1부리그를 바꾸며 1992년 프리미어리그를 출범했지만 영국은 1994년 월드컵진출에 실패했다.

이후 프리미어리그는 국제화를 모토로 내걸고 용병들을 영입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대부분 유럽출신의 선수로서 대표적으로 맨유의 레전드 7번 칸토나가 있다.

1994년에서 1996년까지는 브라질과 일부 유럽팀이 중앙 미드필더를 일자로 놓은 스타일의 포메이션을 주로 썼다. 미드필더는 중원에서 싸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고 공격적 임무를 주로 수행하는 미드필더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1997년부터 중앙사령관 지단의 등장으로 게임메이커라는 자리가 생김으로써 중앙 미드필더와 윙의 형태가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구성되며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경계가 뚜렷하게 나눠져 갔다. 지단 자신의 위치는 왼쪽으로 치우친 공격형 미드필더였으나, 경기할 때는 중앙 지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다른 구단에서는 중앙에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고 공격수를 진두지휘하는 역할을 맡기게 된다.

이 당시 프리미어리그도 남미선수들을 영입했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 회에 소개했던 주닝요와 포엣이다. 전편에도 설명했듯이 주닝요는 플레이메이커와 센터포드를 넘나드는 활약을 펼쳤다. 포엣 역시 중앙플레이메이커로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에서 그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그러나 다른 남미권 선수들의 활약은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 특히 프리미어리그의 Kick and Rush스타일의 축구에 적응하지 못한 채 다시 고국으로 돌아가는 아픔을 겪게 된다.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트래블을 정점으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는 급상승하게 되었다. 그 당시 유럽 3대 리그 중 하나였던 분데스리가가 가지고 있는 위치를 빼앗으며 당당하게 유럽 빅리그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되는 셈이다. 당시 맨유는 아일랜드와 잉글랜드, 프랑스 중심의 선수들로 구성된 전형적인 유럽축구를 구사하며 정상에 오르며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이라는 시스템을 크게 유행시키게 된다.

4-3-3 전형은 당시 첼시를 프리미어리그의 최강자로 군림하게 했던 '그라운드의 독설가' 무리뉴 감독에 의해 유행하게 된다.

03/04시즌 무리뉴의 FC포르투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통해 4-3-3전형을 선보였고, 그가 첼시의 감독으로 간 04/05시즌부터 4-3-3 전형에 맞는 선수들을 구성해 2004/2005, 2005/2006 두시즌 연속 우승을 거둔다.



이런 무리뉴 첼시의 성공시대를 전후해 남미선수들이 프리미어리그에 본격 입성하게 되었다.

4-3-3 포메이션의 유행은 유럽에서 가장 남미스타일을 추구하는 포르투갈의 선수들을 시작으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이전과는 다르게 많이 영입되게 이른다.

4-3-3 포메이션은 좌우날개와 중앙의 원톱 그리고 원톱 아래 공격형 중앙미드필더를 통해 공격을 이끌어나가고 공격형 미드필더 아래 더블 볼란치를 통해 경기를 조율하는 구조를 가진다. 여기서 남미선수들은 대부분 공격형 윙포지션을 갖거나 공격형 중앙 미드필더로서 활약하게 된다. 이 스타일을 가장 잘 충족하는 선수로 맨유의 호날두를 뽑을 수 있다.

2006년 이후 남미계통의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하게 된다. 현재 맨체스터시티의 에이스인 엘라누와 맨유의 재간둥이 나니와 안데르송 그리고 테베스, 멕시코의 지오바니 도스 산토스등 중앙 미드필더와 윙어로서 활약할 수 있는 이들은 프리미어리그를 장악하게 된다.

남미계통 선수들이 4-3-3전술에 어울리는 이유는 실질적인 공격진이 4명인 상태에서 개인드리블과 개인전술로 골을 만들어가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또 포메이션에 얽매이지 않는 프리롤 스타일의 남미선수들은 자주 위치를 바꿈으로써 상대수비에 혼란을 주기 때문에 감독들의 영입 1순위 리스트에 오르게 되었다.

물론 프리미어리그의 성장으로 인한 금전적이 보상이 남미선수들의 영입으로 이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과거 90년대에도 머니게임에서 결코 뒤지지 않던 프리미어리그의 위상을 본다면 현재 프리미어리그의 남미축구의 붐을 단순한 돈으로 평가하기보다는 포메이션의 변화로 보는 게 더 타당하다고 여겨진다.



윤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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