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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리포트] 극심한 수비 불안을 보이는 베르더 브레멘

기사입력 2008.10.08 18:24 / 기사수정 2008.10.08 18:24

박중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중현 기자] 최근 분데스리가의 순위를 보면 지난 시즌 우승팀과 준 우승팀의 순위를 찾기가 쉽지 않다.

우승팀인 바이에른 뮌헨의 순위는 심각한 부진을 보이며 11위에 머물러 있으며, 준 우승팀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7위에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양 팀의 실점을 본다면 더욱더 경악하게 된다. 우선,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 고작 21실점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 그 절반에 달하는 9실점을 허용했고, 베르더 브레멘은 이의 두 배에 달하는 16실점을 기록했다.

사실 브레멘의 수비에 대한 문제점은 올 시즌뿐만 아니다. 토마스 샤프 감독의 '공격 위주'의 전술은 분데스리가 최고의 능력을 지닌 두 중앙 수비수인 페어 메르테자커와 나우두를 데리고도 조직적인 수비라인을 갖추지 못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간 베르더 브레멘의 수비에 학점을 매겨 본다면 그나마 합격점(?)이라고 할 수 있는 'B0' 정도의 수준에도 못 미치는 C 학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 유독 브레멘의 수비는 헐거워 보인다. 상대방에게 너그러이 실점을 허용하고, 수많은 득점을 통해서 승리를 가져왔던 브레멘의 승리 방정식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올 시즌 브레멘의 실점 장면은 '너무나도' 너그럽다는 것이 문제다. 브레멘의 올 시즌 수비에서의 문제점은 도대체 무엇일까? 올 시즌 따라 유독 이 문제점들이 도드라져 보이는 이유가 있는 것일까?

첫 번째로 브레멘의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샤프 감독의 전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마치 K 리그의 대구의 변병주식 공격 축구를 보듯이 심하게 '공격 앞으로' 전술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브레멘의 선수 구성상 '공격을 지향하는 플레이'를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도 한 이유지만, 토마스 샤프가 브레멘을 이끈 기간을 생각했을 때, 충분히 수비 자원을 영입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밀고 나간 것은 샤프 감독의 기본적인 전술 마인드가 공격적인 데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공격적인 전술은 많은 팬을 매료시키며 분데스리가를 좀 더 공격적인 리가로 변모시키는데 큰 공헌을 한 것이 사실이고, 이는 분데스리가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는 리가로 만드는데 큰 바탕이 되었기에 브레멘의 이런 공격 전술은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분명 박수를 쳐주고 싶은 전술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 브레멘의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노쇠화를 꼽을 수 있다.

75년생인 프랑크 바우만 뿐만 아니라. 76년생인 토어스텐 프링스도, 최근 몇 년간의 부상에 시달린 탓인지, 혹은 경기마다 그의 어깨에 너무 많은 책임이 따르는 탓인지 몸놀림이 예전 같지는 않아 보인다. 이 두 명의 핵심 미드필더의 노쇠화나 기량 저하가 베르더 브레멘이 상대를 맞서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양 사이드백들의 기량 저하가 눈에 띈다는 점이다.

아직 풋내기에 지나지 않는 제바스티안 뵈니슈의 경우를 제외하더라도, 그간 클럽에서 합격점을 받아 왔던 오른쪽 사이드백 클레멘스 프릿츠가 제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샤프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는 주요 요인이다. 물론, 지난 시즌 좌우 사이드백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페트리 파사넨이 있지만 그 역시 최근 경기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샤프 감독의 주름살을 깊어가게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페어 메르테자커의 공백이다.

올 시즌 브레멘이 치른 총 7번의 리가 경기 중 메르테 자커가 출전한 경기는 단 세 경기에 불과하다. 게다가, 호펜하임전에서는 퇴장을 당하며 호펜하임이 막판에 추격하는데 빌미를 제공했다. 부상과 징계 등으로 메르테자커가 빠진 상황에서 브레멘은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물론, 메르테자커가 있다고 해서 브레멘의 수비가 치트키를 쓴 것처럼 순식간에 나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 갓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제바스티안 프뢰들이 나설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건 사실이다.

브레멘이 위와 같은 수비불안을 보인다 할지라도 시즌 중후반 즈음에는 마이스터 자리를 두고 경쟁할 유력한 클럽임에는 틀림없다. 무엇보다 리가 최고의 파괴력을 지닌 공격진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시즌을 되돌아 보더라도 브레멘의 발동은 늦게 걸렸고 결국 후반에는 바이에른을 저지했던 가장 강력한 클럽이 바로 베르더 브레멘이었다. 이런 최근 몇 년간의 저력 있는 브레멘이 있었기 때문에 올 시즌 브레멘이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지만, 브레멘이 이런 수비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브레멘의 서포터라고 자처하는 어느 팬의 말처럼 소위 '막장'이 되는 브레멘을 보는 날은 머지않을 것이라고는 예상할 수 있다.

브레멘은 지금 좀 더 높은 곳에 목표를 두어야 할 클럽이다. 이러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수비에 있어서 체질 개선은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로 생각된다. 그간 리그나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팀들의 수비 조직력을 생각한다면 브레멘 역시 수비력을 보완하지 않고서는 그 목표에 도달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사진=메르데사커, ⓒ베르더 브레멘 공식 홈페이지]



박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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