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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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슛으로 본 KBL (3) - LG, 전자랜드, KTF, SBS

기사입력 2005.03.01 06:28 / 기사수정 2005.03.01 06:28

이은정 기자
3점슛 중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4팀이지만 속사정을 살펴보면 다 제각각이다. LG의 경우는 "자! 모두들 무조건 던져봐"라면 전자랜드는 일부 선수들만 그렇다. 그렇다고 전자랜드가 LG보다 사정이 낫다고 무조건 단언하기엔 좀 이르다. 오픈찬스 같이 반드시 던져야 할 상황에서 안 던지는 건 난사만큼 비난받을 문제다.  

그런 점은 KTF도 비슷한데 대신 KTF는 짠물수비로 상대에게 최대한 점수를 허용하지 않고 인사이드를 장악력이 높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런가하면 SBS는 실속을 추구하는 케이스로서 2득점 추구한다. 조번이라는 인사이드만 파는 스코얼러가 있었고 양희승 김성철 쌍포도 외곽뿐 아니라 인사이드에서도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라서 특히 그렇다.


- 창원 LG 세이커스  

창원에 대해서는 길게 얘기하기 힘들다. 이번 시즌은 팀캐미스트리가 완전히 망가지다시피 한 경우라 설마 다음시즌까지 이렇게 가지 않겠지 하고 믿고 싶다.

공만 잡으면 던진다는 악평이 거짓이 아닐 정도로 팀플레이가 실종했다. 식스맨에도 꽤 좋은 슈터들이 많았고 주포인 조우현의 경우는 수비, 슛, 게임메이킹과 패스까지 다양하게 소화해 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인데 올시즌은 정말 암울할 정도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페니가와 허니컷에 대해서도 길게 얘기하고 싶지 않다. 그 두 선수만 나쁘다고 하기엔 LG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가 컸으니까.

만약 김영만이 외곽슛이 뛰어났다면 올시즌 여러모로 사정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아쉽다. 그리고 황성인이 이 정도로 망가진 것에는 다만 아연실색할 뿐이다. 매년 징글징글 하게 달라붙는 송영진의 부상악운에는 더더욱 할말이 없다. 대상포진에 맹장염에 염증으로 재수술이라니 정말 일반인도 이런 경우는 드물겠다. 그냥 더 늦기 전에 상무로 가는게 더 나을듯 싶다.


조우현 - 3점슛 5위, 성공률도 5위 기록은 상당히 준수하다. 그런데 들어가는 날과 안 들어가는 날 기복이 심해 문제다. 가드로서 재능이 뛰어난 만큼 슛감이 안 좋은 날도 여러 가지 활약해줄 수 있는 선수인데 그런 점에서 많이 아쉬웠다. 전부터 지적하던 문제지만 좀더 파울관리에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페니가&허니컷 - 허니컷은 테크니션으로 올라운드 플레이어고 페니가는 전형적인 스코얼러다. 제대로 된 센터 또는 블루워커와 짝을 맞춰 뛰었다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것이다. 그러나 KBL리그에 남긴 인상은 "난사"와 "개인플레이" 밖에 없으니 참 안타깝다.



-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  

과거 전자랜드는 슈터들만 있는 팀이었다. 공격이 제대로 풀리는 날은 괜찮지만 공격이 제대로 안 풀리는 날은 난사로 공격을 풀어나갔다. 그러나 화이트라는 올라운드 플레이가 들어오면서 공격의 시작과 끝이 화이트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것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룰 때는 인사이드에서 윌리암스, 외곽에서 문경은, 안팍을 오가며 패스를 만들어내고 경기를 조율하고 공격찬스를 만드는 역할을 화이트가 해줬다.

그러나 올시즌 화이트가 자신과 플레이를 맞춰줄 마땅한 짝을 맞지 못하고 문경은 역시 무리한 출장시간으로 컨디션이 떨어져 부상까지 당하게 되자 화이트는 원래부터 가지고 있던 나홀로 플레이어 기질이 걷잡을 수 없이 드러났다. 그러나 문경은을 제외한 전자랜드의 다른 선수들은 화이트와 플레이를 맞출 수 없어 공격력이 극도로 위축됐다. 원래도 전자랜드는 국내 선수들의 공격력은 상당히 약한 편이었지만 그런 현상이 더욱 심화됐다.

그러나 선수들에게만 원인을 찾기엔 감독의 역할이 너무나 아쉽지 않았나 싶다.  

문경은이 돌아왔지만 제대로 안 풀리는 공격을 이끌기 위해 지나치게 던지게 되었다. 3점슛 10위 안에 들어가는 선수가 2명인데(문경은 1위, 화이트 10위) 성공률 20위 안에 들어가는 선수는 하나도 없다는 결과는 팀성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문경은 - 외곽슈터로서 문경은은 찬스를 만들어내는 것, 스크린을 이용하는 것, 슛을 위한 공간확보를 하는 능력, 그리고 가장 중요한 오픈찬스에서 적중률 등에서 탁월하다. 드리블 능력은 약하지만 코트비전, 패싱능력 그리고 게임을 읽는 눈은 뛰어난 편이다.

그러나 올시즌은 수비를 풀어주던 조동현이 곁에 없고 스크린을 서 줘 공격찬스를 만들어낼 센터도 없고 홀홀단신 집중 마크 속에 갇혔다. 덕분에 슛 적중률은 현저히 떨어지고 난사에 가까운 슛이 많았다.

사실상 문경은의 부상은 어느 만큼 예정되지 않았나 싶다. 시즌 초 37분을 넘기는 출전시간을 보고 도저히 저 정도 출전시간을 이겨나갈 수 없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걱정했었다.

기본적으로 웨이트가 튼실한 편도 아니고 더구나 고질적인 무릎과 발목의 병을 안고 있던 문경은이라 상당히 걱정했었는데 결국 부상으로 고전하는 시즌이 되어버렸다. 그것도 이번엔 허리 쪽 부상이라서 한층 더 걱정된다.

물론 그것으로 팀 캐미스트리를 깨먹을 만큼 난사를 모두 용서받기는 어렵다. 어쨌거나 문경은 팀의 3점슈터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이기도 하기 때문에 그 책임은 더욱 무겁다.

비시즌은 정말로 빡세게 운동만 해서 몸 만들어놓고 올시즌과 다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어째든 내년에 5픽의 대박 정재호가 들어오지 않는가!


화이트 - 화이트의 3점슛은 그다지 뛰어나다고 말할 수 없다. 외곽슛의 부정확성만이 문제가 아니라 대개 팀플레이나 패턴을 통한 확률 높은 슛이 아니라 도박성 슛이 많아 팀오펜스의 균형을 깨기 십상이었다.

그 부분은 비난받아 마땅한 문제지만 대신 분명 찬스를 만들어 줘 다른 선수가 쐈어야 하는 것을 화이트에게까지 미뤄서 화이트가 던지게 된 경우는 화이트에게 책임을 물릴 수 없다.

문제는 화이트의 경우 앞의 상황과 뒤의 상황이 항상 번갈아 가며 교차된다는 점이다.

분명 마인드가 완벽한 선수는 아니지만 다재다능하고 매력적인 선수다. 전자랜드에서 못 뛰게 된다해도 다른 팀에서 볼 수 있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나저나 29세가 되면 좀더 성숙할 수 있을까. 외국리그에서 뛰는 자신의 입장을 좀더 깊이 이해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



- 부산 KTF 매직윙스
  
3점슛 6위, 3점 성공률 최하위, 2점슛 9위, 2점슛 성공률 4위로 공격력은 상당히 약하다. 그러나 원주 TG에 이은 짠물수비로 상대에게 쉽게 득점찬스를 내주지 않는다.

KTF는 안정적인 슈터가 없다. 손규완을 필두로 김성현, 석명준, 정락영, 조동현, 김기만 등이 던져주지만 다들 기복이 심하다. 그중 손규완이 대표슈터라 할만하지만 수비에서의 약점과 몸싸움에 약한 점 때문에 단독찬스를 쉽게 만들어내지 못한다. 오히려 인사이드를 책임지는 미나케와 맥기의 슛이 훨씬 더 안정적인 편이다.

3점슛 부문에 미나케(17위) 한사람만 올라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외곽슛의 부진은 국내선수의 득점 부진으로 이어진다.


미나케&맥기 - 2선수 다 외곽으로 나와 던지는 슛이 상당히 정확하다. 그러나 리바운드의 위험을 무릅쓰고 던져야 하는 슛이므로 득이 될 때도 있지만 독이 될 때도 있다. 그나마 현주엽과 맥기, 미나케 3인방이 로테이션으로 돌아가며 찬스를 만들고 박스아웃을 해줘 위험도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손규완 - 지금 KTF 내에서는 1순위 외곽슈터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픈찬스에서는 상당히 정확한 편이지만 수비에 막히면 맥을 못 춘다. 체력이 약해 몸싸움이 약하고 발이 빠른 편이 아니라 상대 마크를 쉽게 떨어내지 못한다. 더더구나 수비에 약점이 있어 오랜 시간 출전하기 어렵다.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하는 편이지만 체질적인 문제가 커서 완전히 극복하는데는 어렵다.


석명준&김성현 - 배짱도 있고 경험이 약간 부족해서 그렇지 수비도 나쁘지 않고 모든 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수들이지만 아직은 안정감이 부족하고 기복이 심하다. 물론 방가가 온다면 대박이겠지만 한 2-3년은 미국에 있고 싶은 모양이고 그렇다면 기존 선수들을 단련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진경석, 석명준, 조동현, 서병원이 모두 군대에 가야 하는 내년 시즌은 과연 어떻게 꾸려나갈지 의문이다.



- 안양 SBS 스타즈  

SBS는 3점슛에서 비록 낮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성공률에서는 2위라는 알짜배기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더욱이 끈덕진 수비로 상대에게 쉽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짭짤한 농구를 하고 있다.

3점슛이 적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주득점원이었던 전 외국인선수 조번이 거의 외곽슛을 시도하지 않는 선수라서 그렇다. 거기다 경이로울 정도로 2점슛 성공률이 높았다. 조번에게 가면 그걸로 플레이는 종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시즌 초부터 관심을 모았던 승-철 쌍포는 서서히 자기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양희승 - 양희승을 얘기하지 않고 올시즌 SBS를 얘기할 수 없다. 양희승은 드디어 슛의 묘미를 깨달은 게 아닌가 싶을 만큼 팀의 주포로서 슈터로서 한단계 업그레이드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더해져 있다.

첫째 좋은 패스다. 이정석-은희석으로 이어지는 가드라인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양질의 패스를 줬다. 또한 센스를 갖춘 센터인 버로의 피딩패스도 오픈 찬스를 더해줬다. 최근엔 거기에 단테존스까지 한몫 해준다.

두 번째는 수비 부담이 나뉜다는 점이다. 전에는 수비 부담이 양희승에게 많이 쏠렸기 때문에 자연히 적중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다르다. 김성철, 은희석, 이정석, 버로, 김희선 어느 누구 하나 외곽에 놔둬도 되는 선수가 없다. 양희승만 막는 걸로 어림없다. 조번이 있을 때도 그랬는데 조번보다 공격옵션이 다양하고 코트비전이 좋은 단테 존스가 오자 거의 언터쳐블의 상태다.  

양희승의 장점은 주지하다시피 장신이면서 체력이 뛰어나고 슛타임이 빠르다는 점이다. 포스트맨에서 출발했기에 인사이드 플레이에도 능하다. 외곽슛뿐 아니라 드라이브인, 포스트업, 미들슛 어떤 플레이도 가능하다.

그런가하면 단점은 코트비전이 나빠 슛을 하는 타이밍을 잡는 능력이 떨어지는 점, 공간확보 없이 성급하게 슛을 던지는 점, 그리고 슛이 여의치 않을 때 피딩패스가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또한 초반에 연달아 실패하면 후반에는 거의 시도를 안 한다는 점이 주포로서 상당히 아쉬웠다. 사실상 슈터로서 하드웨어는 훌륭한데 재능이 제대로 발현되지 못한다 싶었는데 올 시즌 자신의 단점을 훌훌 벗어 던지고 만개한 느낌이다.


김성철 - 김성철은 좋은 외곽슈터일 뿐 아니라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한 선수다. 패스도 좋고 포워드로서는 드리블도 괜찮고 수비도 상당한 편이고 게임을 읽는 눈도 좋다. 아쉬운 점은 거기에 집중력과 노련미가 좀더 더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나이가 아직 어리므로 얼마든 고칠 수 있는 단점이지만 팀의 에이스로 발돋움하려면 분명 지금보다 좀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자신을 중심으로 한 플레이에 익숙한 탓인지 시즌 초반 양희승과의 조화를 맞추느라 고생했지만 지금은 두 선수가 상당한 조화를 이루게 됐다.

선수로서 김성철을 평가한다면 겉보기에 비해 튼튼한 웨이트로 균형과 파워를 동시에 갖춘 점이 상당히 마음에 든다. 좀더 본인 노력이 따르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점프의 정점에 가깝게 쏘는 외곽슛은 타점이 높아 블록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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