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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시동①] 1980년 광주, 눈물 대신 기억하고 지켜봅시다

기사입력 2017.08.02 10:00 / 기사수정 2017.08.02 09:41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눈물을 종용하는 대신 담담하게 그 날을 이야기한다. 

2일 개봉하는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는 무조건 울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는다. 신파로 이 영화를 단정지으려 한다면 곤란하다. 

'택시운전사'는 자신의 노래를 좀처럼 OST로 허락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조용필의 '단발머리'로 경쾌하게 포문을 연다. 대학가 여기저기서 시위가 일어나지만 택시기사 만섭(송강호 부)에게는 번거로운 일에 불과하다. 최루탄이 터지는 와중에 그는 능숙하게 치약을 코 밑에 바르며 유유히 빠져나간다. 군부독재에 대한 반발하는 것보다 그는 사별 후 홀로 기르는 딸이 더 중요하다. 먹고 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다.

들끓고 있는 듯해도 비교적 평온해 보이는 서울의 일상과 달리 광주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 소식을 외신클럽에서 전해 들은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는 한국에 와 광주로 가기를 원한다. 기자로서의 사명감이다. 몸이 편한 곳에 있는 것은 그에게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외신기자들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기자가 아닌 선교사로 입국해 광주로 갈 방법을 타진한다.

통금 전까지 서울에서 광주를 다녀와주면 거금을 주겠다는 그를 태운 택시가 바로 만섭의 택시다. 정치에는 이렇다할 관심도 없고 대단한 용기를 지닌 것도 아닌 너무나도 평범하고 일반적인 시민이었던 그는 광주에서 자신이 알던 것과는 다른 현실과 마주한다. 군인들은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 총을 쏴대고 언론은 제 기능을 멈췄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26년', '화려한 휴가', '포크레인' 등 여러 작품들이 다루고 있는 가운데, '택시운전사'는 외부의 시선에서의 광주와 광주시민들을 이야기 하며 차별화를 두고자 한다. 온정이 묻어났던 금남로는 이내 피로 물든다. 이를 과잉해서 그리지 않고 장훈 감독은 담백하게 담는다. 오열하게 코너로 몰지는 않지만, 코 끝을 찡하게 한다.


송강호는 좁은 택시 앵글 안에서도 자신이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 지를 분명히 알고 연기한다. 앞서 그가 그려왔던 숱한 얼굴들처럼 이번에도 그는 완벽하게 평범한 택시운전사 1명이 되었다. 유해진과 류준열은 그 당시에 광주에 있었을 것 같은 지역민으로 영화에 힘을 보탰다. 영화 말미 등장하는 엄태구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이렇듯 '택시운전사'를 통해 관객들은 광주가 품었던 아픔과 희망을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날의 광주를 잊지 않는 것으로 1980년 광주에 대한 마음의 빚을 아주 조금은 덜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2일 개봉.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쇼박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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