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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③] 김석훈 "40대 역할 감소 당연한 일, 억울하지 않아"

기사입력 2017.07.23 00:34 / 기사수정 2017.07.23 09:1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알고 보니 뮤지컬 마니아다. 공연을 보러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 갈 정도다. 

“영어를 잘 모르지만 뮤지컬은 춤 노래로 이해되기 쉽잖아요. 브로드웨이도 가봤고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을 많이 봤어요. 작품 끝나면 공연 보러 가는 게 취미였죠. ‘빌리 엘리어트’를 제일 재밌게 봤어요. 워낙 영화를 좋아해서 눈물이 났죠.” 

그는 8월 5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로 14년 만에 뮤지컬 도전에 나선다. 페기 소여를 스타로 키우는 카리스마 연출가 줄리안 마쉬로 열연한다. 김석훈은 “페기소여가 브로드웨이 스타가 됐을 때 여기서 네가 잘 빛내달라는 격려의 말이 참 좋더라”고 했다. 

“줄리안 마쉬 같은 훌륭한 연출가는 배우를 끌어내는 힘이 있어요. 그렇지 않은 연출가는 자기주장을 강요하고요. 훌륭한 연출가들, 신인 연출가들 다 함께 해봤는데 지혜롭고 능수능란한 사람은 배우들을 잘 끌어내더라고요.” 

김석훈 역시 주인공 페기 소여처럼 스타가 됐다. 국립극단 단원으로 연극 무대에 올랐던 그는 1998년 SBS 드라마 '홍길동'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스타가 된 그는 이후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했다. 탄탄대로를 걸어왔을 듯 싶지만 고개를 저었다. 

“탄탄대로가 어디 있겠어요. 굴곡이 있죠. 하지만 잘 될 때도 별로 안 기쁘고 안 될 때도 별로 안 슬퍼요. 의연한 편이에요. 굴곡이 심하면 괴로울 텐데 신나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아요. 내가 선택했으니까요.


잘 되는 사람이 많을 것 같지만 안 되는 사람이 더 많아요. 하정우, 황정민, 송강호 같이 늘 잘되는 배우들이 몇 명이나 되겠어요. 10명도 안 돼요. 나머지 2천 명은 내리막과 오르막을 경험해요. 그 등곡선에서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면 안 될 거예요. 내가 하고 싶은 걸 과감하게 선택하죠. 라디오를 할 때 왜 그걸 하냐, 뮤지컬을 할 때도 그걸 지금 왜 하냐 하는 말을 듣는데 고집이 센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노멀한 시선에 맞추지 않아요.” 

‘브로드웨이42번가’에 임할 때도 부담감은 있어도 조급함은 없다. 데뷔 20년 차 배우이자 올해 46살인 그는 인터뷰에서도 여유로운 마인드가 느껴졌다. 

“나이가 40대가 되면 역할이 줄어들 수 있는데 아쉽지 않아요. 당연한 거로 생각하기 때문에 억울하지 않아요. 20대 때는 매번 주인공 하다가 40대 때는 주인공이 될 횟수가 줄어드는데 당연한 거예요. 며칠 전에도 ‘네가 저 드라마를 했으면 기가 막힐 텐데’라는 말을 들었어요. 저보다 어린 배우가 했는데 잘 못 살리더라고요. 힘들기도 하지만 분하거나 억울하진 않죠. 더 이상 사람들이 찾아주지 않으면 과감하게 안 하려고 해요.” 

젠틀한 이미지 속에 반전의 입담을 지녔다. 배우로서 거창한 꿈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즐겁다. 전달자 역할을 하고 싶은 게 그의 바람이다. 

“연기 외에 하고 싶었던 두 가지가 내레이션과 라디오 진행이었어요. 그래서 클래식 라디오 진행을 맡았어요. 내내 만족스럽고 좋았죠. 배우는 작품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누구의 발이 돼준다는 게 가장 위대한 일인 것 같아요. 앞으로도 전달자 역할을 하고 싶어요. 언젠가는 숲 해설가도 하고 싶네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샘컴퍼니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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