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어디서나 늘 씩씩해야 하는 '캔디병'이 있었다."
개그우먼 신봉선이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복귀했다. 무려 9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그는 9년 전 자신의 모습과, 이전과 달라진 자신의 모습에 대해 털어놨다.
"9년 전의 난 패기와 열정은 있었지만 뭣 모르고 일만 했다. 물론 그때는 행복했다. 정말 바쁘다 보면 사람이 영혼이 나가버리는데 그런 시기도 있었다. 개그우먼들에게 기분 좋게 거절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 나도 예능 하면서 어떤 사람이 기분 나쁜 말을 하면 혹시 분위기가 깨지지 않을까 싶어 웃고 넘어가는 경향이 었었다.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어느 날부터 아픔이 쌓이더라."
"개그맨들이 거절 못 하는 것이 있다보니 거절할 때 말을 잘 하라고 했다. 거절하는 게 나쁘다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아직 많더라. 개그맨들은 밖에 나가도 언제나 'YES' 이런 게 있는데 다치면서까지 안했으면 좋겠다. 물론 늘 즐거울 수만은 없고, 희생도 해야겠지만 마음의 병이 들 정도로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후배들의 자존감을 올려주고 싶다."
과거 자신의 모습을 이야기 하면서, 거절하지 못했던 부분을 후회하는 모습을 보인 신봉선에게 '아픔이 많았나보다'고 질문했다.
"시행착오가 있었다. 너무 이 안에만 있다보니 어디서나 늘 씩씩해야하는 '캔디병'이 있었다. 너무 불쾌하면 '아~ 나 눈물날 뻔 했네. 무슨 말을 그렇게 해요'라고 할 것을 웃고만 말았다. 예전에는 그런 표현을 못했다. 개그우먼들이 웃음을 줄 수는 있지만 무시를 당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느끼면서 26살에 뭣도 모르는데 정신없이 다니다 깨우치면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같다. 이건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인 것 같다. 늘 밝아야한다는 것 때문에 더 거절 못한 부분이 있다."
또 9년 만에 돌아온 '개콘'의 달라진 환경과 분위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일단 내가 늙었다. 그때는 아래 기수였는데 이제는 거의 왕고다. '개콘' 작가실이 정말 넓어지고 커피머신도 있더라. 환경은 좋아졌다. 자유롭다. 작가실 분위기가 예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사실 '개콘'이 군기 잡기로 유명했는데 우리 때도 많이 풀려있는 상태였다. 필요는 하지만 지금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신봉선은 과거에도, 현재도 '대화가 필요해'를 통해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는 선배 김대희와 호흡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김대희 선배가 '대화가 싶요해 1987' 처음 방송이 나가자마자 전화해서 화를 내더라. 선배가 정말 애처가시다. 형수(김대희 아내)도 감도 좋고 센스가 많다. 서로 시시콜콜한 것까지 수다 떨고 공유하더라. 모니터를 같이 했는데 형수가 '봉선 씨는 연기가 자연스러운데 오빠는 왜이렇게 오버해?'라고 했다더라. 김대희 선배는 개그맨 사이에서 연기 잘하기로 유명하고, 본인이 자부심도 있다. 자기는 운동하는 혈기 왕성한 20대를 표현한 건데 그 말에 짜증이 확 났다고 하더라."
신봉선은 '김대희'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에게 김대희는 어떤 존재일까. "김대희 선배와 코너를 같이 하는 것이 정말 좋은데 정말 싫기도 하다. 선배 성격이 원체 꼼꼼하다. 설렁설렁이 없다. 자기는 대표직이 더 맞다고 할 정도로 꼼꼼한데 그런 걸 꼼꼼하게 다 해준다. 그런 반면 제작진에서 널럴하게 나와도 된다고 했는데 김대희 선배가 나오면 다 나가야 한다. '김대희'라는 사람은 나한테 든든 그 자체다. 편안하면서도 긴장되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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