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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에게 듣다①] '정글의 법칙' 이경규가 '갓경규'인 이유

기사입력 2017.07.14 09:00 / 기사수정 2017.07.14 02:13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최근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이 다시금 시청자들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글과는 아무리 생각해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경규의 출연 덕분이었을까. 최근 '정글의 법칙'은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정글의 법칙'에 이경규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대중의 반응은 상당했다. 이미 6년 째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정글의 법칙'인지라 사실 그 누가 출연한다해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녹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질색하고 심지어 누워서 방송을 하는 '눕방'을 시전했던 이경규가 생고생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다니 이것만큼 신선하고 파격적인 캐스팅이 어디있을까 싶다. 

이에 이번 '정글의 법칙 와일드 뉴질랜드' 편의 연출을 맡았던 민선홍 PD는 "최고 시청률이 나올 것이라는 생각까지는 못했지만, 어느정도 시청률이 잘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살짝했다"고 말하며 "이경규 씨가 MC를 본다고 하면 'MC를 하는가보다' 생각하시지만 게스트로 출연하면 일단 시청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다. 특히 이경규 씨가 정글에 간다니 더더욱"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제가 처음으로 '정글의 법칙' 연출을 맡았다. 시청자 입장에서 이전과는 색다른 그림과 다른 포인트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첫 번째로 생각한 것이 인물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출연시켜보자는 생각이었다. 이경규 씨의 출연으로 색다른 그림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번째가 장소였다. 뉴질랜드의 날씨가 그럴 것이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다. 이번에는 생존도 생존이지만 예쁜 그림을 많이 담아보자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많은 준배를 해놨었는데, 갑자기 날씨가 변하면서 많은 것을 철수를 했다. 출연자가 강하니까 예쁜 그림을 담아보고자 했었는데 잘 안 됐다. 정말 생존이었다"고 뒷 이야기를 들려줬다. 

본방송에 앞서 공개된 예고에서 제작진은 '낚시광' 이경규에게 혹할만한 제안을 하면서 이경규를 설득했고, 이경규는 "낚시는 장박이지"라며 제작진이 던진 미끼를 물어 웃음을 준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방송을 보니 이경규는 그 누구보다 '어꽝'이었다. 다른 출연자들이 전부 장어나 물고기를 잡을 동안 혼자 한 마리도 잡지 못하는 굴욕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민 PD는 "다들 잘 잡는데 이경규 씨만 안 잡히더라. 그런데 제작진 입장에서는 그런 그림이 좋았다. 또 날씨가 열악하면 좋다. 김병만 씨도 뉴질랜드에서 조금 걱정을 했던 것이 너무 풍족하고 풍요로울까봐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날씨가 안 좋아지니까 저한테 오더니 '너 웃더라?' 이러더라. 그런게 김병만 씨도 고생하는 그림을 담을 수 있으니까 (날씨가 안 좋아지니) 좀 좋아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특히 이번 방송에서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생고생을 하는 장면도 아니고, 먹방을 펼치는 장면도 아니었다. 이경규와 김병만이 아무도 없이 둘 만의 장소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던 장면이었다. 특별한 이야기를 한 것도,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것도 아니지만 시청자들에게 어딘가 모르게 특별하게 다가왔다. 


민PD 역시 "너무 좋았다"며 만족했다. "사실 두 분만 남겨졌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었다. 방송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제작진이 빠지겠다고 하고 저는 오디오를 다 듣고 있었다. 그런데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이경규 씨는 허투루 던지는 말이 없다. 뜬금없이 말을 던지는 것 같아도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다 의미가 있고 이유가 있다. 편집을 하다보면 놀란다. 이경규씨와 친한 PD들은 다 알고있다. 솔직히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경규 씨가 처음에 출연을 제안 했을 때는 '거길 왜 가?'라고 하셨는데, 나중에는 '갈거면 길게 가자'고 하셨다. 그리고 정글에서 돌아온 지금도 계속 정글 이야기를 하신다. '정글의 법칙' 촬영 후 몇 번을 함께 만났었는데 '다음에 나 가는거야?'라고 자꾸 물어보신다. 이경규 씨가 아직도 휴대전화 뒷면에 '정글의 법칙' 와펜을 붙이고 다니신다. 정글에 가면 스스로를 전부 내려놓게 된다. 진짜 본성이 나온다. 이경규 씨도 방송을 다 챙겨보셨다더라. 방송을 보고 본인이 당시에 그런 말을 했는지도 몰랐다고 하더라. 그리고 정글 전에는 어딜 가면 '한끼줍쇼'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이제는 '한끼줍쇼' 촬영을 할 때도 '정글의 법칙' 얘기를 물어보신다더라"고 이야기를 전했다. 


특히 이경규는 '정글의 법칙'에 출연한 자신을 향한 쏟아지는 호평에 굉장히 기분좋아한다고. 대중의 반응에 전혀 연연할 것 같지 않은 이경규 역시도 대중의 반응을 하나하나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경규 씨도 댓글을 다 챙겨보신다. 이번 '정글의 법칙' 출연으로 정말 더 좋은 이미지가 된 것 같다. 촬영 가기 전에 출연을 논의 중이라는 기사가 났을 때 댓글에 '대박'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걸 보고 너무 기분 좋아하셨다. 그리고 방송에 대한 반응도 너무 좋으니까 지금도 계속 좋아하신다. 신나셨다"며 대중은 잘 몰랐던 이경규의 새로운 모습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경규가 출연하는 '정글의 법칙 와일드 뉴질랜드' 편은 오늘(13일) 방송을 끝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마지막 방송까지 '갓경규' 이경규의 활약은 계속되고, 특히 오늘 방송에서는 다음에 출연할 출연자를 직접 지목했다고 귀띔해 궁금증을 높였다.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SBS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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