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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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전쟁' 제작 중단 후 임금 체불 문제…임성찬 감독 SNS 언급

기사입력 2017.07.12 17:57 / 기사수정 2017.07.12 18:1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아버지의 전쟁'(감독 임성찬)의 촬영이 지난 4월 중단된 가운데, 임성찬 감독이 SNS를 통해 스태프들의 임금 미지급 문제를 언급했다.

임성찬 감독은 12일 자신의 SNS에 "영화가 갑자기 중단되고 지금까지 스태프들의 임금이 미지급된 사태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는 슬픈 상황에서, 이 영화의 작가이자 감독으로서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고백하려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임성찬 감독은 "'아버지의 전쟁'은 3번의 제작중단을 겪는 부침을 겪었다. 새롭게 나선 투자사는 위험부담을 줄여야 했기에 기존의 제작 예산에서 3분의 1 정도를 줄이기로 제작사와 합의 했다. 그 결과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줄어든 예산 탓에 제작사는 스태프들의 표준계약서와 4대 보험을 포기해야만 했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낮게 책정된 임금에도 불구하고 사인을 해야 했다"고 전했다.

임성찬 감독은 "현재 투자사와 제작사가 영화인 신문고에 고발된 상태다"라고 전하며 "현재 50명도 채 안 되는 스태프들과 단역배우들의 미지된 임금은 다 합쳐 2억여 원이다. 현재 투자사와 제작사는 영화인 신문고에 고발된 상태이고, 영화인 산업노조의 사실 확인 조사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쪼록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스태프들과 열정으로 출연한 단역 배우분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임성찬 감독은 "우리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모인 우리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더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전쟁'은 군 복무 중 발생한 아들의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은 육군 장성 아버지가 사건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사투를 그린 작품으로, 배우 한석규와 백성현, 김영재 등이 출연한다.


지난 2월 크랭크인했지만 4월 내부 문제로 촬영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이에 투자사와 제작사 측은 공식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임성찬 감독이 올린 SNS 글 전문.

무슨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스로에게 다짐을 합니다. 누구를 비난하지는 말자고요. 지난 6년의 시간. 영화 '아버지의 전쟁'을 준비하면서 보냈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영화가 갑자기 중단되고 지금까지 스태프들의 임금이 미지급된 사태에 대해 누구도 책임을 지려는 사람이 없는 슬픈 상황에서, 저는 이 영화의 작가이자 감독으로서 일말의 양심을 가지고 고백하려 합니다.

2006년이었습니다. 군 의문사에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영화를 처음 고민하던 때가. 당시 기획안은 기획단계에서 유보 되었고 그로부터 6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군 의문사 사건을 영화로 만들어 보자는 제안을 받습니다. 2011년 12월이었습니다. 영화 '아버지의 전쟁'은 그렇게 시작이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또다시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 사이에 저는 블랙리스트에 등재되었고 '아버지의 전쟁' 같은 사회고발 영화는 만들어지기 어려울 거라는 흉흉한 소문들이 돌았습니다. 그사이에 영화는 투자사가 바뀌고 3번의 제작중단을 겪는 부침을 겪었습니다. 새롭게 나선 투자사는 위험부담을 줄여야 했기에 영화 '아버지의 전쟁'의 기존의 제작 예산에서 1/3 정도를 줄이기로 제작사와 합의를 했습니다. 저는 그 결과를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줄어든 예산 탓에 제작사는 스태프들의 표준계약서와 4대 보험을 포기해야만 했고, 스태프들과 배우들은 낮게 책정된 임금에도 불구하고 사인을 해야 했습니다. 그 만큼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작품에 갖는 애정은 컸습니다. 부족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좋은 영화를 만들어 보자는 열정 하나로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첫 촬영부터 예산 압박으로 시작된 무리한 촬영일정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을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촬영은 강행 되어야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4월3일. 저는 병환 중이었던 어머니의 임종소식을 부산 촬영장에서 접했습니다.

낮 촬영을 끝내고 밤 비행기로 서울에 올라와, 어머니의 영정 앞을 지켰습니다.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한 불효자는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다시 촬영장으로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촬영을 재개했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효도는 영화를 잘 만드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산 촬영을 하루 남겨 놓은 지난 4월13일 갑자기 촬영중단을 통보 받았습니다.

제작사는 투자사가 일방적으로 촬영중단을 요구했기 때문이라는 말만 전했습니다. 더불어 감독과 촬영감독, 그리고 제작사의 교체도 요구했다고 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열흘 후에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제작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투자사로 부터 이런 요구를 지속적으로 받아 왔다고 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유감스럽지만 밝히지 않겠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누구를 비난하고자 함이 아닌 30여명의 스태프들과 20여명이 넘는 단역 배우들이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제작사는 투자사가 지급을 거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했습니다. 투자사는 제작사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라며 제작사의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23회차 촬영을 하면서 23억의 예산이 지출 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관례적으로 미리 100% 선 지급한 주조연급 출연료와 스태프들의 사전 계약금 그리고 사전에 지출된 제작사의 기획예산이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예산안을 모르는 저로서는 솔직히 납득하기가 어려웠으나 그 부분은 제가 확인하거나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기에 수긍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여명의 단역배우들에게 미지급한 출연료가 다 합쳐 사백여 만 원 정도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정말로 충격을 받고 말았습니다. 그 분들 중 일부는 계약서도 없이 출연을 한 상태였습니다.

촬영이 중단되고, 얼마 뒤 제작사는 투자사의 요구를 전해 왔습니다. “감독님의 시나리오 저작권을 투자사에 넘겨줘야 한다!”고. 스텝들과 배우들의 잔금을 모두 지급해 주겠다는 약속이 있었다기에 저는 순순히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만큼은 피해가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없던 일이 되었습니다. 현재 50명도 채 안 되는 스태프들과 단역배우들의 미지된 임금은 다 합쳐 2억여 원이라고 합니다. 한국영화 주연배우 한명의 출연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입니다.

현재 투자사와 제작사는 영화인 신문고에 고발된 상태라고 합니다. 영화인 산업노조의 사실 확인 조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는 스태프들과 열정으로 출연한 단역 배우 분들이 희생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는 우리 스태프 분들과 배우 분들께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인권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겠다고 모인 우리 안에서 벌어진 일이었기에 더더욱 그렇습니다.

아울러 지난 6년 영화 '아버지의 전쟁'이 만들어지기를 누구보다도 바라고 응원하셨던 고상만 선생님을 비롯 이덕우 변호사님, 정희상 기자님, 김희철 감독 그리고 그동안 도움을 주신 일일이 열거할 수 조차 없이 많은 분들과 군의문사 유가족들 분들께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마지막으로 아들의 영화를 평생 소망하고 기다리셨던, 돌아가시는 그 날까지 아들을 위해 기도하셨을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도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엄마, 미안해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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