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kt 위즈 사이드암 투수 고영표(26)는 선발투수로서 첫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kt 선발진을 이끌고 있다.
고영표는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6월 28일 청주 한화전에서 6⅔이닝 6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비록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5경기 만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부진과 불운을 거듭하던 앞선 등판들의 기억을 어느정도 털어냈다.
당시 선발승을 챙기지 못한 것에 대해 고영표 본인은 "아쉽지만 좋은 피칭을 했고, 자신감도 회복해 홀가분했다"고 덤덤해했다. 더 아쉬움을 보인 쪽은 오히려 kt 김진욱 감독이었다. 김 감독은 "고영표가 선발승을 해야 본인이나 팀이 살아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선발진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을 넘어 토종 에이스로 성장한 고영표였다.
2014년 2차 1라운드 전체 10순위로 kt 특별지명으로 유니폼을 입은 고영표는 2015년과 2016년 구원으로만 나서다 올 시즌 선발 기회를 받았다. 7월 현재 성적은 15경기 4승7패 5.15의 평균자책점. 특히 4월 29일 LG전에서는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단 1점도 내주지 않고 완봉승을 거뒀다. 선발 등판 다섯 번 만의 쾌거였다.
이후 3연승을 내달린 고영표였지만 5월 19일 넥센전에서 8이닝 4실점을 하고도 패전투수가 됐고, 이후 6경기 동안 불운과 부진이 반복되며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김진욱 감독은 "6월 들어 구위가 떨어지고 실투가 많아지면서 피안타율이 높아졌다"며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영표 스스로는 잠시 주춤했던 이유를 '욕심'에서 찾았다. 고영표는 "좋은 모습을 유지하려고 해야하는데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싶어서 욕심을 부리다보니까 여러가지 면에서 결과가 안좋아지고, 결국 조급증이 생겼던 것 같다"며 "이 고비를 뚫어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했다"고 돌아봤다.
그리고 고영표는 한화전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그는 "마운드에서 '이게 안될 거 같다, 자신이 없다'는 생각들이 많았는데, 되든 안되든 된다고 생각하고 잘할 수 있다고믿고 던져보면서 몸에 여유가 생겼다고 해야할까. 경직되어 있던 것들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런 결단을 내리고 던지면서 머리를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은 전반기 동안 고영표는 두 번 정도 더 선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두고, 기분 좋게 후반기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한화전에서의 좋은 감을 유지해야 한다. 직접 과제로 꼽은 것은 주무기 체인지업이다. 고영표는 "변화구, 특히 체인지업이 예리하거나 밋밋하거나의 차이에서 경기 운영이 크게 달라진다. 변화구를 편하게 컨트롤 하면서 타자들의 스윙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풀타임 선발 첫 시즌, 고영표는 "체력적으로 힘이 떨어졌냐고 물어보시는 분도 많다"며 "힘든 건 아직 못 느낀다. 다만 초반에 나를 몰랐던 타자들이 나를 알고, 분석을 하고 상대하는데 대한 대처를 해야하는데, 그런 경험이 부족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부한다는 시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선발로서 200이닝을 던져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한 고영표는 '선발 체질인 것 같냐'는 질문에 "선발로 던지면서 구속도 올라온 것 같고, 공을 많이 던지면서 자신감도 얻어가는 것 같다"고 말한 뒤 "그래서 선발이 좋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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