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tvN 드라마 '써클:이어진 두 세계'는 시청률은 기대 이하였지만, 장르가 한정적이었던 한국 드라마에 또 다른 활로를 찾았고, 신선한 소재만큼이나 투 트랙이라는 모험적인 전략으로 색다른 연출 기법을 도입했다는 점 등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인정을 받았다. 장르적 특성으로 많은 시청자가 다음 내용을 추측하고 인물들 간의 관계를 추리하는 등 어떤 드라마보다도 몰입도가 높았던 점도 '써클'이 가지는 의미다.
이런 '써클'의 성과를 배우 한상진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한상진은 '써클'에서 '파트1:베타 프로젝트'와 '파트2:멋진 신세계'를 오가며 맹활약했다. 그의 역할은 처음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결국 그가 '파트2:멋진 신세계'를 있게 한 장본인이라는 게 밝혀지며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 시청자들은 물론 배우들까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진짜 반전이었기 때문에 큰 화제가 됐고, 이로 인해 더 많은 시청자가 유입되기도. '써클' 종영 후 엑스포츠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한상진은 "여전히 '써클 앓이' 중이다"라며 드라마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①에 이어)
- 20년 차 배우 한상진에게 '써클'은 어떤 작품인지.
= 이런 작품을 언제 또 해보겠나 싶다. 오랜만에 명작을 만났다. SF 드라마이지만 철학적이고,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담고 있다. 인간적인, 사람에 관한 얘기다. 작가님들이 잘 쓰고 감독이 잘 담았다. 이 작품에서 손해 보는 배우는 한 명도 없었다. 작은 배역 하나라도 다 실어주고 챙겨줬다. 우리끼리만 재밌을 줄 알았는데, 우리끼리만 재밌는 게 아니어서 다행이고 좋았다.
- 시청률이 아주 높은 작품은 아니었다.
= 사실 종방연 분위기가 안 좋을까 봐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아서 너무 행복했다. 시청률이 떨어진 적도 있고 SF라는 장르 때문에 제작 여건상 사람들의 기대치에 못 미쳤던 부분이 분명히 있어서 혹시나 '우리가 스스로 실망하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을 했는데 시청자분들 반응도 좋고, 최초 시도의 단추를 잘 꿰어놨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했다. 정말 전우애가 생겼다.
- 여진구와의 호흡은 어땠나.
= 여진구는 정말 러블리하다. 힘들다가도 여진구를 보면 사랑스러워서 힘이 났다. 한번은 박동건이 김우진(여진구 분)을 속이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을 찍은 장소가 다른 드라마에서 키스신 장소로 쓰인 곳이었다. 그렇게 아름다운 장소에서 여진구가 내 손을 잡고 "교수님" 하는데 정말 잘 편집하면 멜로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웠다. 지금과 같은 모습을 유지했으면 좋겠다. 정말 여진구의 클론을 만들고 싶을 정도다. 입바른 소리가 아니라, 현장에서도 선배들, 스태프들에게 굉장히 잘한다. CG 때문에 빨리 마무리를 해야 해서 몰아 찍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힘들었다. '나를 죽이려고 이렇게 스케줄을 잡은 건가?' 생각할 정도였다. 근데 한 번도 화낸 적이 없다. 대단한 배우다.
- 열린 결말로 끝나서 시즌2를 기대하는 시청자가 많은데, 박동건은 이미 죽었다. 시즌2에서는 한상진을 못 보는 걸까.
= 작가들이 나를 살려내야 하지 않을까? 근데 그렇지 않더라도 시즌2는 꼭 했으면 좋겠다. 이런 작품이 시즌제로 계속되면서 새로운 배우들이 발굴된다고 생각한다. 여진구가 늙지 않고 그 얼굴을 유지해준다면 (웃음) 시즌 13 정도까지는 거뜬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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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