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아이돌 스타들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건 예삿일이 됐다. 창작과 대형을 막론하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춤, 노래, 랩 등 뛰어난 실력을 무기로 가수에 국한하지 않고 뮤지컬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과거에는 실력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출연료를 받고 단번에 주연으로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라졌다. 혹독한 연습을 거쳐 안정된 연기력과 가창력으로 뮤지컬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굳히는 이들이 늘어났다.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를 바라보는 관객의 부정적인 시선도 자연스럽게 나아졌다.
아이돌 스타들은 최근 공연계에 다양성을 주고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보다 자신의 장점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는 장르이기에 기대 이상의 역량을 뽐낸다.
켄 역시 '뮤지컬돌' 중 한 명이다. 2012년 빅스의 싱글 앨범 'Super Hero'로 데뷔한 그는 '다이너마이트', '다칠 준비가 돼 있어', '사슬', '저주인형‘ 등 히트곡을 내며 인기 아이돌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도 ‘도원경’(桃源境)으로 바쁘게 활동했다.
가수 뿐만 아니라 뮤지컬에도 재능을 보였다. 2015년 ‘체스’로 데뷔한 그는 냉전 속 적대국인 미국의 여인 플로렌스와 사랑에 빠진 러시아 체스 챔피언 아나톨리 역을 맡아 진지한 연기를 보여줬다. 조권, 신우 등 다른 아이돌 배우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고 배우로서 가능성을 알렸다.
'신데렐라'(2016)에서는 왕자 크리스토프 역을 맡았다. 베테랑 배우 엄기준 등과 함께 캐스팅되는가 하면, 훈훈한 외모와 매력으로 서현진 등과 커플 연기를 펼쳤다. '꽃보다 남자'(2017)에서는 전작의 캐릭터와 다른 분위기인 리더 츠카사 역을 맡아 코믹하고 발랄한 매력을 소화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많은 뮤지컬돌과 차별화하는 뚜렷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하지만 현재 공연 중인 '햄릿'을 계기로 부쩍 성장했다. 타이틀롤 햄릿 역을 맡으며 대세 뮤지컬돌의 행보를 걷고 있다.
'햄릿'은 임금 체납 문제로 인해 공연이 갑자기 취소되는 등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작품 자체는 완성도가 있다. 어려울 법한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쉽고 지루하지 않게 접근해 새로움을 배가했다. 켄은 그 안에서 햄릿의 절망, 사랑, 분노 등 다양한 감정 연기를 무리 없이 전개해나간다. 여기에 안정적인 가창력으로 몰입을 배가했다.
아직 많은 작품을 하진 않았지만, 무대에서 빨리 성장하고 있다. 아이돌이라는 선입견을 지운 만큼 앞으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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