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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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선수가 변수였던 수원vs포항

기사입력 2005.02.17 08:34 / 기사수정 2005.02.17 08:34

이상규 기자
수원이 16일 저녁 7시에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A3 챔피언스컵 포항과의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 28분과 전반 31분에 나드손이 오범석을 제치고 모두 골로 연결시켜 수원이 2:0으로 앞서갔으나, 포항이 후반 37분에 문민귀가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44분에는 백영철이 동점골을 넣어 결국 무승부가 되었다. 이로써, A3 챔피언스컵 우승의 향방은 대회 마지막 날인 19일에 가려지게 되었다.

이 경기의 가장 큰 변수는, 수원의 부상 선수가 전반전에만 3명이나 나온 것이었다. 수원은 곽희주의 부상으로 전반 16분에 교체된 것을 시작으로, 안효연과 최성용까지 부상당하며 전력에 큰 손실을 입었다. 결국 0:2로 뒤진 포항의 막판 공세가 빛을 발하자, 후반 막판에 체력 저하로 고전하여 2골을 내주고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이렇게, 부상 선수는 팀 전력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경기 전에는 두 팀의 주전 골키퍼인 이운재(수원)와 김병지(포항)의 맞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김대환이 수원의 주전 골키퍼로 출전하여, 두 선수의 맞대결이 무산 되었다. 수원은 지난 선전전에서 주전으로 출전하지 않은 무사와 김동현, 조원희를 주전으로 출전 시켰다. 반면, 포항은 지난 요코하마전에서 맹활약한 백영철을 주전으로 내세웠다. 두 팀은 이번 경기에서 주전층을 변화 시켰다.


부상 선수 3명이 변수가 되었다

수원은 전반전에 포항보다 우세한 경기를 펼친데다, 나드손이 2골을 넣었다. 2:0으로 전반전을 마쳤기 때문에, 수원의 분위기가 즐거운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속을 들여보면 곽희주를 비롯한 3명의 주전 선수들이 부상 당하여, 3명까지 활용할 수 있는 교체 카드를 전반전에 모두 다 썼다. 결국 이것이 화근이 되어, 2:0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다 놓쳤다.

▲ 곽희주
ⓒ2005 A3 챔피언스컵
곽희주는 왼쪽 발목을 다쳐 전반 16분에 박건하와 교체 되었고, 안효연은 골반 부상으로 전반 25분에 김대의가 교체 투입 되었다. 그리고 주장 최성용 마저 오른쪽 허벅지를 다쳐 전반 33분에 김진우와 교체 되었다. 전반전 막판에는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김남일이 포항선수와의 볼 다툼 도중에, 종아리를 다쳐 그라운드에 쓰러진 것이다. 다행히 김남일이 곧 일어나면서, 후반전까지 뛸 수 있었다.

수원이 후반전 경기력이 전반전보다 떨어진 이유는, 전반전에만 3명의 부상 선수를 교체시킨 영향으로 체력이 저하된 것이다. 이것은 결국 경기력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어 2골을 내주었다. 공격 템포는 갈수록 느려졌고, 공격 펼치는 선수들의 움직임까지 둔화 되었다. 미드필드진 내에서의 패싱력이 부정확하고, 포항 공격을 효율적으로 끊지 못했다. 포항 선수의 공격을 막으려는 끈질긴 압박이 약해졌다.

수원은 작년 4월 17일 포항전에서도 3명의 주전 선수가 부상당한 적이 있었다. 최성용과 이병근이 전반전에 부상 당하고, 김두현이 후반전에 부상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당시 고종수(현 전남)를 후반전에 교체투입 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김두현의 부상으로 출전하는데 실패했다. 그때의 악연은 이번 경기에서 다시 재발했다. 다 잡은 승리를 막판에 놓친 이번에는, 작년 포항전 불운에 비해 강도가 더 컸다.

3명의 주전 선수가 부상 당하여 무승부의 쓴맛을 본 수원은, 앞으로 팀 전력이 저하되는 불안한 여운이 나타났다. 첫 경기인 선전전에서 기분좋게 승리하여 대회 우승 가능성을 높였지만, 이제는 우승을 쉽게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앞으로도 여러 대회에 출전하는 입장에서, 장기적인 면에 손해를 입게 되었다. 


수원에는 나드손, 포항에는 문민귀가 있었다

수원에서 가장 맹활약 펼친 선수는 공격수 나드손 이었다. 나드손은 전반전에만 2골을 넣었고, 이번 대회에서 총 4골을 넣어 뛰어난 득점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전반 28분에 오범석이 공을 잘못 걷어낸 것을, 나드손이 포항 문전 정면 25m 거리에서 왼발 발리슛을 넣었다. 전반 31분에는 김대의와 함께 패스를 계속 주고 받은 뒤, 자신을 방어하는 오범석을 제치고 왼발슛을 성공했다.

▲ 문민귀
ⓒ2005 A3 챔피언스컵
2골을 넣는 과정에서 모두 오범석을 농락한 나드손은, 빠른 움직임 등을 통하여 수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내내 자신을 끈질기게 방어한 오범석을 여러차례 따돌리는 농익은 경기력을 펼쳤다. 이제는 상대팀 수비수의 강한 압박에 약한 단점을, 이번 경기에서 해소 시켰다. 오범석은 후반전에 드어서 나드손을 거칠게 압박했지만, 후반 33분에 나드손을 놓치고 슈팅을 허용하는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수원에 나드손이 있었다면, 포항에는 왼쪽 윙백 문민귀가 있었다. 후반전 중반까지 활약도가 평범했지만, 수원이 체력 저하로 고전을 면치 못하자 서서히 경기력을 끌어 올렸다. 왼쪽 측면과 수원 문전을 활발히 넘나들어 수원 오른쪽 측면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결국 후반 37분에 수원 문전으로 빠르게 쉐도하여 김기동의 정면 스루패스를 받은 뒤, 문전에서 나온 김대환을 제치고 추격골을 성공했다.

후반 44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정교한 크로스를 통하여, 백영철의 헤딩 동점골을 연결했다. 수원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문민귀는, 패색이 짙었던 포항이 동점으로 비기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요코하마전에서 무릎쪽이 좋지 않아 제 활약을 100% 뽐내지 못했지만, 수원전 막판에 결정적인 상황에서 맹활약 하여 작년 K리그 신인왕 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템포축구, 삼바축구를 압도했다


경기는 2:2로 끝났지만, 전술에서는 차범근 감독의 템포축구를 앞세운 수원의 승리였다. 전반전에만 부상 선수 3명이 속출된 영향으로 후반전 경기력이 둔화된 점을 감안하면, 내용상에서 브라질 출신 파리아스 감독의 삼바축구를 앞세운 포항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펼쳤다. 수원이 포항보다 원활한 공격을 활발히 펼쳤고, 빠른 스타일의 위협적인 공격 축구로 포항의 수비진을 허무는데 성공했다.

▲ 차범근 감독
ⓒ2005 A3 챔피언스컵
수원은 앵커맨 역할을 소화한 김남일 등이 버틴 미드필드진에서, 포항의 미드필드진을 장악하여 활발한 공격 기회를 잘 만들어냈다. 측면에서는 좌우 윙백 최성용과 조원희를 통한 빠른 측면 돌파가 돋보였다. 교체 투입된 공격형 미드필더 김대의가 빠른 발을 활용하여 수원의 기동력을 높였다면, 투톱을 맡은 나드손과 김동현은 서로간의 호흡을 극대화하여 포항의 수비진을 악착같이 괴롭혔다.

포항은 전반 초반에 숫적 우위를 두어 수원을 밀어 붙이는 화끈한 공격력을 발휘했지만, 점차 활약도가 떨어졌다. 공격수 다 실바와 남익경이 수원의 두터운 수비진에 막혀 부진했고, 공격형 미드필더 백영철이 중앙에서 좋은 공격 기회를 잘 만들지 못했다. 컨디션 난조로 주전 투입되지 않은 따바레즈의 공백을 실감했다. 미드필드진 에서는 선수들 끼리 패스 연결이 계속 끊기는 불안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후반 6분에 따바레즈가 교체 투입되고 백영철이 오른쪽 윙백으로 전환하면서 공격력이 살아났지만, 후반 중반까지 수원의 두터운 수비진을 뚫는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수원이 3명의 부상 선수가 전반전에 모두 교체된 영향으로 후반 막판에 부진했지만, 감독이 구사하는 축구 스타일을 통한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서는 수원이 포항보다 한수 위였다.


수원vs포항, 출전선수명단

-수원(3-4-1-2)-
GK : 김대환
DF : 곽희주(전반 16분 박건하), 무사, 조성환
MF : 최성용(전반 33분 김진우), 김남일, 안효연(전반 25분 김대의), 김두현, 조원희
FW : 나드손, 김동현

-포항(3-4-1-2)-
GK : 김병지
DF : 오범석, 산토스, 김성근(후반 21분 이정호)
MF : 문민귀, 김기동, 백영철, 황지수(후반 6분 따바레즈), 남영훈(후반 시작 전 황진성)
FW : 다 실바, 남익경
2월 16일 경기 결과
선전(중국) 0:2 요코하마(일본)
수원(한국) 2:2 포항(한국)

A3 챔피언스컵 순위
1위 : 수원(1승1무, 5득점 3실점, 승점 4점)
2위 : 요코하마(1승1무, 3득점 1실점, 승점 4점)
3위 : 포항(2무, 3득점 3실점, 승점 2점)
4위 : 선전(2패, 1득점 5실점, 승점 0점)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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