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03 01:24 / 기사수정 2008.09.03 01:24
[엑스포츠뉴스/풋볼코리아닷컴=최영민] 보고 싶었던 ‘그들’이 돌아왔다.
이병근(사진 왼쪽)과 이성재(사진 오른쪽). 그들은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다. 이들은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고 팬들을 열광시켰다. 하지만, 이들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예전의 실력이 줄기 시작했고, 모두 K리그 무대를 떠났다.
팬들은 ‘K리그의 또 하나의 전설’로 남은 이들을 마음 한곳으로는 그리워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 이제 그들은 팬들과 가까이서 함께할 수 있는 K3리그로 돌아왔다. 이병근은 서울 유나이티드, 이성재는 양주 시민축구단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K3리그 후기리그에 합류한 이들은 각자의 소속팀에서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며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자리 잡고 있다. 이병근은 서울의 수비의 큰 축을 담당하며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고, 이성재는 양주의 공격력을 한껏 증가시키며 팀 상승세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다.
◆ '수원의 레전드' 이병근, 난 아직 죽지 않았다.
= 지난 1996년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병근은 데뷔 후 줄곧 수원의 주축 수비수로 출장하며 수원의 중흥기를 함께했던 선수다. K-리그 통산 324경기에 출장하여 10골과 15도움을 기록할 만큼 공격적인 수비수였고, 후배들에게 큰 본보기가 될 만큼 열심히 뛰는 선수였다.
김호 감독(당시 수원감독, 現 대전감독)이 수원에 있을 때 아끼는 수비수였고 수원의 영광에는 항상 그가 함께했다. 수원 팬들은 주저 없이 그에게 ‘수원의 레전드’ 중 한 선수라고 칭하며 그에 대한 애정을 아직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차범근 감독이 수원의 감독으로 오면서 이병근의 출장횟수는 점점 줄어들기 시작한다. ‘노장’이라는 점도 작용했지만, 감독이 바뀐 만큼 감독은 자신의 축구 스타일에 맞는 선수를 기용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이병근은 그것에 맞지 않는 점도 작용했다. 결국, 이병근은 2006년 대구로 이적하게 된다.
대구로 온 후 이병근은 경기에는 비록 많이 출장은 못했지만, 팀의 맏형으로써 비교적 젊은 선수들이 많은 대구의 선수들을 잘 이끌며 팀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였다. 대구에서 두 시즌을 보내고 이병근은 K리그에서 은퇴하게 된다. 그 이후 팬들은 이병근의 행적을 알 길이 묘연했다.
그러다 K3리그 휴식기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병근이 서울 유나이티드의 선수로 입단한다는 소식이었다. 서울의 팬이나, 이병근을 그동안 기다려왔던 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이병근은 후기리그 3라운드부터 출전하여 서울의 수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며 팀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난 아직 죽지 않았다.’라는 것을 이병근은 서울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서울 팬들은 이병근이 앞으로도 계속 서울 수비의 축으로써 리그 2연패를 하는데 일조하기를 바라고 있다.
◆ '신인왕' 이성재, 난 다시 도약할 수 있다.
= 1999년 K-리그에는 혜성같이 한 선수가 등장해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바로 그 해 K-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이성재(당시 부천)다. 당시 신인으로써는 믿기 어려운 움직임과 득점 감각을 선보이며 신인왕을 거머쥐게 된다.
1999년 32경기에 출장해 9골과 2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왕이 된 이성재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부천과 K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다음해인 2000년에도 이른바 ‘슈퍼서브’라는 별칭으로 팀이 어려울 때 골을 넣어 팀에게는 보배 같은 선수로 팬들에게 아직도 기억되고 있다. 팀의 정규리그 2위 성적은 그가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부천에서 2003년까지 5시즌을 보내고 이성재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부산과 울산을 오가며 프로 선수로서는 쇠퇴기를 걷기 시작한다. 그의 부진을 이성재를 사랑하던 팬들은 무척이나 안타까워했으며 그가 2006년 울산에서의 시즌을 마지막으로 K리그에서 자취를 감추자 팬들은 그가 지금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해했다.
K3리그 휴식기가 한참일 때 양주 시민축구단은 K리그 신인왕출신 이성재를 영입했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K3리그 팀들의 선수 영입이 한창이었던 중 어느 팀보다 대단한 영입을 성사시키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성재는 K3리그에 복귀해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는 양주의 공격력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명예롭지 못하게 K리그에서 물러났던 이성재는 양주에서 자신의 명예회복이라도 노리는 듯 다른 선수보다 한 발짝 더 움직인다는 생각으로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가 되고 있다.
‘역전의 용사’들이 돌아온 K3리그 후기리그는 전기리그보다 더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경기들이 많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이 K리그에서 보여줬던 멋진 모습을 K3리그 팬들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리그가 점점 기대되고 있다.
최영민 명예기자(ymchoi@footballcorea.com) / 사진제공 = 서울 유나이티드, 양주시민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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