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8.12 04:14 / 기사수정 2008.08.12 04:14
[엑스포츠뉴스 = 조영준 기자] 현재 한국선수단의 초반 성적은 기대 이상입니다. 금메달 획득 확률이 절반이라고 평가받았던 박태환(19, 단국대)이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딴 것을 여러모로 선수단 전체에게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또한, 양궁단체전은 남자와 여자 팀이 모두 금메달을 휩쓸었습니다. 남자팀은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걸어오는 팽팽한 접전 끝에 이탈리아를 2점 차이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부진한 종목은 바로 사격입니다. 애초에 기대를 걸었던 여자 공기소총은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고 여자 권총과 서킷도 모두 예선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유도에서 잘 매쳐주고 사격에서 잘 쏴준다면 기대 이상의 호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던 한국선수단은 사격의 부진이 내심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 와중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선수는 바로 남자 권총의 진종오(29, KTF)입니다. 진종오는 남자권총 10m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좋은 출발을 보였습니다. 진종오가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던 종목은 바로 50m였습니다.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닌 10m에서 좋은 성적을 올린 진종오는 그동안 학수고대해 왔던 주 종목 출전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발의 실수로 인해 금메달을 넘겨줘야했던 아테네올림픽의 기억은 진종오의 발전에 큰 보탬이 되었습니다. 부담감을 가지고 잘 쏴야한다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좋은 사격을 할 수 없음을 진종오는 깨달았습니다.
그 이후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익혀갔으며 연습장에 들어갈 때도 ‘일하러 간다’가 아닌 ‘즐기러 간다’라고 생각하며 총을 손에 잡았습니다. 비록 대학시절에 당한 부상으로 총을 잡는 오른쪽 어깨에 쇠를 박았지만 오히려 이러한 시련은 진종오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늘 신중하고 후덕한 인상을 주는 진종오는 10m에서 은메달을 따고 난 뒤, “은메달을 따서 죄송하고 주 종목인 50m에서 더욱 잘 하겠다”라고 웃으면서 답변했습니다. 사실 은메달도 상당히 값어치가 있는 것이지만 진종오는 자신이 갈망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이제 은메달은 두 번으로 족하니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어보자고 하는 것이죠.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닌 10m에서 진종오는 최상의 성적을 냈습니다. 다만 금메달을 획득한 중국의 팡 웨이가 너무도 흔들림 없는 사격을 했던 것이 진종오가 넘지 못하는 벽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50m에서는 상황이 다릅니다. 진종오는 이 종목에 집중해서 훈련을 해왔으며 지금의 페이스도 상당히 좋은 상태이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예상됩니다. 금메달도 중요하지만 진종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후회 없는 사격을 하는 점입니다.
권총을 든 오른 쪽 어깨에는 쇠가 박혀있지만 사격에 대한 갈망과 노력으로 진종오는 모든 것을 이겨냈습니다. 4년 전의 경험과 그동안 갈고 닦은 노력으로 또다시 도전에 나서는 진종오의 경기는 오늘 펼쳐질 한국선수단의 경기 중 최고의 관심사입니다.
[조영준의 엑츠 올림픽와이드]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벌어지는 한국 팀의 경기와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종목들을 전망해 보는 프리뷰
[사진 = 진종오 (C) 대한사격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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