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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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 김광현 "섀도우 피칭 시작, 기대 반 긴장 반"

기사입력 2017.05.29 06:29 / 기사수정 2017.05.29 06:53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아마 막힘이 있다면 지금부터에요". SK 와이번스 김광현(29)이 본격적인 재활에 돌입한다. 어쩌면 자신과의 기나긴 전투가 될 시간, 마음의 준비는 이미 마쳤다. 

지난 1월 5일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김광현은 22일 일본에서 MRI 검진을 받은 뒤 23일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그리고 이번주부터 섀도우 피칭을 시작, 이상이 없으면 ITP(Interval Throwing Program·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에 들어갈 예정이다. 선수 본인이나 SK 구단 모두 김광현의 복귀를 내년 시즌으로 잡고 최대한 신중하게, 서두르지 않고 재활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하고 있다.

▲"기대 반, 긴장 반" 섀도우 피칭 시작

의학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은 후 섀도우 피칭을 앞두고 있는 김광현은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된다"며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다소 지겹기도 했던 단순 반복적인 운동은 끝나가지만, 이제부터는 투구 동작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으로 기술 훈련에 돌입하기 때문에 특히 통증에 대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김광현은 "아픈 선수들을 보면 열에 아홉은 캐치볼을 할 때, 피칭할 때, 경기에 나갈 때 세 번 중 한 번은 통증이 오면서 다시 캐치볼부터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 그런 점을 생각은 하고 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까 아픈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년 시즌까지 길게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프로 생활을 하며 재활로 긴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동료들을 봐왔고, 또 수많은 얘기를 들었을 김광현이었다. 그는 "겁 나더라. 하지만 의학적으로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고, 그래서 자신감도 있다. 첫 수술이라 약간 무섭기도 했지만 현재 상황은 정말 좋다. 열심히 재활해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낯선 일상을 버티는 방법

지난 27일 SK의 '스포테인먼트 10주년'을 기념해 인천SK행복드림구장을 찾았던 김광현은 취재진에게 "오랜만에 왔더니 나를 보고 인사하는 SK 선수들이 많더라. 나보다 어린 선수가 많다는 거다"라며 웃었다. '베테랑 막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던 김광현도 어느덧 10년차가 됐고, 잠시 더그아웃을 비운 사이 1군 무대를 누비는 후배들도 많아졌다.

훈련을 하고 있는 강화 SK퓨처스파크에는 김광현에게 까마득한 후배들이 더 많다. 현재 SK 재활조에는 김강민, 박재상 등 베테랑도 있지만 입단한 지 몇 년 되지 않은 신인들도 있다. 최근에는 트레이드로 이적한 김택형까지 합류했다. 지금까지 기상, 운동, 치료와 다시 운동, 그리고 취침으로 이어지는 다소 따분한 일상 속에서 김광현에게 낙이 되었던 것도 이들과의 대화다.

김광현은 "내가 최고참은 아니지만, 후배들에게 많은 얘기를 해주고 있다. 나도 수술까지 했고 재활을 많이 한 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도 지겨운데 그 친구들은 얼마나 지겹겠나. 한창 운동이 하고 싶고, 해야할 나이다. 후배들 입장에서는 잔소리일 진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후배들보단 경험이 많기 때문에 조언도 해주면서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똑같은 걸 하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얘기를 하고 있다"며 웃었다.


후배들에겐 하늘 같은 선배지만 김광현 역시 재활은 힘들고, 분명 지칠 때도 있다. 이런 재활 생활에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역시 가족. 그리고 내내 함께 있는 트레이너 코치다. 김광현은 "코치님께 지금도 신세를 많이 지고 있고, 또 많이 의지하고 있다. 둘이서 많이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는 스트레스도 조금은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조금은 험난해질 앞으로의 시간을 예고했다.


▲마운드 위의 모습을 수없이 그리다

올 시즌 '에이스' 김광현이 빠진 SK는 5월말 현재 5할 승률을 지키며 중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김광현이 SK에 입단한 후 처음으로 김광현이 없이 치르는 시즌, 그는 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광현은 "야구하는 스타일이 내가 있을 때와는 다르더라. 홈런이 많이 나오면서 대량 득점을 많이 하는 반면에 실점도 많은 것 같다. 감독님도 바뀌고, 내가 여태까지 있었던 SK하고는 색깔이 좀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그리고 이내 "그런 부분에 내가 보탬이 될 수 있는 피칭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언제든지 점수가 날 수 있는 팀이기 때문에 어떻게 피칭할까 생각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과연 에이스다운 발언이었다.

달라진 스트라이크존도 김광현을 자극했다. 김광현은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고 하니까 '내가 이 때 던지면 어떨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웬만하면 야구를 안 보려고 한다. 보면 미치겠더라. '내가 저기 있어야 하는데', '던져야 하는데' 하며 자꾸 근질근질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조급해지고 의욕만 앞서면 아파지는 게 태반이기 때문에 천천히 하려고 한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이제 6월이 되면 수술을 한 지도 6개월차에 접어든다. 일단 큰 틀의 플랜은 짜여졌다. 김광현은 ITP를 소화한 뒤 11월 마무리캠프에서 피칭을 시작하고, 12월 잠시 투구 훈련을 쉬었다가 스프링캠프에서 다시 ITP에 들어가는 시나리오를 구상해놨다. 

계획대로 된다면 좋겠지만 쉽지만은 않을 터, 앞으로 또 길고도 혹독한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김광현은 "최대한 아프지 않고 순조롭게 갈 수 있게끔 열심히 하겠다"며 "기존의 다른 선수들과 함께 시즌을 같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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