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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28살 이천수, 이젠 좀 더 언행에 신경써야 할 때

기사입력 2008.07.31 11:23 / 기사수정 2008.07.31 11:23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이현석 기자] 서정원의 수원행을 지켜보던 안양 팬들의 마음이 이랬을까? 

이천수의 수원 입단 소식을 들은 기자는 길을 걷다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힌 듯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천수. 그는 누구인가? 2002시즌 울산에 입단해 그 해 도움왕과 신인왕을 차지하였다.  울산에서 화려한 시절을 보낸 그는 스페인으로 이적, 또 다른 축구 인생을 시작했다. 그러나 스페인에서의 생활은 울산에서만큼 달콤하지는 못했다.


안타까운 마음을 안고 스페인에서 돌아온 2005시즌에는 울분을 토하듯 울산을 우승으로 이끌고 그 해 MVP를 수상하며 자신의 건재함을 알렸다. 또한,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100경기에 출장, 36골 24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경기당 0.6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명실상부 '울산의 사기유닛'이었다. 

이천수는 그동안 부적절한 언행으로 많은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이 끝난 후 자신이 직접 쓴 '당돌한 아이 이천수가 말하는 월드컵 뒷 이야기'라는 책의 내용때문에 축구 팬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았다. 또한, 2003년 수원과의 원정 경기에서 상대팀 써포터스에 중지를 치켜 올려 엄청난 야유를 받았고, 2006시즌에는 주심에게 다가가 심한 욕을 하여 축구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천수가 대다수의 축구팬들에게 비난을 받을 때 그의 뒤에는 울산팬들이 있었다. 그가 울산의 소속이라는 이유로, 우리팀 선수라는 이유로 울산의 축구팬들은 이천수를 감쌌다. 그리고, 영원한 울산맨 김현석의 응원가로 사용하던 '현석 송'을 '천수 송'으로 개사하며, 이천수에게 레전드급의 대우를 하고, 애정을 쏟았다.

울산은 '이천수의 원맨 팀'이라고 불릴만큼 울산에서 이천수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울산 역시 이천수가 레알 소시에다드로와 페예노르트로 이적할 때 팀의 상황보다는 이천수의 미래를 고려하여 적극 지원했다. 또한, 이천수가 해외 구단으로 이적 하면서 생긴 이적료의 50% 이상을 이천수에게 지급하기도 하였다. 이천수에 대한 애정이 있던 울산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지난 2005년 갈곳없는 이천수를 연봉 13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을 주고 재영입했다.

하지만, 2008년 7월 30일 이천수는 울산의 앙숙인 수원으로 이적하며, 울산팬들의 뒷통수를 말디니의 머리처럼 힘껏 때렸다. 이천수는 입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예전부터 수원의 유니폼을 입는 것을 상상했다"며 수원에 입단하기를 예전부터 꿈꿔왔다고 밝혔다. 또한, "울산만큼은 꼭 이기겠다"며 울산구단과 팬들을 씁쓸하게 만들었다. 

이천수의 수원 입단에 관한 자세한 사정은 알지 못한다. 그가 했던 인터뷰가 립서비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꼭 이런 인터뷰를 해야만 했던 것일까? 이천수의 인터뷰는 이천수가 울산이 자신에게 어떻게 했는지, 팬들이 어떻게 했는지 기억하고 있다면 해서는 안될 발언이었다. 

앞으로 수원의 유니폼을 입고 울산과의 경기를 치룰 이천수, 앞으로는 前소속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와 도를 지킬줄 아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사진=수원에 입단한 이천수 (C) 수원삼성블루윙즈 공식 홈페이지]



이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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