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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엎느냐 지키느냐"...당신네 뒷문은 안전하십니까

기사입력 2017.05.26 10:17 / 기사수정 2017.05.26 14:28

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정지영 인턴기자] 시즌 중반이라고 할 수 있는 6월이 어느덧 코앞인 무렵, 선발이 다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을 얹어놓지는 못할망정 엎어 버리는 마무리 투수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LG 트윈스는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맞대결에서 7-9로 패했다. 이날 LG 타선은 1회부터 석 점을 대거 뽑아냈고, 이날 선발 헨리 소사는 6⅓이닝 3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4실점 2자책을 기록, 5승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이어진 불펜 투수들의 난조로 헨리의 승이 불발됐다. 

7-3으로 앞서던 7회말 1사 1루 상황 소사의 뒤를 이어받아 마운드에 오른 신정락이 두산에게 역전의 물꼬를 터줬다. 신정락은 안타와 볼넷을 연이어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고, LG는 진해수를 올렸지만 최주환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내줬다. 최동환 역시 에반스와 김재환에게 백투백 홈런을 맞으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윤지웅 역시 추가 실점했고, 김지용과 김대현이 차례로 나와 이닝을 매조지었다.

▲ "어서와~"…LG-SK-롯데-KIA의 '열린' 뒷문



올 시즌 주전 마무리 임정우가 이탈하면서 LG는 '집단 마무리' 체제에 돌입, 신정락, 김지용, 정찬헌, 윤지웅, 최동환 등이 번갈아 등판하고 있다. 시즌 초에는 '집단 마무리' 카드가 제대로 먹혀들어 가는 듯했지만, 최근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선발이 차려놓은 밥상을 차례로 엎어나가고 있다. LG 불펜이 최근 5경기에서 14⅓이닝 평균자책점 5.02로 부진 하는 데에는 이들의 영향이 크다.



다른 팀 마무리 사정도 그닥 유쾌하지만은 않다. SK 와이번스 역시 올 시즌 마무리 투수로 고생 중이다. 시즌 초 마무리 박희수가 부진하자 바통을 넘겨받은 서진용 또한 17일 말소 전까지 16경기에서 1승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 특히 5개의 블론 세이브를 올리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결국 다시 돌아온 박희수는 21일 NC전에서 2이닝 퍼펙트 피칭을 선보이며 안정을 되찾는 듯했으나, 23일 롯데전에서 6-3으로 앞서던 연장 10회말 등판해 역전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날 무너진 건 박희수뿐만이 아니었다. 롯데 손승락 역시 '와르르' 무너졌다. 손승락은 3-1로 앞서던 9회초 등판, 1사 만루 위기를 만든 뒤 한동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손승락은 올 시즌 15경기에 나서 8세이브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고 있다. 블론세이브는 두 차례밖에 없지만 4할1푼4리의 높은 피안타율에 이어 피장타율 5할1푼7리, 피OPS 0.953을 기록하는 등 연신 불안투를 계속하고 있다. 

1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는 KIA의 유일한 걱정도 뒷문이다. '베테랑 소방수' 임창용이 올 시즌 19경기 평균자책점 4.50으로 부진하다. 공식 기록은 2블론세이브지만, 팀의 승리로 가려진 블론세이브가 여라 차례 있다. 특히 지난 19일 두산전에서는 ⅓이닝 동안 무려 5점을 헌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이어 25일 18경기 만의 세이브를 올리기는 했지만, 9회말 2사 후 등판해 두 타자를 연이어 볼넷으로 내보내는 등 가까스로 올린 '진땀세이브'였다.

▲ 한화-삼성-넥센-두산, 제 몫은 톡톡히



이에 비해 한화 마무리 정우람은 무난한 모습. 정우람은 현재까지 20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15 6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잦은 등판 탓에 지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우람은 올 시즌 송은범, 심수창 등의 공백을 메우느라 여러 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2연투는 5번에 이어 3연투까지 있었다. 3연투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18일에는 9회초 등판해 만루홈런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함과 동시에 패를 떠안았다. 

최하위인 삼성은 안 그래도 바쁜 갈 길에 마무리 투수 짐 하나는 덜었다. 지난해 시즌 도중 마무리 보직을 맡은 데 이어 올 시즌 초 마무리로 낙점받은 심창민이 부진하자, 삼성은 5월 중순부터 심창민과 장필준을 상황에 따라 기용하고 있다. 부담을 덜은 심창민은 지난 20, 21, 25일 거듭 세이브를 추가하며 컨디션을 회복한 모양새다.



넥센 또한 시즌 초 마무리 김세현의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이보근이 임시 마무리직을 잘 수행하고 있는 듯하다. 이보근은 지난 11일 이후 4경기 연속 세이브를 따냈고, 18일 블론세이브를 올리며 잠시 흔들렸지만 19일 세이브를 기록하며 김세현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두산 이현승 역시 안정적으로 팀의 뒷문을 지키고 있다. 특히 평균자책점 2.19를 기록하고 있는 이현승은 특히 5월 10경기에서 1승 1패 2세이브 1홀드를 따내며 팀의 3위 도약에 일조했다. 더블스토퍼 체제로 이현승과 함께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용찬 또한 올 시즌 4세이브를 기록, 특히 가장 최근 세 경기에서 연속 3세이브를 올리며 팀과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 kt-NC, "철커덩" 굳게 잠긴 '철벽' 뒷문


9위 kt는 다른 걱정은 다 해도 올 시즌 마무리 걱정만은 면하게 됐다. 김재윤이 현재까지 16경기에 출전해 13⅔이닝동안 자책점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은 채 1승 10세이브를 올리며 특급 활약 중이다.

'철벽 마무리' NC 임창민은 현재 10개 구단 마무리 투수 중 단연 으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까지 22경기에 출전, 평균자책점 1.13 1승 15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이로써 세이브 부문 단독 1위를 마크했다.

마무리 투수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는 하지 못해도 패배에는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 차려놓은 승리 밥상을 그대로 지키느냐 엎어버리느냐는 전적으로 마무리 투수의 능력과 직결되는 셈. 시즌 중반, 상위권을 지키려는 팀도 치고 나가려는 팀도 든든한 뒷문이 절실할 테다.

jjy@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정지영 기자 j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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