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내 이름은 본드, 제임스 본드."
22일(현지시간) 암으로 스위스에서 영면한 로저 무어는 최고의 제임스 본드였다.
로저 무어는 영화 '사우스 스트리트의 소매치기', '내가 마지막 본 파리' 등에서 단역과 조연 등을 거쳐 '기적'으로 첫 주연에 나섰다. 185cm의 훤칠한 키와 '꽃미남' 외모를 지닌 그는 단숨에 주목 받았다.
영국 드라마 '세인트'를 통해 본격적으로 스타 반열에 오른 그는 이후 '007시리즈'를 통해 만인의 제임스 본드가 됐다.
런던 출신인 그는 숀 코너리와 조지 레이전비에 이어 '007 죽느냐 사느냐'를 시작으로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007 문레이커', '007 유어 아이스 온리', '007 옥터퍼시', '007 뷰 튜 어 킬' 등에 출연하며 최장 제임스 본드로 사랑받았다. 12년 간 총 7편의 시리즈에 출연한 것.
실제로 육군 대위 출신인 로저 무어는 부드럽고 여유로우며 유머러스한 신사 이미지로 자신만의 본드를 완성했다. 로저 무어는 2004년 아카데미 시상식이 실시한 설문에서 최고의 제임스 본드로 선정되는 등, 숀 코너리로 고정되어있었던 강인한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확립시켰다
로저 무어는 제임스 본드 자리를 내려놓은 뒤 '벗겨진 가면', '다이아몬드 작전', '메가톤' 등에 출연했으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은퇴했다.
생전 로저 무어는 대영제국 훈장 2등급을 받으며 기사 작위를 수여받았다. 그는 '007 옥터퍼시' 출연을 계기로 인도 빈민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각종 봉사활동에도 매진하며 베푸는 삶에도 앞장섰다.
로저 무어의 별세 소식 이후 '1대 007' 숀 코너리는 "슬픈 일이다. 그와 함께한 순간들은 웃음과 유머가 가득했었다"며 "그가 그리울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로저 무어가 뽑은 최고의 제임스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는 "누구도 그보다 더 나을 순 없을 것"이라며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로저 무어의 장레식은 모나코에서 비공개로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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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