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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츠의 2004.2005

기사입력 2005.02.02 05:44 / 기사수정 2005.02.02 05:44

박성재 기자
2005년 롯데 자이언츠는 과연 부활할 것인가. 이 물음에 답하기 전 우선 2004년의 롯데를 잠시 돌아보자.


2004년의 기대와 실망

먼저 롯데는 3년 연속 꼴찌의 악몽을 씻어 버리기 위해 2003년 FA중 투,타에서 상위권 FA로 뽑혔던 정수근과 이상목을 영입한다. 생전 돈을 잘 쓰지 않기로 유명한 구단측에서 정수근과 6년계약 이상목과 4년계약을 위해 어마어마한 금액을 쏟아부은 것이다. 여기에 선수진 뿐만 아니라 스텝진도 새롭게 구성한다. 우선 LG 투수 코치로 있던 양상문 감독까지 영입을 시작으로 한화 이글스에서 타격, 투수코치를 하였던 이강돈, 윤학길 코치를 불러들여 2004년시즌을 아주 야심차게 준비했다. 물론 이에 따라 팬들이 2004년도에 거는 기대는 그만큼 커져갔다. 그리고 초반의 활약 또한 아주 좋았다.

아쉽게도 삼성과의 원정 개막전에서 1패를 기록했지만 이후 4연승을 달리면서 4월 8승 15패, 5월 12승 9패의 성적을 거두었다. 두 달동안 20승 24패의 성적을 기록한 것이다. 물론 5할의 승률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지난 악몽같은 2년간의 모습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팀타율도 4월에 2할 7푼 3리, 5월 2할 7푼 8리의 꽤 수준급의 타격을 보여주었다.

사실 롯데는 4월 한달 동안이 사실상 용병과 에이스 없이 경기를 치뤘다. 당시 재계약을 하였던 이시온이 한국무대 데뷔 초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고 특히 바깥쪽 코스의 공을 전혀 때려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구단측을 실망시켰고 결국 퇴출되었다. 그리고 손민한 역시 독감으로 인해 시즌 초반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이 점은 감안한다면 4월의 성적은 꽤 선전했다고 평가되었고 차후 미래에 대한 희망도 가져볼만했다.

그러나 6월에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악몽이 시작된다. 그 시작은 조성환이었다. 그는 팀에서 2번을 맡아 초반에는 조금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경기를 할수록 조금씩 상승세에 타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갑작스런 부상으로 결국 경기출전이 힘들게 되었다. 여기까지는 시작일 뿐이었다. 이후 조성환의 대체요원이었던 신명철도 부상을 당하면서 사실상 주전 2루수 자리가 공석이 되었다. 그리고 4, 5월에 3할 3푼대 이상의 고타율을 선보였던 톱타자 정수근 마저 1할대의 타율로 급락하게 된다. 물론 이와 동시에 팀성적 또한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한다.

결국 6월 한달간 롯데 자이언츠는 4승 15패의 성적을 기록하며 그 전까지 5할에 육박하는 승률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6월의 승률이 시즌내내 이어지면서 끝내 4년 연속 꼴찌라는 기록을 세우고 만다.

주전 2루수의 줄부상, 팀공격력의 급감. 이런 악재로 결국 롯데는 뒤쳐져버리고 만 것이다. 때문에 지난 시즌을 돌이켜 볼때면 항상 6월이 가장 안타깝게 느껴진다. 하지만 부진의 원인은 위의 두 가지 이유말고도 또 있다.


롯데 부진의 원인

1) 이상목

먼저 제 1선발감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이상목 선수의 부진을 들 수 있다. 그는 4월 한달간 무승에 그치다 첫승이 무려 한달만인 5월 5일에 나왔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그의 부진은 계속되었고 결국 최종 스탯 3승 9패 5.03의 방어율을 기록을 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만약 이상목이 앞에서 잘 버텨줬더라면 성적이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다. 물론 QS는 10번이상 기록해 주었지만 2003년에 보여주었던 이닝이터로서의 능력이 나오지 않았다. 또한 컴퓨터 제구력도 찾아볼 수 없었고 4회 이전에 강판된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특히 2003년 185.1이닝에 33개의 볼넷을 기록한 것과 달리 2004년에는 87.2이닝동안 23개의 볼넷을 기록한 것만 봐도 차이가 확연하다. 그런다면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가 원래 구속과 스터프로 먹고 사는 투수는 아니기도 하지만 부진했던 작년에도 역시 볼스피드 감소는 크게 느낄수가 없었다. 그러나 플레이트 좌우를 활용하는 능력은 크게 상실한 듯 보였다. 항간에는 포크볼 위력의 감소를 지적받고도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지 않아 언급하지 않겠다.


2) 정수근

톱타자로 등장해 두 달동안 잘해주다가 나머지 달은 야구 이외의 일로 구설에 많이 올랐던 정수근. 그의 부진도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특히 6월이후의 타율을 보면 1할 6푼 9리. 9푼 5리, 1할 8푼 9리, 2할 정도이다. 그러나 이것이 약 40억 가까운 몸값을 받은 선수의 성적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시즌 초 정수근 특유의 높은 출루율과 많은 도루로 상대 내야진을 좀 흔들어 주면서 클린업에게 많은 찬스를 제공해줄 것이라는 예상은 어김없이 무너졌다. 특히 전준호 이후 다시 한번 사직 구장을 '뛰어라!'라는 함성으로 가득 메울 것으로 기대 또한 산산히 부서졌다.


3) 집단 마무리 실패

박동희 시절 이후 롯데자이언츠는 매년 '마무리 부재'라는 문제에 시달렸다. 그리고 작년 역시 약점을 보완하는데 실패한다. 물론 2004년도 초반 양감독의 집단 마무리체제에 대한 구상은 괜찮았다. 2003년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던 이정훈, 노승욱, 임경완, 가득염을 활용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구상은 대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특히 이정훈, 노승욱, 가득염 3인방에게서 2003년 모드는 찾아 볼 수가 없었고 오히려 집단 불쇼로 시즌내내 팬들의 원성만 듣게 되었다.

이렇게 집단 마무리 체제가 실패로 돌아가자 결국 손민한의 복귀시기만 조금씩 앞당겨지게 되었고 오히려 그를 마무리로 돌리는 초강수를 두게 된다. 그러나 몸도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던 손민한에게 예전의 스피드를 기대하기는 힘들었다. 결국 4월 17일 첫등판한 손민한은 30일까지 총 6경기에 나오면서 방어율 12.71 1세이브의 성적을 기록하고 만다.

그러나 다행히 5월부터는 다시 예년 페이스로 올라서 세이브 성공횟수도 많아지고 어느정도 뒷문을 잘 잠그기 시작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던 불펜 3인방이 놀라운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던 임경완을 받쳐주지 못했고 결국 자이언츠가 한번도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를 만들어버리고 만다.


안 좋은 기억만 있었던 건 아니다

2004년, 롯데는 결국 꼴찌를 기록했지만 꼭 안 좋은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손민한의 선발 전환 및 불꽃페이스로 인해 잠시 기쁨도 있었고 7월의 트레이드로 인해 롯데로 온 노장진의 무패 세이브 행진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손민한, 박지철 선수의 10승달성 여부에 대한 기대감으로 잠시 기뻐할 뻔 했었고 드디어 자신의 잠재력을 어느정도 폭발시킨 이대호의 20홈런 달성에도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특히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던 좌완 이명우군이 어느날 갑자기 스피드가 증가된 모습으로 나타나 완봉승을 거둔 것과 삼성-SK-롯데로 이적하면서 만년 유망주 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만 같았던 이용훈의 달라진 모습도 기대감을 한껏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팀 성적을 떠나 차후 미래의 기대치를 높여주는 선수들이 속속 등장을 해줬다는 점 때문에 올시즌에도 롯데 자이언츠를 포기하지 못하고 계속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비록 특급 신인이었던 김수화는 재기하느라 1년내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였지만 2005년에는 드디어 모습을 드러낼 것 같고 작년 투구수를 조절하면서 선발, 중간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던 장원준 또한 현대의 오재영과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는 시즌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이런 기대 속에서 과연 롯데는 어떤 모습을 갖게 될지 2부에서 알아보자.


 



박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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