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의 힘③] 임시완 "제일 스트레스 없던 작품"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불한당'만큼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즐겁게, 설레면서 촬영했던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임시완이 영화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을 통해 또 다른 '배우'의 얼굴을 선보였다. '불한당'에서는 거칠고 강렬하게 변신한, 더 잃을 것이 없었기에 불한당이 된 현수의 얼굴을 그려내며 연기 인생에 반환점이 될, 소중한 한 점을 더해냈다.

'불한당'에서 임시완은 그간 드라마 '미생'과 영화 '변호인', '오빠생각', '원라인'에서 보여준 다소 반듯한 모습에서 벗어나 거칠고 강렬한 남성미를 발산한다. 재호(설경구 분)와 마음을 열고 서로 가까워지면서 만들어지는 시너지, 또 이들의 의리와 의심이 부딪히면서 생겨나는 기운은 '불한당'에 집중할 수 있는 공기를 완성해낸다.

임시완은 "뭔가 세련됐다는 느낌을 받았었어요. 그 뒤에 이 영화를 풀이한 걸 들어보니 감독님도 그렇고 저 역시도, 굉장히 스타일리시한 연출 같은 것에 신경을 많이 썼었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굉장히 보기 시원했어요"라고 처음 '불한당'을 접했을 때의 느낌을 전했다.

영화 속 액션 장면을 찍으면서도 "물리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서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다"면서 액션이 주는 쾌감 역시 충분히 만끽했던 그다.

대중에게 '불한당'을 소개할 때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이야기라고 얘기할 자신은 없어요"라고 솔직하게 얘기한 임시완은, 그러면서도 '불한당'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재미를 언급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영화의 존재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라며 눈을 빛냈다.

"'불한당'이 제가 집에서 술 한 잔 하면서 보는, 그런 술친구는 확실히 될 것 같더라고요. 몇 번이고 보고 싶어요"라며 '불한당'을 자랑한 임시완은 "이제까지 한 작업 중에서 제일 스트레스를 안 받고 즐겁게 촬영했던 작품이에요. 그게 의미가 크죠. '연기를 하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가질 수가 있구나'하는 것이요"라고 털어놓았다.

그 이전의 힘들었던 시간을 묻자 임시완은 "인고의 시간이 컸다"라고 회상했다. 그리고 그것을 깨기 시작했던 즈음이 '원라인' 촬영 당시였다. 이전까지는 캐릭터를 분석할 때 공부하듯 시나리오에 빽빽하게 무언가를 써왔다면, '원라인' 이후부터는 그렇게 조금씩 모든 것을 열어놓기 시작했다.

"'원라인'은 관객 수와는 상관없이 제게는 유의미한 작품이죠. 그리고 '불한당'만큼 스트레스 안 받고, 즐겁게 촬영한 적도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임시완에게서 조금 더 여유로워진 모습이 묻어난다.

임시완의 말처럼 '불한당'은 일상적으로 아무렇지 않게 툭툭 내던지는 말들, 그런 연기를 할 수 있는 무대였다. 임시완은 "'불한당'을 통해 좀 더 자연스러운 일상생활 연기를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저도 재미있었죠"라고 웃어보였다.

영화는 17일 개막하는 칸국제영화제에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며 그 신선함을 인정받았다. 임시완 역시 "'불한당'이 다른 작품과 무엇이 다르게 느껴졌었는지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선배님들의 말을 빌리면 '이유가 있어서 칸에 가지 않았을까' 싶더라고요. 그 다른 지점들은 관객 분들이 보시고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기대를 전했다.

"칸국제영화제에 간다는 것이 정확하게 저한테 어떤 의미인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에 잠긴 임시완은 "설경구 선배님이 '생각해보니 (영화제에 간다는 것이) 뜻 깊은 자리였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유의미한 자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정확하게 저도 이게 제게 어떤 좋은 작용을 할지는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저에게는 분명 큰 반환점이 될 것 같다는 것이에요"라면서 '불한당'이 자신에게 준 여러 가지 새로운 의미에 대해 말을 덧붙였다.

임시완은 '불한당' 개봉과 함께 현재 촬영 중인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의 일정을 마치고 군 입대를 준비해야 한다. 입대 후 생길 공백에 대해 "(연기에 대한) 감이 달라지면 어떡하지 그런 걱정은 있어요. 그런 걱정 반, 새로운 리프레시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 반이죠"라고 얘기한 임시완은 올 한 해 자신의 앞에 일어났고, 또 일어날 새로운 일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담담하게 하루하루를 마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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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