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무한도전'의 위기설이 대두했다. 저조한 시청률이 아니라, 사라진 웃음이 문제다.
MBC '무한도전'은 최근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를 받았다. '국민의원' 특집 2편, '2018평창' 특집 2편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8.9%, 9.8%,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모든 프로그램이 하락세라면 '시청률 춘궁기'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같은 시간대 방송되는 KBS 2TV '불후의 명곡'에 토요일 예능 1위 자리를 내어주기까지 했다(8일, 22일). '무한도전'이 토요일의 절대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의미다.
낮은 시청률이 더욱 문제 되는 건 '무한도전'이 더 알차고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취지 아래에 7주 재정비 기간을 가진 직후이기 때문이다. 복귀 후 '대결 하나마나', '국민의원', '2018 평창'을 차례로 내어놓았는데, 이를 보는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우선 '대결 하나마나'는 '무한도전'다웠다는 평가다. 볼링 대결로 초창기 '무모한 도전'처럼 별거 아닌 일상적인 콘텐츠에 막무가내 정신을 섞어 웃음을 줬다. 새 출발을 위한 워밍업으로 자연스러운 멤버들의 합을 보여줘 시청자를 기대하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야심 차게 준비한 '국민의원'은 시청률도 낮았지만 화제성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무한도전'이 시청자의 대변인이 되어 국회의원과 입법에 직접 참여하는 과정을 2주에 걸쳐 보여줬는데, 예능이 아닌 가벼운 시사 프로그램에 가까웠다. '평창 2018'에는 박보검, 김연아라는 스타 게스트를 연이어 섭외했음에도 시청률 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무한도전'은 예능 프로그램이고, 예능 프로그램은 웃음을 주는 장르다. '무한도전'이 '국민의원' 특집이나 역사를 다룬 기획 등에서 보여준 예능의 사회적 기능 역시 중요하지만, 그것도 예능의 본분인 웃음이 보장됐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사회적 책임이라는 부수적인 기능이 주인 행세를 하면 웃음은 설 자리를 잃는다.
29일에는 '거짓말 하지 않는 추격전'을 방송한다. 7주 재정비 기간 이후 첫 추격전이다. 추격전은 애청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콘텐츠이자 '무한도전'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기획인 만큼, 쫄깃한 맛을 살려 등 돌린 시청자를 다시 TV 앞으로 모이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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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