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1:04
스포츠

2005년 봄에 예고되는 멸치들의 반란

기사입력 2005.01.26 02:51 / 기사수정 2005.01.26 02:51

이충연 기자
반도국가인 스페인, 대서양과 지중해를 끼고 있고 게다가 스페인본토보다 오히려 아프리카의 모로코와 더 가까운 까나리아군도까지 끼고 있어 유럽에서 어획량이 가장 많은 나라로 스페인이 꼽힌다.특히나 참치같은경우 세계에서 손꼽히는 어획국가로 일본인들이 스페인산 참치를 가장 선호한다는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참치만큼이나 스페인에서 많이 잡히는것이 있다면 바로 "멸치"이다.이른바 태양의 해변이라고 불리우며 매년 여름에 바캉스오는 전 유럽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는 "꼬스따 델 솔" 부근에서 가장 많은 멸치어획량을 보인다는데 이 멸치잡이의 전초기지가 바로 안달루시아의 항구도시 "말라가"이다.

말라가의 대표적인 상징물, "보께로네스"

한때 나와 MSN친구를 했었던 파블로라는 친구가 말라가에서 살았었는데 이 친구를 통해서 말라가에 대한, 그리고 스페인축구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수가 있었다.요즘에는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잘 들어가보진 않지만 2년전 내가 말라가의 공식홈피를 들어갔을때 말라가의 홈피에는 이상한 생선그림이 있었다? 난 이걸 보고 "아~! 이건 돌고래구나!!"라고 생각을 했다.하지만 그건 돌고래가 아니었다.스페인에서 "보께로네스"(Boquerones)라고 불리우는 멸치로 아까도 말했듯이 말라가의 대표적인 상징물이기에 말라가의 축구팀의 별명이 바로 멸치가 된것이다.오히려 말라가의 홈팬들은 말라가라는 이름보다는 보께로네스라고 더 많이 부른다는데 실제로 말라가의 로살레다 에스따디오를 보면 보께로네스라고 써있는 서포팅문구를 어렵지 않게 볼수가 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경관을 자랑한다는 "꼬스따 델 솔"을 끼고 있기에 스페인언론들은 말라가의 소식을 다룰때 꼬스따 델 솔 클럽이라는 별명을 지어주기도 하는데 멸치나 태양의 해변으로도 유명하듯이 말라가의 축구팀 역시 우승후보전력이라고는 볼수는 없지만 언제든지 프리메라리가에서 돌풍을 일으킬수 있는 팀으로 지목받았다.역대 말라가를 빛낸선수라고 하면 나는 가장 떠오르는인물로써 바로 더블 D라고 불리우며 한때 합작 35골을 기록하기도 했던 파나마출신의 델리 발데스와 우루과이 출신으로써 현재 세비야에서 뛰고 있든 다리오실바를 꼽아주고 싶다.


화려했던 말라가, 화려했던 더블 D

발데스-실바로 이뤄지는 투톱은 개인기와 노련미를 바탕으로 해서 말라가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는데 말라가가 뽑아내는 골의 대부분은 이 두선수를 통해 이뤄졌다고해도 과안이 아닐정도로 프리메라리가내에서도 막강한 투톱능력을 자랑했다.99-2000시즌에 23골을 기록하면서 득점2위에 오른 붉은 게 "헨리께 까타냐 " 역시 말라가 출신으로 맹위를 떨친바있다.현재 말라가에서 뛰고 있는 세리아득점왕출신 아모로소나 코스타리카의 영웅 완쵸페, 그리고 스페인리그 득점왕 2연패를 한바 있는 살바가 이 팀에서 뛰었다는것을 생각해볼때 역대 말라가의 최전방공격수들은 꽤나 화려한 진용을 갖추었던 셈이다. 발데스, 까타냐, 실바, 완쵸페, 아모로소, 살바 등. 분명히 최고의 공격수들임에는 틀림없다.

포워드라인이 아니더라도 우수한 졸업생들을 배출해냈는데 2001-2002시즌에 팀을 옮긴선수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받고 있는 말라가의 "루뻬떼" 역시 말라가 출신이며 우루과이의 수비형미드필더 "드 로스 산토스" 역시 말라가출신이다.아틀레티꼬 마드리드에서는 부진하기에 요즘에 토레스와 페레아,파블로를 위해 벤치를 따뜻하게 데워주고 있는 ,하지만 한때는 프리메라리가최고의 왼쪽윙어중에 하나라고 해도 과안이 아니었고 한때 라치오에서 흥미를 보인바있었던 "무삼파", 2002월드컵 스페인대표팀의 23인의 명단에도 포함되었던 "페드로 콘트라레스" 그리고 현재 리버풀에서 뛰고 있는 "호세미" 역시 말라가출신이니 말라가를 스페인의 마요르까와 함께 "스페인판 아약스"라고 해도 좋을것이다.이들이 이런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는데에는 그들의 유스팀이나 말라가B팀을 보면 잘 알수있는데 특히나 말라가B팀은 현재 세군다리가에 위치해있을정도다.참고로 레알마드리드B나 바르셀로나B, 아틀레티꼬B는 테르쎄라리가에 있다는것을 감안해본다면 이 조그마한 클럽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수있는대목이다.

발데스-실바를 투톱으로 해서 무삼파,루뻬떼,드 로스 산토스,미구엘 앙헬,벨사르세,산스,후안이또,호세미등으로 이뤄지는 2000-2001시즌의 말라가는 레알마드리드와도 홈에서 3대3의 접전을 벌이는등 마요르까와 함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최고의 다크호스로 꼽힌게 사실이지만 이런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선수들은 말라가보다 더욱 환경이 좋은 클럽으로 하나 둘 떠나기 시작하면서 팀은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2004-2005시즌을 앞두고 말라가는 살바를 발렌시아로 다시 보내는대신에 한때 리버풀에서 디우프의 영입을 추진했었고 결국 코스타리카의 스트라이커 "파울로 완쵸페"를 영입했다. 그리고 우디네세시절에 세리아에서 득점왕까지 차지했고 브라질국가대표로써 코파 아메리카 득점왕, 그리고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아모로소"를 영입해 투톱라인에서만큼은 괜찮은 멤버구성을 하는데 성공했다.네임벨류면에서는 오히려 이전의 "더블 D"라인을 능가했을 법하다. 게다가 팀의 감독은 아틀레티꼬 마드리드, 에스파뇰, 마요르까같은 많은 프리메라리가를 지휘해본 "그레고리오 만사노"였기때문에 아모로소-완쵸페라는 또 하나의 믿음직한 투톱을 장착한 말라가의 팬들은 이번시즌에야 말로 뭔가 보여주지 않을까하고 생각했다.


실망스러운 다크호스의 모습

그러나 말라가는 지난 몇년동안 그들이 보여준 프리메라리가의 다크호스의 기질은 온대간대 없고 본인이 프리메라리가라는 축구리그를 접한이후에 가장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완쵸페와 아모로소의 투톱은 물론 팀내에서는 나란히 팀내 최다득점 1위, 2위를 차지하고는 있으나 고작 그들이 기록한골은 각각 5골과 3골을 기록, 정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아모로소는 부상으로 인해 한동안 출전하지 못하는등 경기감각 또한 둔화되어있는 상황이다. 물론 유스재원이 좋은 말라가는 궁여지책으로 말라가B에서 최고의 득점감각을 자랑하던 1982년생의 "후안 로드리게스"를 프리메라리가로 승격시키면서 완쵸페와 투톱을 시켰고 그는 현재 3골을 기록하면서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말라가의 구세주가 될순없었다. 그리고 수비형미드필더라인의 경우 팀에서 오래 뛰어주었던 미구엘 앙헬이 버티고 있긴 하였으나 그의 파트너문제로 만사노는 고민했고 한때 팀의 센터백인 후안이또를 수비형미드필더로 올려보는등 이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결국 이 숙제를 풀지 못했고 그는 지난 레알 소시에다드戰에서의 충격적인 1대5의 대패 이후에 사임을 해야했다. 마르까에서는 소시에다드戰의 말라가의 대패에 대하여 "보께로네스의 비극"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16000명이 모인 로말레다 에스따디오에서 팀이 1대5로 패하자 경기장에는 총재인 "하비에르 페레스"를 포함한 몇명의 수행원들을 제외하고 모두 경기장을 나가버리는 일이 있엇다고 한다.그 당시 팀의 성적은 19위였으니 99-2000시즌에 처음으로 프리메라리가에 데뷔한이래 무려 5년을 프리메라리가에 머물렀던 말라가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았다.

한때 UEFA컵에 까지 나가던 강호 말라가를 다시 재생시킬 구세주로 페레스는 "안토니오 타피아"를 지목했다.올해 1959년생은 타피아는 예전에 말라가의 감독을 했었던 스타플레이어출신인 페이로처럼 굉장한 선수시절을 보낸 인물은 아니고 선수생활의 대부분을 세군다리가,테르쎄라리가에서 보냈기에 오히려 감독으로써 그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인데, 특히나 1997년에서 2002년까지 감독을 했었던 "에히도"에서는 팀을 테르쎄라리가에서 세군다리가로 승격시켰고 2002년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말라가B팀에서도 말 그대로 B팀인데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테르쎄라리가에서 떨어뜨리지 않았던 안달루시아쪽에서는 꽤나 이름있는 감독이었다.그는 취임사에서 젊은 말라가를 만들것이라고 코멘트했다.

"말라가는 지금까지 예전의 명성에만 급급했을뿐이었다.중요한건 미래이며 나는 이 미래를 위해 내 방식대로의 팀운영을 할 생각이다."

타피아는 지금까지 만사노가 고수해오던 완쵸페-아모로소투톱보다는 로드리게스-아모로소 투톱을 기용하고 있다.그리고 이것은 그대로 적중하면서 말라가는 2005년새해 벽두에 벌어졌던 세비야와의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 그리고 난적 아틀레티꼬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도 1대0으로 승리하면서 한때 19위까지 떨어진 팀의 순위를 16위까지 올리는데 성공했다.게다가 말라가로써는 또 하나의 경사가 있었으니 라이벌 레알 베티스에서 스트라이커 토떼를 영입한것이다.레알마드리드유스출신으로 레알마드리드, 벤피카와 바야돌리드, 베티스에서의 선수경험을 가지고 있는 토떼는 마드리드소속으로 뛰면서 2000-2001시즌에 한 골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레알베티스에서는 한때 주전으로 뛰기도 했지만 베티스의 감독인 페레르와 불화를 일으키면서 팀을 떠나고 싶어했고 베티스 역시 이 골칫덩어리로 떠오른 토떼를 겨울이적시장이 열리자마자 곧바로 말라가로의 이적에 합의를 해버린것이다.젊은팀을 표방하고 있던 타피아는 당연히 좋아라 할수밖에 없었고 토떼 역시 17번을 교부받으면서 "어젯밤꿈에 위기에 빠진 말라가를 구원하는 꿈을 꾸었다."라고 인터뷰하면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또떼의 영입, 부활로 이어질지...

토떼의 영입으로 말라가는 우선 전술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스트라이커이긴 하지만 쉐도우포워드까지 역임할수있고 발재간이나 드리블능력 또한 좋은 말라가의 17번 토떼이다.물론 토떼는 완쵸페나 아모로소중 한 선수와 투톱을 맞출것으로 예상되지만 취임사에서 젊은말라가를 표방했던 타피아이기에 이제 나이가 많은 아모로소나 완쵸페보다는 팀의 미래를 짊어지게 되는 유망주 "로드리게스"와 투톱을 맞출 확률도 배제하지 않을수없다.아무튼 확실한건 현재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말라가에게 토떼의 합류는 천군만마를 얻은격이며 다시 부활할수있는 계기가 되었다는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장님도 보고싶어해서 미쳐버린다는 스페인남부의 아름다운 안달루시아를 대표하는 세비야와 베티스, 그리고 말라가, 이 세팀의 관계는 위의 사진을 봐도 그리 썩 좋지는 않다. 말라가 역시 한때 이 세클럽중에서 최고로 손꼽히며 안달루시아최강클럽의 자리에 오른바있다.이제 다시한번 그들은 그 기회를 노리고 있다.

2005년 상반기에 멸치들의 반란을 기대해보자!!




이충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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