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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당신들이 도박사라면? 도박사들의 '확률 놀이'

기사입력 2008.06.24 11:14 / 기사수정 2008.06.24 11:14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월드컵이나 유로 대회가 열릴 때마다 뉴스에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가 바로 도박사들의 예상이다. (한국의 우승확률이 150 대 1이라는 것도 함께...)

도박사들과 배팅업체는 각종 대회를 앞두고 우승팀, 예선 통과팀, MVP, 득점왕 등 다양한 분야의 확률과 이에 근거한 배당률을 제시한다. 배팅업체들이 내놓는 배당률은 어디까지나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다. 매 대회 때마다 배팅업체들이 내놓는 확률이 너무 '뻔하다.'라고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렇다고 도박사들의 선택과 확률을 동일시할 순 없다. 비록 독일이 가장 우승확률이 높더라도 도박사의 선택은 터키일 수 있다.

그러니 배팅업체의 확률은 그냥 재미로 보는 게 좋을 것이다. 사실 배당률은 이전의 상황들을 모르는 이들에게 현재 상황을 수치로 압축해서 보여주는 좋은 정보다. 유로 2008을 앞두고 각 배팅업체들은 독일, 스페인, 포르투갈 등의 배당률을 높게 잡았다. 평소 월드컵이 아니라면 해외 국가대표 경기를 보기 힘든 이들에게 이러한 도박사들의 평가는 어느 팀이 이번 대회 강팀인지를 한눈에 보여주는 좋은 정보가 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도박사나 배팅업체들의 배당률은 소수 전문가들의 주관적 판단을 되도록 배제되고 철저하게 중립적인 시각에서 계산된 확률이란 점에서 현재의 상황을 가장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재 도박사들의 생각은 어떨까?

우승 확률

유로 2008을 앞두고 세계적인 영국의 배팅업체 '윌리엄 힐'은 각국의 배당률, 즉 우승확률을 고시했다. 당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유로 3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이 지목되었다. 배당률은 4대 1. 그 뒤를 이어 스페인에 5대 1, 이탈리아 6.5대 1, 포르투갈 7대 1을 부여했다.

그러나 8강 대진이 확정되자 도박사들은 다른 평가를 내놓기 시작했다. 독일은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에 패배하면서 우승확률이 11대 2로 급락했다. 반면 '죽음의 C조'를 최고의 성적으로 통과한 네덜란드의 배당률은 15대 1에서 7대 2로 수직 상승했다. 다비드 비야가 골폭풍을 몰아친 스페인은 4대 1로 소폭 상승했고 포르투갈 9대 2, 이탈리아가 11대 2의 배당률을 받았다. 크로아티아는 대회 전에는 15대 1을 받았지만 독일을 꺾고 8강에 오르면서 7대 1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8강에서 이변이 속출하며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이탈리아가 속속 탈락했다. 4강 진출팀 확정 후 '윌리엄 힐'이 새롭게 내놓은 우승확률에선 역시 독일과 스페인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윌리엄 힐'은 독일에 무려 7대 5의 배당률을 배정했다. 스페인에는 6대 4, 러시아는 4대 1, 터키는 12대 1이다.

한 때 우승에서 한 발짝 멀어진 팀 취급을 받았던 독일이 다시 한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대회 시작 전 우승후보로 지목된 여러 팀들 중 가장 우승확률이 높게 여겨졌던 두 팀만이 살아남았다는 점이다. (그래서 역시 도박사인가!)

결승전 확률

4강에서 격돌할 터키와 독일은 각각 7대 2, 1대 6의 승리 배당률을 받았다. 즉 만약 똑같이 두 팀에 7만 원씩을 걸었을 때 독일이 이길 경우 받는 배당금은 겨우 1만 원으로 본전도 못 찾는 장사인 반면, 터키에 건 사람은 배당금으로 42만 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한 마디로 독일이 이길 확률이 너무 높기 때문에 독일의 승리에 거는 것은 도박으로 성립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럼 누가 독일한테 걸겠느냐고? 맞다. 아무도 안 건다. 따라서 돈을 벌려면 터키에 걸어야 되는데 터키가 이길 확률은 낮으니까…. 도박 회사가 돈을 버는 이유가 다른 게 아니다.

러시아와 스페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러시아는 6대 4, 스페인은 1대 2다. 스페인의 절대적 우세가 점쳐지고 있지만 터키와 비교할 때 러시아에 그다지 고배당이 주어지진 않았다는 사실은 러시아의 승리 가능성도 무시 못할 수준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에 맞춰 현재 결승전 예상에서는 독일-스페인이 5대 6으로 가장 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독일-러시아가 2대 1, 터키-스페인이 6대 1이며 터키-러시아는 17대 2로 가장 확률이 낮다. 

득점왕 확률

대회 시작전 가장 높은 평가를 받던 선수는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 크리스티아노 호날두(포르투갈), 미로슬라브 클로제(독일), 루카 토니(14대 1) 등이었다. 그러나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4골을 득점중인 다비드 비야(스페인)다. 비야는 8대 13의 배당률을 받으며 그의 득점왕 등극이 '당연'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골씩을 넣은 루카스 포돌스키(독일)와 로만 파블류첸코(러시아)도 각각 4대 1과 11대 2를 받았고, 2골을 넣은 미하엘 발락(독일)과 안드레 아르샤빈(러시아)도 14대 1을 받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직 한 골씩 밖에 넣지 못한 클로제와 토레스도 각각 25대 1의 확률을 받았단 것이다. 그들의 폭발적인 득점력 때문인지 둘은 계속 후보군에 이름을 넣고 있다. 만약 이들이 준결승에서 멀티골을 성공시킨다면 더욱 재밌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점차 흥미를 더해가며 마지막 지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유로 2008의 우승팀과 득점왕 레이스.
'여러분이 도박사라면 어디에 거시겠습니까?'

 [사진= (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독일 (아래) 유력한 득점왕 후보 다비드 비야(스페인) (C) 유로 2008 공식홈페이지]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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