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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 업 V] 남자배구, 레프트 자리가 절실하다

기사입력 2008.06.22 17:37 / 기사수정 2008.06.22 17:3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 FIVB 월드리그 남자배구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을 보면 될 듯 될 듯 하면서도 마지막 한발을 넘지 못하고 계속 무너졌습니다.

세계배구의 강호인 러시아와 이탈리아에게 이긴다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해도 지금까지 당한 4연패의 과정을 보면 조금만 잘했다면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는데 계속 역전패를 당하니 배구 팬들로서는 참으로 애석한 일입니다.

지난 92년 월드리그에서 이탈리아를 격파한 이후, 16년 만에 이탈리아를 이길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두 번이나 놓쳤습니다.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역전패 했으니 참으로 아쉬운 일이지요.

왜 경기 초반엔 줄곧 잘하다가도 경기 후반에 들어서면 무너지는 가에 대해 많은 배구 팬들이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비단 이탈리아와의 경기가 아니라 다른 배구 강국들과 경기할 때에도 고스란히 나타나는 점은 바로 서브의 강도에서 승패가 좌우된다는 것입니다.

초반에 러시아나 이탈리아 선수들이 서브의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범실을 계속하지만 이내 경기가 점점 진행되면서 강서브의 성공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일례로 경험 많은 감독과 2명의 전력분석관에 의해 한국 팀에서 서브리시브에 극도로 취약한 신영수와 김요한에게 집중적으로 서브를 넣는 전술을 구사했습니다. 여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리시브의 난조가 한국 팀의 페이스를 경기 후반으로 진행될수록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게다가 실시간 전력 분석을 통해서 한국 공격수들의 공격 루트와 세터의 경기운영을 3세트로 들어설 때쯤이면 상당히 익숙하게 읽어내고 있었습니다. 매번 국제대회에서 한국배구가 간발의 차로 다른 팀들을 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분석되는 데이터를 통한 감독의 적절한 전술 지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국남자배구가 서브와 리시브, 그리고 블로킹에서 많은 약점을 노출하고 있는 점은 이미 드러난 상태지만 국제적으로 경쟁할 만한 레프트 공격수가 없다는 것도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한국대표팀에서 국제대회에 출전해 어느 정도 통하는 레프트 공격수는 이경수(LIG 손해보험)밖에 없습니다. 21일과 22일에 벌어진 대 이탈리아 전에서 신영수(대한항공)와 김요한(LIG 손해보험)은 나름대로 활약해줬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너무 범실이 많았고 경기의 흐름을 타고 올라갈 중요한 시점에서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2일 벌어진 이탈리아와의 2차전 중, 한국팀이 내리 패한 3세트부터 5세트까지는 모두 똑같은 흐름으로 이어졌습니다. 경기 초반에 이탈리아는 강하지 않아도 목적타 서브를 지속적으로 신영수와 장광균(대한항공), 그리고 김요한에게 집중적으로 구사했습니다. 그리 강한 서브가 아니어도 한국의 레프트 선수들 모두는 리시브에서 심한 난조를 보였습니다. 그 기회를 틈탄 이탈리아의 반격이 성공됨에 따라 초반부터 많은 점수 차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초반에 벌어진 4~5점 차의 점수는 세트가 끝날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졌습니다. 게다가 비록 신영수가 이탈리아와의 2차전에서 20득점을 올리며 나름대로 분전했지만 이에 반해 10개가 넘는 범실도 기록했습니다. 특히 범실의 대부분이 가장 중요한 고비 처에서 나왔다는 점은 신영수 자신에게나 한국대표팀에 있어서도 보완되어야할 부분입니다.

5세트에서 한국이 9-15로 패한 상황을 유심히 분석해 보면 신영수가 서브범실과 공격범실을 저질러 이탈리아와 한국은 3점 이상이 벌어졌고 김요한과 신영수의 리시브 불안으로 2점이 벌어졌습니다. 결국 한국 레프트 진의 리시브 불안과 공격범실이 잡을 수 있었던 경리를 놓치게 된 결정적인 패배 요인이 되었습니다.

남자대표팀 감독으로 새롭게 선임된 신치용(삼성화재) 감독 대신 이번 이탈리아 전까지 벤치를 이끌고 있는 서남원 감독대행은 국제대회를 통해서 얻게 된 큰 교훈은 탄탄한 기본기와 강한 서브라고 말했습니다. 대표팀의 레프트를 이끌고 있는 신영수와 김요한은 기본기가 중요할 자리인 레프트 선수로서 국제적인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올림픽예선전부터 대표팀에 참가하고 있는 장광균은 보다 많은 국제대회 경험을 통해서 국내리그와는 차원이 틀린 국제무대에 적응해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차세대 한국 레프트 유망주로 대표팀에 합류한 박준범(한양대) 역시 모든 면에서 성장해야할 단계에 있는 선수입니다. 그나마 국제대회에서 통하는 선수는 리베로인 여오현(삼성화재)과 라이트 주포 문성민(경기대)입니다.

한국남자대표팀이 보다 강한 전력을 보유하려면 레프트 대각에서 꾸준하게 포인트를 내줄 수 있고 여기에 안정적인 리시브와 빠른 공격을 할 수 있는 레프트의 발굴이 중요한 과제입니다.

공격분담이 많은 라이트 포지션이 그 팀의 주포로 활약하는 게 현대배구의 추세이지만 공수주에서 균형을 가져갈 수 있고 레프트 대각에서 결정적인 포인트를 내줄 수 있는 레프트의 자리는 팀 전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경수를 제외하면 국가대표로 뽑힐 레프트 선수가 신영수와 김요한, 그리고 현대캐피탈의 송인석 밖에 없다는 점이 현 한국배구의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감독과 장기적으로 2010년 아시안게임과 2012년 올림픽 예선전을 지금부터 대비해가려면 경쟁력 있는 레프트 요원을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사진 = 김요한 (C) 김금석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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