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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②] 김창완 "산울림이 전설? 전설되기 참 쉽네요. 하하"

기사입력 2017.04.12 11:01 / 기사수정 2017.04.12 11:01



[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과거 이야기를 하니 '록밴드의 전설'로 불리는 산울림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지난 1977년 1집 앨범 '아니 벌써'로 데뷔 후 대중과 만난 산울림(김창완, 김창훈, 故 김창익)은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으로 등장과 동시에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니 벌써'를 시작으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청문 넘어 어렴풋이 옛생각이 나겠지요' '빨간 풍선' '가지마오' '청춘' '회상' ' 너의 의미' 등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수많은 명곡들을 남겼다. 

특히 산울림은 1970년대에 혜성처럼 등장해 창의성이 돋보이는 음악들로 이전과는 다른 색다른 록 음악을 선사했고, 자연스럽게 산울림은 '록밴드의 전설'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됐다. 이에 김창완은 "전설이 이렇게 쉽게 만들어지는구나"라며 웃었다. 

이어 김창완은 요즘 젊은 친구들이 옛날 음악을 찾아 듣고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에 대한 이유를 "외로움 때문"이라고 말했다. "외로움이 옛가요를 찾는 현상으로 나타나는건지도 모르겠어요. 회상이 주는 친근함이랄까. 그리고 산울림의 노래가 리메이크 되면서 산울림이 재조명을 받기도 하는데 그것은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소중한 가치를 스스로 발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면서 산울림의 노래가 혹시 참고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찾아 듣는 거죠. 그건 산울림의 재발견이 아니라 자기 안에 내재 돼 있던 미의 발견이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명곡을 탄생시켰던 산울림이기에 새로운 음반으로 대중과 만날 계획은 없는 것인지도 궁금했다. 그는 "곡을 담아서 앨범을 내야겠다는 계획은 없지만 곡 작업은 꾸준하게 하고 있어요. 시간이 되면 그 곡들이 쌓이게 되겠죠. (작업 중인 몇 곡의 노래들을 들려준 후) 노래는 얼마든지 많이 있어요. 여러분들이 저한테까지 스포트라이트를 안 비춰줘서 그렇지"라고 농담을 던지며 특유의 환한 미소를 지었다.



특히 김창완은 요즘 유행하는 음악, 쉽게 말해 아이돌 음악 같은 것은 일절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남다른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요즘 것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 요즘 음악들을 들으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음악적인 무언가로 인해 좀 더 색다른 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김창완은 오히려 반대의 생각을 드러냈다. 

"최근에 나온 어떤 음악을 들어야 음악적으로 더 감수성이 발달하고 세련된 감흥이나 그런 것들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주 옛날 음악인데도 들으면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것이 있고, 아주 최근에 만들어진 음악인데도 아무런 감흥이 없는 경우가 있잖아요. 다른 경험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에 부정적인 편이예요. 그런식으로 문화가 마구 생산되고 소비되는 것이 낭비하고 생각이 들거든요. 많은 경험을 하면 감수성이 풍부해진다기보다 오히려 반대로 더 둔해질 수 있다고 봐요." 

특히 요즘엔 추억의 가수들이 노래를 하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주목을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김창완은 얼마 전 '아침창'에 출연했던 구자명과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근 구자명은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저는 '복면가왕'을 안 봐서 잘 모르지만 가면 같은 것을 쓰고 노래를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구자명에게 '나도 가면 쓰고 나가서 노래 할 수 있는거냐'고 했더니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금방 들통일 날거라면서요. 사실 아직 대중이 저를 어떤 자리에서 만나고 싶어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페스티벌과 같은 그런 공연은 편안한데 조금이라도 다른 옷을 입으라고 하면 못 입겠어요. '왜 내게 이런 옷을 입으라고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색하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그런 욕심은 있어요. 젊은 친구들이 '저희 엄마가 팬이예요'라면서 사인을 받지 않고 '제가 팬이예요'라고 사인을 받으러 오는. 하하하" (인터뷰③에 이어)


nara777@xportsnews.com / 사진 = SBS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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