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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8] '9골' 플라티니, 그를 향한 도전의 역사

기사입력 2008.06.06 22:20 / 기사수정 2008.06.06 22:20

전성호 기자

[사진= 프랑스의 축구 영웅 플라티니(왼쪽) (C) 유로 2008 공식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프랑스의 축구 영웅 미셸 플라티니는 유로 84에서 무려 9골을 뽑아내며 프랑스의 통산 첫 유로 우승을 이끌었다. 이 전무후무한 기록은 플라티니에게 지금까지도 단일 대회 최다 골 기록과 통산 최다 골 기록이란 두 가지 명예를 동시에 선사하고 있다. 유로 2008을 앞두고 여러 골잡이들이 득점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플라티니의 기록 이후 월드컵과 유로에서 6골 이상을 기록한 득점왕은 2002년 월드컵의 호나우두(브라질, 8골)가 유일하다. 이런 점에서 플라티니의 단일 대회 최다 골 기록 경신은 이번 대회에서도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통산 최다 골 기록은?

잉글랜드의 전설적 스트라이커 알란 시어러는 유로 96과 2000에서 총 7골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네덜란드의 파트릭 클루이베르트는 유로 2000 8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5골을 몰아쳤지만 유로2004에서는 루드 반 니스텔루이(네덜란드)에 밀리며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해 끝내 통산 6골에 머물고 말았다. 베르캄프(네덜란드)와 지단(프랑스) 역시 세 번의 유로에 나왔지만 각각 4골, 5골을 기록하며 플라티니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했다.
 
베테랑들의 도전

현재 플라티니의 아성에 도전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5골을 기록 중인 티에리 앙리(프랑스), 밀란 바로시(체코), 누누 고메스(포르투갈), 그리고 4골을 기록 중인 헨리크 라르손(스웨덴), 반 니스텔루이를 들 수 있다.

고메스는 유로 2000에서 4골을 뽑아내는 활약을 보였지만 유로 2004에선 한 골에 그쳤다. 사실 고메스가 폭발적인 득점력의 소유자는 아니며 우구 알메이다와 원톱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의 기록 경신 가능성은 작은 편이다. 마찬가지로 지난 대회 득점왕 바로시는 클럽 무대에서 잦은 이적과 임대를 거치며 부진에 빠져왔고, 네드베드의 은퇴와 로시츠키의 부상으로 팀에 확실한 플레이메이커가 없는 상황에서 그가 지난 대회만큼의 득점포를 가동시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스웨덴 대표팀에 또 다시 긴급 호출된 라르손은 유로 2004 당시에도 스웨덴이 극심한 골 가뭄을 겪자 은퇴를 번복하고 전격 대표팀에 복귀, 3골을 넣으며 이탈리아를 제치고 팀의 8강 진출을 견인했었다. 이런 그의 전력을 볼 때 이번 유로 2008에서도 해결사의 면모를 보이며 의외의 득점 행진을 펼칠 수도 있겠지만, 역시 스웨덴의 조별예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그의 기록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앙리 vs 반 니스텔루이

결국 가능성이 가장 큰 쪽은 '라이벌' 앙리와 반 니스텔루이다.

비록 바르셀로나 이적 후 상대적으로 부진에 빠졌고 프랑스가 '죽음의 C조'에 속해있다는 것이 변수이긴 하지만, 앙리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다. 유로 2008 예선에선 6골로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바르셀로나에서와는 달리 대표팀에선 그가 익숙한 최전방 공격수의 자리에서 뛸 수 있는 것도 득점포 가동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한다. 그러나 만일 프랑스가 조별예선에서 탈락한다면, 그는 플라티니의 위대함을 증명하는 또 하나의 조연이 될 뿐이다.

반 니스텔루이는 유로2004에 출전하며 4골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네덜란드 부동의 원톱으로서 골 폭풍을 몰아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시즌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부상으로 결장했던 와중에도 22경기 16골을 기록하는 등 여전한 골감각을 과시했다. 만약 그가 지난 대회만큼의 활약만 보여준다면 앙리를 제치고 이번 대회 득점왕과 통산 득점왕을 모두 석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네덜란드 역시 프랑스와 함께 '죽음의 C조'에 속해 있기 때문에 기록 경신이 만만치 않다.

통상적으로 '죽음의 조'에 속한 팀들은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위해 공격보다 수비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득점이 많이 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의 기록 경신과 득점왕 도전에 장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시작되어 프리메라리가에서 유로 2008까지 이어지는 두 스트라이커의 득점왕 경쟁은 벌써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유망주들의 야망

앞에서 거론한 베테랑 공격수들은 모두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이번 유로 2008이 그들에겐 통산 최다 골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반면에 먼 미래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사실 플라티니의 기록에 더 가까운 이들은 기존의 베테랑들이 아닌 어린 유망주들, 그 중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듀오(멀지 않아 그렇지 않게 되겠지만) 웨인 루니(잉글랜드)-크리스티아노 호날두(포르투갈)다. 루니는 지난 유로2004에서 18살의 나이로 네 골을 성공시켰고 호날두 역시 2골을 성공시켰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이제 겨우 22살, 23살이란 사실이다. 올 시즌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며 이번 대회 강력한 득점왕 후보로 떠오른 호날두는 유로 2008을 통해 루니를 제치면서 기록 달성의 가능성을 더욱 크게 만들 것이다. 루니는 잉글랜드의 조별 예선 탈락으로 비록 이번 유로에 나오지 못했지만 앞으로 두 번 정도의 기회가 더 있을 것이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또한, 유로대회에는 첫 출전하지만 가공할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페르난도 토레스(스페인)와 카림 벤제마(프랑스), 마리오 고메즈(독일) 역시 이번 대회가 끝나면 대기록에 도전할 또 하나의 후보군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어린 선수들이 훗날 역사가 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Boys, Be ambitious!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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