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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엄현경 "'피고인', 고구마 드라마란 생각 못 했다"

기사입력 2017.04.01 10:04 / 기사수정 2017.04.01 10:05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피고인'은 지성-엄기준이라는 두 배우의 열연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인기의 바탕에는 극을 탄탄하게 받쳐주는 조연들이 있었다.

엄현경은 극 중 차선호(엄기준 분)의 아내이지만 그의 쌍둥이 동생 차민호(엄기준)와 결혼 생활을 이어가는 다소 복잡한 나연희 역을 맡았다. 저런 상황이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극적인 설정이었지만 엄현경은 설득력 있는 연기로 극의 흡인력을 높였다.

사랑하는 남자친구랑 헤어지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그의 형과 결혼한 나연희(엄현경). 이후 남편을 죽이고 자신앞에 남편 해세를 하며 나타난 남자친구이자 시동생과의 아슬아슬한 결혼생활 이어갔다. 이 황당하고 기구한 삶을 직접 연기한 엄현경은 이해할 수 있었을까.

"어려운 설정이라 작가님께 많이 물어보며 연기를 했다. 작가님께서 연희와 민호는 3~4년을 사랑한 커플이고,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선호를 택했지만 연희의 마음에는 계속 민호가 있었다고 설명해주셨다. 이후 그 감정을 계속 가지고 갔다. 연희가 선호에게 가지고 있던 마음은 복수심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연희의 목적은 복수였다. 독하게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엄현경에게 '피고인'은 엄기준과의 호흡 그 자체였다. 극 중 차민호, 차선호로 1인 2역을 소화하는 엄기준의 상대역으로 거의 모든 등장 신에서 엄기준과 함께 연기했다. 소름돋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은 엄기준, 그의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떨까.

"엄기준 선배님이 워낙 연기를 잘 하시다보니, 같이 연기를 하면서도 나와 차이가 크다는게 느껴지더라. 연기를 보면 화면에서 내가 없는 것 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원래는 낯을 많이 가려서 상대 배우에게 질문도 잘 못한다. 바쁜 와중에 민폐일까봐. 그런데 엄기준 선배님께는 많이 물어봤고, 또 잘 설명해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 엄기준은 차민호와 180도 다른, 정 반대의 캐릭터라고. "목소리 자체가 하이톤이신데, 특유의 톤이 있었다. 현장에서 다들 차민호가 아닌 엄기준의 성대모사를 하곤 했다. 또 아들 은수랑도 애들처럼 싸웠는데, 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었다"며 드라마와 다른 촬영 현장의 즐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피고인'이지만 '고구마 드라마'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많은 시청자들이 차민호의 끝없는 악행과 박정우(지성)의 억울한 상황에 답답해했다. 그러나 엄현경은 '피고인' 전개가 느리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대본을 받아 볼 때는 그런 평은 예상하지 못했다. 오히려 박진감 넘친다고 생각한 대본이었다. 너무 빨리 복수가 이뤄지면 드라마가 끝나지 않나. (웃음) 나도 촬영하면서 빨리 차민호 뒷통수를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까지 배신을 안하길래 나도 차민호와 한패로 끝이 나는 건가 걱정했는데 결국에는 쳐서 다행이다."

나연희는 어쨌든 차민호의 편에서 있던 인물이기에 박정우의 시련에도 일조했지만, 결국 정우의 복수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 정우를 연기한 지성과는 '피고인' 촬영 막바지에서야 이뤄졌다.

"지성 오빠가 아닌 박정우랑은 마지막에서야 처음 만났다. 그때 지성 오빠가 '힘들진 않았아? 내가 볼 때 너 원래 성격은 이게 아닌데, 힘들 것 같더라'고 말해주는데, 알아봐줘서 너무 행복했다. 그 순간 연희에서 엄현경으로 돌아와 '네, 제가 너무 힘들고 답답했어요'라고 토로하게 되더라."

또 지성은 공항에서 차민호를 배신하고 나연희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찍을 땐, 나연희의 감정선까지 꼼꼼하게 분석하고, 지도해주며 도움을 줬다고. 지성의 조언에 엄현경의 연기가 더해져 공항신은 17회 방송 중 분당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엄현경에게 많은 걸 남긴 작품 '피고인'. 정작 작품의 성공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감추려 했다. "'피고인'이라는 장르 드라마를 해서 영광이다. 나보다는 선배들이 다 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피고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너무 죄송할 정도로 선배들이 잘해주신 것. 잘했다는 성취감보다 부족한 부분을 알았으니 채워가야한다는 기분으로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다."(인터뷰②에서 계속)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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