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정지영 인턴기자] 방송인 로버트 할리가 구수한 입담으로 청취자들을 사로잡았다.
29일 방송된 SBS 러브FM '윤형빈 양세형의 투맨쇼'에는 로버트 할리가 출연해 입담을 뽐냈다. 로버트 할리는 등장과 함께 특유의 부산 사투리로 "(은평구) 증산동에서 온 하일입니더"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대중에게 로버트 할리가 익숙하지만, 그의 한국 이름은 하일. 할리는 "아무렇게나 불러주세예"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DJ 양세형은 로버트 할리를 보자마자 그를 상징(?)하는 뚝빼기 광고를 언급하며 "한 뚝배기 하실래예"라고 추억을 소환했다. 할리는 "그게 벌써 5~6년 전이다. 그 이후로 뚝배기를 사랑하게 됐다"며 자신의 배를 가리키며 "그래서 이렇게 불룩 나왔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구수한 뚝배기 광고 만큼 구성진 사투리를 자랑하던 로버트 할리는 '모국어'인 영어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전했다. 할리는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미국에 있기 때문에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데 나는 한국에 있어서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다 까먹었다"며 얼마 전 공항에서 있었던 일을 언급했다.
그는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받았는데 내가 외국인의 얼굴을 하고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있으니까 질문을 많이 하더라"며 "너무 추궁을 하니까 답답해서 영어 단어가 생각이 안 나더라. 그래서 '통역할 사람 없어예'라고 외쳤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아내는 한국인이지만 미국 영주권자고, 나는 한국으로 귀화했다"며 "공항에서 아내가 외국인 쪽에, 내가 자국인 쪽에 선다. 외모와는 정반대라서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할리는 한국인의 시선에서 외국인 방송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던 중 샘 해밍턴과 샘 오취리에게 삐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정말 나쁜 녀석들이다"고 운을 뗀 뒤 "얼마 전 샘 해밍턴이 우리 동네인 은평구로 이사왔다"며 "그런데 나를 한 번도 안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동네에서 치맥을 자주 먹는데 샘 오취리만 부르고, 나는 한 번도 안 부른다"고 토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로버트 할리가 좋아하는 외국인 방송인은 누굴까. 할리는 '제2의 할리'로 방송인 사유리를 꼽았다. 그는 "방송에서 보는 그대로다"며 "이다도시처럼 말이 많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연예인들과의 친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할리는 평소 친하기로 유명한 배우 이준기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주 오래전부터 친하게 지낸 동생이다. 내 팬클럽 회원이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 달 전에 만나 밥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이준기와 잠시 한 집에 살았던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예전에 준기가 서울에 놀러와서 3일 정도 우리집에 머물렀다"며 "그런데 3일이 2주가 되고, 한 달이 됐다. 안 내려가더라. 결국 세 달을 있었다"고 웃었다.
1시간 내내 유쾌한 입담과 옆집 아저씨 같은 매력으로 청취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 로버트 할리는 "다음에 또 놀러오겠다"며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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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기자 jj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