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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미래, 공격 포인트 '증강'에 달려

기사입력 2008.05.23 11:35 / 기사수정 2008.05.23 11:35

서경훈 기자



[엑스포츠뉴스=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첼시가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맞붙은 2007/08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박지성(맨유)은 18인의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경기는 1-1 무승부로 120분을 치른 후 맨유가 첼시를 승부차기에서 6-5로 꺾고 정상에 올랐지만 박지성이 입고 있던 것은 맨유의 유니폼이 아닌 정장이었다. 한국과 아시아의 축구팬들은 박지성이 결장하자 큰 실망감을 표했고 특히 새벽잠을 설쳐가며 박지성의 출전을 기다렸던 한국 팬들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냉정히 살펴보자면, 박지성의 출전이 좌절되었던 것은 퍼거슨 감독의 전술적 선택이었고, 현재까지 좋은 기량을 보였지만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오언 하그리브스의 컨디션이 좋았으며 멀티 플레이어적인 성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는 점도 박지성의 결승전 출전을 제한한 원인이 되고 있다.

박지성은 체력이 뛰어나고 왕성한 활동량을 자랑하며 멀티 플레이어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맨유에는 박지성뿐만 아니라 멀티 플레이어적인 성향을 갖춘 선수들이 많다. 중앙과 측면을 고루 소화할 수 있는 하그리브스는 좋은 컨디션으로 퍼거슨 감독의 선택을 받았고, 벤치 명단에 들어온 존 오셔와 대런 플레처도 멀티 플레이어적인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결국, 박지성의 컨디션이 퍼거슨 감독의 변칙 전술을 만들어냈던 하나의 원인이었다.

박지성의 경쟁자로는 동일 포지션인 라이언 긱스와 루이스 나니와 함께 카를로스 테베즈도 있다. 포지션 경쟁에서는 이들을 주요 경쟁자로 꼽을 수 있다. 긱스는 맨유를 대표하는 선수이고 나니는 '제2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로 지목받는 선수이며, 테베즈는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힘과 왕성한 활동량, 골 결정력이 있다.

박지성은 체력과 활동량은 뛰어나지만 기술과 골 결정력 면에서는 더 많은 향상이 요구되는 선수이다. 점점 좋아지고 있는 측면이지만 이것이 좋아지는 속도가 더욱 빨라져야 한다. 그래야, 맨유에서의 험난한 포지션 경쟁을 이겨낼 수 있다. 이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영입될 선수들 가운데서도 박지성의 경쟁자가 있을 수 있다. 그야말로 험난한 경쟁의 연속이다.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부상이 없어야 하며, 기술과 골 결정력을 체력과 활동량의 수준과 동등하게 만들어내는 부분이 중요하다.

아직까지 그 부분에서 박지성은 많이 부족하다.

기술과 골 결정력의 향상, 이것과 연결되는 부분이 바로 적극적인 슈팅력과 공격 포인트의 수다. 박지성은 슈팅을 많이 아끼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아낄 때 아끼더라도 슈팅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슈팅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적극적으로 슈팅을 하다 보면 분명히 공격 포인트도 늘어난다. 박지성은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를 늘려야 한다.

2005/06시즌 1골(이하 정규리그 기준, 칼링컵 1골), 2006/07시즌 5골, 2007/08시즌 1골. 2006/07시즌과 2007/08시즌의 경우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출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린 공격 포인트지만 부족한 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출장 기회를 갖고 공격 포인트를 늘려가면서 강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격 포인트는 험난한 주전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이기도 하다. 긱스는 맨유를 대표하는 선수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도 강한 모습을 보인다. 나니 또한 플레이 스타일과 팀 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한다는 지적 속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베즈는 주전 공격수로 꾸준히 출전하며 중요한 순간에 골을 터뜨리며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내는 등 많은 골을 터뜨리고 있다. 박지성도 맨유의 험난한 경쟁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공격 포인트로 어필을 해야 한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박지성은 좋은 활약을 보여왔으며 2007/08시즌의 경우 미들즈브러와의 원정경기에서 웨인 루니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2-2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박지성은 꾸준하게 향상되고 있다. 장기간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출전이 좌절되었지만 박지성의 기술과 골 결정력의 향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되고 있다. 더러 기회를 놓친 시간도 있었지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8/09시즌 맨유는 더욱더 험난한 시즌을 겪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박지성은 맨유에 결정적인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기여도는 높았지만 그 수준으로 보이는 곳에서의 기여도도 높여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기술과 골 결정력의 향상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지만 그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서 박지성의 장점이 더욱 빛나도록 해야 한다.

박지성의 미래는 공격 포인트의 증강에 달려 있다. 계속해서 향상되고 있고, 자기관리도 철저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출전 기회를 얻으면서 팀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박지성 자신의 향상 되고자 하는 더 강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

직접적인 공격 포인트의 향상이 박지성에게 가장 중요하다. 이타적인 플레이 스타일 속에서 너무 이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적극적으로 기회를 만들어내고 마무리 짓는 스타일의 추구와 이타적 플레이 스타일간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것이 박지성을 다시 한 번 성공으로 이끌어내는 길이다.

좀 더 결정적인 순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높이는 힘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공격 포인트의 증강이 급선무이다. 그리고 그라운드에서는 보이는 곳에서의 자신의 가치를 더욱더 높여라.

그렇게 된다면 박지성이 최고의 무대에서 기회를 얻게 될 순간이 올 것이다. 21일 모스크바에서처럼 정장을 입는 것이 아닌, 미래에는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모습을 드러낼 박지성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서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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