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고소영이 말했다. "왜, 그 남미 스타일로 생긴 애 있잖아요."
이 한마디로 배우 허은정은 극 중 이름인 손유경보다 '남미 스타일'로 불리게 됐다. 작품에서 아직 미스터리한 베일에 쌓여 있는 만큼, 이름보다 더 강한 임팩트의 별명으로 시청자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
현재 방영되고 있는 KBS 2TV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는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주인공 심재복(고소영 분)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최근 매회 소름끼치는 반전과 미스터리로 둘러싸인 사건들로 점점 호평을 받고 있다.
허은정은 '완벽한 아내'에서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임세미(정나미)의 중학교 동창 역으로 나와 심재복의 주위를 맴도는 손유경 역을 맡았다. 극에서 계속해서 의혹과 궁금증을 증폭시키는 역할. 허은정은 어떻게 손유경 역을 선택하게 됐을까.
"'어떤 배역이든 하고 싶다'는 마인드로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유경이 역에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어떤 사연을 가지고 그런 미스터리한 행동을 하는 건지 궁금했거든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어떤 역이든 상관 없냐'고 물으셔서 '어떤 것이든 잘할 수 있다'고 답했는데 바라던 유경 역이 배정돼 정말 좋았죠."
왜 손유경 역이 좋았냐는 질문에 허은정은 "사건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역할이라는 것에 끌렸어요"라며 눈을 빛냈다.
오랜만의 정극 촬영이라 허은정은 첫 촬영에 실수도 했다.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바닥을 보고 대사를 치는 실수를 범한 것. 다행히 현장 스태프들과 선배들의 배려로 긴장을 풀고 촬영할 수 있었다고.
손유경은 주로 대사보다는 눈빛, 몸으로 표현하는 연기를 한다. 아직 연기 분야에서 신인 딱지를 떼지 못한 허은정이 가장 중점으로 뒀던 것은 무엇일까.
"배역이 미스터리해보여야 한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말이 많거나 행동이 많은 캐릭터라면 성격을 드러내기가 쉬운데 유경이는 베일에 감춰져 있는 캐릭터라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었죠. 그래서 눈빛이나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눈빛연기만 해야할 때면 대사를 만들어서 속으로 생각하곤 했죠."
손유경은 극 중 청소를 하다 넘어지고, 고소영과 부딪히는 등 아파하는 장면이 유난히 많다. 특히 최덕분(남기애)에게 장갑으로 맞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의 걱정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장면.
"보기에는 되게 아파보이는데 선배님께서 안 아프게 때려주셨어요. 감독님께서는 제가 맞는 액션을 잘한다고 칭찬도 해주셨어요. 소리 들어가는 부분에서는 선배님 손목을 치셔가지고 빨개지셨어요. 그거 보고 너무 놀랍고 존경스러웠어요. 작품 속과 달리 실제 모습은 정말 다정하세요."
극 초반이라 아직 그렇게 많은 장면을 촬영하지는 않았지만 고소영의 대사 덕에 '남미 스타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앞서 언급한 남기애에게 맞는 신 이후 심재복과 강봉구(성준)를 만난 손유경이 멍이 든 채로 등장하자 한 누리꾼은 "'남미 스타일' 안 죽어서 다행이다"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허은정은 이 댓글을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로 꼽았다.
"'남미 스타일'이라는 별명으로 기억해주시고 언급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죠."
am8191@xportsnews.com / 사진=서예진 기자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