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지난해 여심을 충분히 흔들어 놓은 김래원이 이번에는 남심을 뺏으러 온다.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김래원은 솔직하게 '프리즌'에 대해 입을 열었다.
22일 전야개봉한 영화 '프리즌'은 남성들을 사로잡을 요소가 충분한 영화다. 김래원의 '해바라기'나 '미스터 소크라테스' 같은 진한 남성미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김래원은 '프리즌'을 통해 지난해 SBS '닥터스'를 통해 보여줬던 능글맞고 달콤한 홍지홍을 내려놓고 만만찮은 괴짜로 변신한다.
'닥터스'를 통해 자신보다 어린 박신혜, 이성경, 윤균상 등 후배들과 호흡을 주로 맞췄던 그는 이번에는 한석규와 마주했다. 오랜시간 '낚시친구'로 함께 해온 선배와의 만남은 그에게 새로운 에너지를 줬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사이답게, 한석규와 김래원이 '프리즌'을 통해 선보이는 연기 호흡은 처음의 그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교도소를 하나의 제국처럼 만들어 군림하는 익호와 그의 곁을 지키는 유건으로 더할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김래원이 먼저 꺼낸 이야기는 한석규의 '배려'였다. 처음 '프리즌' 캐스팅 당시 한석규가 김래원을 추천했지만, 한석규가 따로 김래원에게 해당작품을 추천하지는 않았다. 김래원에게 행여나 부담이 되거나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데 방해가 될까 우려했기 때문. 김래원은 "영화사에 의사를 전달하기 전 한석규가 며칠 전에 알았다. 낚시를 가서 이야기를 내가 했었다. '잘했다'고 하시더라"며 당시 한석규의 말을 흉내냈다. 이어 "하지만 영화사에 그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더라. 모른 척 하셨다. 매사에 신중하게 배려를 해주신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 현장도 다 너무 좋았다. 한석규라는 기둥이 있기에 그런 분위기가 된 것 같다"며 "같이 죄수복을 입고 농구내기도 하고 낚시도 가고 했다"며 촬영 현장의 큰 어른이었던 한석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나현 감독 또한 신인감독인 자신을 배려해준 한석규에게 수 차례 고마움을 피력했던 터.
김래원은 "한석규와 언젠가는 할 줄 알았다. 7,8년 전부터 '우리는 언제 만나냐'고 했었다. 나도 말은 안했지만 속으로 넌지시 생각하곤 했었다. 기회가 돼서 만났고 좋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낚시터에서는 같이 취미생활 할 때 편하다. 자다가 일어나면 '형'이라고도 한다. 아주 가까운 형처럼 대한다. 일터에서는 선배님이라고 존칭한다. 다른 분들이 보시기 불편할 수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두 사람은 낚시를 통해 친분을 쌓았다. 김래원에게 낚시는 '비워내는 과정'이다. 한석규와 김래원은 민물에서 주로 낚시를 즐긴다. 새벽안개가 자욱한 호숫가에 앉아 함께 붕어를 낚는 식이다. 한석규의 콧노래가 더해진 고즈넉한 분위기는 김래원에게 힘을 준다.
김래원은 "낚시를 하다 줄이 엉키거나 꼬이면 나는 바로 끊어내고 다시 한다. 한석규는 '아 그거 왜 끊어, 비켜봐'라며 본인 낚시는 하지 않고 30분동안 그걸 풀어주신다(웃음). 클래식하고 오래된 그런 걸 좋아하신다. 가방도 오래된 걸 수리해서 쓰시고 의자도 맥가이버처럼 고치신다"고 덧붙였다. 영화 속에서 한석규가 직접 방어 회를 뜨는 장면에 대해서도 "나는 회를 뜰 줄 알지만 한석규는 못한다. '나 어떻게 해' 하시면서 연기한 뒤 '으'하시더라(웃음)"며 뒷이야기도 전했다.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김래원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도 "흐름에 맞춰가야한다"며 다소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고집부리는 것은 미련한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 거는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맞는 연기를 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참 부끄럽다(웃음)"면서도 "잘하고 못하고를 따질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던 것 같다.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태도나 마음가짐도 그렇고 작품을 보는 눈도 그렇고 풀어가는 방식도 그렇고 깊어지고 넓어졌다"고 조심히 말을 이어갔다. 가령 아무 것도 몰랐던 과거에는 액션신을 찍을 때 서너번씩 의식을 잃을 정도로 임했지만, 이제는 에너지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분배해서 제안하는 방법을 생각한다.
그는 "매 영화를 할 때마다 그 풀어가는 방식은 다 다르더라. 선장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나현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로도 이름이 있고 영화 일을 오래 하셨지만 입봉작이시다보니까 오히려 쿨하게 많이 마음을 열고 계셔서 소통하는데 더 좋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래원은 '프리즌'에 대해 "통제 받아야 할 사람은 죄수들인데 여기서는 반대다. 교도관들이 통제하고 돈을 수십억씩 만들고. 그런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그걸 사실적으로 담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며 "관객 욕심도 안낼 필요는 없지 않냐"고 미소를 띄웠다. 실제 교도소를 배경으로 음산하고 싸늘한 기분을 온전히 담아냈음을 강조했다. 또 "의사가운을 벗고 두 닥터가 죄수복을 입고 만난 점이 가장 큰 볼거리 요소일 거 같다"며 관객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프리즌'은 지난 22일 전야개봉, 현재 절찬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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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