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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괴물' 이영호, 그의 활약으로 짚어보는 E-Sports

기사입력 2008.05.16 13:37 / 기사수정 2008.05.16 13:37

장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준영 기자] 지난 5월 14일 KTF 매직엔스의 '어린 괴물' 이영호는 2시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리그 5주차 경기에서 허영무(삼성전자 칸)를 꺾고 팀에 선취 승을 안겼다. 

그리고 그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 열린 'EVER 스타리그 2008' 조별리그 경기에서 김준영(CJ 엔투스)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박카스 스타리그 2008'에서 최연소 우승을 거둔 후 거침없는 상승세로 스타크래프트계를 평정하고 있다.

이미 공식전 10연승을 거두며 박태민(SK T1)이 가진 최다 연승(15연승) 기록도 넘어설 기세다. 그전까지 번번이 고비에서 송병구(삼성전자 칸)에게 막히며 고배를 마셨던 이영호였지만 곰TV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박카스 스타리그에서 연거푸 송병구를 꺾고 우승을 거뒀다. 


최근에는 윤용태(한빛 스타즈)와 허영무를 상대로 경기 중반까지 정찰도 하지 않는 플레이로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며 승리를 거뒀다. 한 편에서는 이미 새로운 본좌가 나타났다고 하고 있고, 완성형 테란이 등장 했다고 하고 있다.

대회를 거듭 할수록 깨지는 최연소 우승자 기록

지난해 MSL에서 '본좌' 마재윤을 꺾으며 화려하게 우승한 '혁명가' 김택용(SK T1)도 1989년생이다. 당시 최강자였던 마재윤(CJ 엔투스)도 1987년생이다. MSL 최연소 우승 기록이 있는 '롬멜테란' 박성균(위메이드 폭스)은 1991년생이며, 그를 꺾은 최강의 저그 '폭군' 이제동(르까프 오즈) 또한 1990년생이다. 

모두 1992년생인 이영호보다는 나이가 많지만 아직 어린 나이임이 분명하다. 심지어 현재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는 선수 중에 1994년생 프로게이머도 있다. (위메이드 폭스 소속 전태양) 앞에 열거된 선수들 외에도 많은 선수가 비슷한 연령대에 있지만 위에 열거된 선수들은 우승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신한은행 스타리그 2006'에서 우승한 '괴물' 최연성 (1984년생 당시 24세-은퇴)이 가지고 있는 최고령 기록이 2년이 넘도록 깨지지 않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현상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선수들도 나이를 먹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최고령 프로게이머 기록도 경신되고 있다. 최고령 게이머인 '황제' 임요환(1981년생-공군 ACE) 조차도 우승은 23세 이후 없다. 이렇듯 최고령 기록은 답보 상태에 있는데 반해 최연소 우승은 대회가 거듭할수록 깨지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가장 선호하는 장래희망 '프로게이머'-그 제도적 뒷받침은?

어느 순간부터 어린아이들이 선호하는 직업에 프로게이머가 꼽히기 시작했다. 프로게이머가 치르는 종목이 스타크래프트 외에도 다양한 종목이 있는 것은 맞지만 대부분 스타크래프트의 영향을 받은 것이 현실이다.

프로게이머 연습실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는 중, 고등학교에 다닐 나이의 청소년들이다. 2007년에 우승한 김택용도 데뷔는 2005년(당시 15세)에 했다. 물론 프로축구에도 이러한 현상은 있다. 2002년 월드컵 대표팀에 포함되었던 최태욱(전북 현대)은 당시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곧바로 프로로 뛰어들었다. 그러던 것이 현재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프로로 뛰어드는 선수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신영록(수원삼성)을 꼽을 수 있겠다. 이들은 지금 당장 은퇴를 한다고 하더라도 축구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두 단체의 규모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무리다. 그렇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학업을 등한시하고 게임에 열중해서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한 꿈을 꾸는 학생들이 적잖다. 연습생이 된 선수들은 학업을 포기하고 숙소에서 합숙을 한다. 그리고 그 연습생 중 프로게이머가 되는 선수들도 손에 꼽히고 그들 중 방송경기에 나가는 선수는 더욱 적어진다.

그들 중 우승자를 꼽으면 그 숫자는 더욱더 작아진다. 누구나 프로게이머가 될 수도 없는 마당에 많은 이들이 그들을 따라서 올인하지만 성공 케이스는 드물다. 이 과정에서 프로게이머가 되려고 1~2년을 게임만 했던 청소년들은 한국 교육의 특성상 벌어진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여타 프로 스포츠처럼 각급 대회, 대표팀이 따로 운영되는 형태가 아니다. 그 경쟁에서 탈락하고 나서 뒤를 돌아봤을 때는 벌어진 차이를 좁히기가 쉽지 않다. 
 
과도기에 있는 제도-어떠한 형태로든 명백히 해야

프로게이머가 '직업이다, 아니다.'를 따지자는 것도 아니고 현재 찬반론이 일고 있는 공군 ACE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웃 중국에서는 E-sports를 정부가 정식 스포츠로 인정하고 베이징 올림픽 개막전에 맞춰 공인 대회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E-sports를 스포츠로 인정한 이면에는 세금 문제 등의 잿밥도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미 중국에서 스포츠로 인정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몇 해 동안 네티즌들 사이에서 찬반론이 일고 있는 한국의 실정과 대조된다.

한국 정부가 스포츠로 인정하라는 말이 아니다. 제법 작지 않은 규모의 E-sports를 놓고 봤을 때 어떠한 형태로든 명백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 문화 컨텐츠 이면 확실하게 문화 산업으로 장려를 하든지 스포츠로 인정을 할 것이라면 조속히 인정을 해야 한다. 현재 공군 ACE라는 팀도 E-sports 측면에서는 반길만한 일이지만 게임계 밖에서는 많은 논란거리가 되는 것이 분명한 사안이다.

정부에서 스포츠로의 불인정을 한다면 현재 많은 수의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을 줄일 수 있다. 그들이 게이머를 하겠다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중요한 청소년기에 아직 확실하게 자리 잡지 못한 직업군을 향해서 노력을 한다는 것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혹은 확실하게 스포츠 또는 문화 컨텐츠로 인정을 해서 지원을 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이 따른다면 협회의 제도적 정비는 물론이고 어린 선수들의 관리나 노장 선수들의 생명력 연장 혹은 은퇴 후 진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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