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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준준결승 셀틱스 : 캐벌리어스 - 무결점 SG 앨런의 부진

기사입력 2008.05.12 13:42 / 기사수정 2008.05.12 13:42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플레이오프 준준결승에서 보스턴 셀틱스는 홈 2연승 이후 10일, 3차전 원정에서 84-108로 패하며 상대에게 반격의 여지를 줬다.

66승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셀틱스는 플레이오프 우승 0순위로 꼽혔다. 그러나 16강에서 37승의 애틀랜타 호크스에서 4승 3패, 홈 전승·원정 전패로 간신히 준준결승에서 합류한 셀틱스는 준준결승에도 홈 2연승 이후 기다렸다는 듯이 원정경기에서 패했다.

홈과 원정의 결과가 이리도 다르니 전반적인 문제를 살펴보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이는 셀틱스 코치진도 마찬가지인 듯 아직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무관하게 준준결승에서 셀틱스의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정규시즌 ‘무결점’ 슈팅가드의 전형을 보여준 레이 앨런의 부진이다. 슈팅가드는 캐벌리어스의 최약점인데다가 이렇다 할 수비수도 없어 앨런의 활약은 떼놓은 당상으로 여겨졌기에 더욱 뼈아프다.

정규시즌 앨런은 무결점이란 말이 아깝지 않았다. 경험이 풍부하고 무리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난 그답지 않게 조직 기여를 알 수 있는 출전/휴식대비 득실차가 3.4로 셀틱스 5위에 머물며 그리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나마 지적할 수 있는 유일한 흠이다.

상대 슈팅가드에게 허용한 PER(선수효율성지수, 15가 리그평균)은 12.4에 불과, 과거 수비의 적극성과 견고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슈팅가드로 53.3%의 조정야투정확도(3점에 가중치를 준 조정통계)를 기록했고 점프슛 51.6%-골밑슛 59.4%-공격시간 21초 이후 50.5%의 조정야투정확도로 골밑과 외곽, 결정력을 두루 갖춘 선수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앨런은 준준결승에서 경기당 37분 8.7점 2.7리바운드 2.7도움 1.7가로채기 야투 30.8% 3점 9.1%를 기록 중이다. 가로채기 하나만 긍정적일 뿐 나머지는 모두 비관적이다. 1차전에선 무득점의 수모를 겪는 등 리그의 대표적인 슈터와 동일인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슛이 부정확하다.

스윙맨으로 불리는 슈팅가드/스몰포워드의 득세로 슈팅가드는 득점만 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본래 슈팅가드는 언제든 포인트가드의 임무를 대신하거나 분담할 수 있는 두 번째 가드였다. 앨런이 이상적인 슈팅가드로 꼽히는 것도 정교한 슈터이면서 공 운반과 경기운영보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앨런은 세계최고인 NBA에서 천재로 불릴 정도로 창조적이고 재기가 넘치는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그의 기술적인 역량은 리그의 주전 포인트가드를 능가하고 대신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도울 수준은 충분히 된다. 이런 적당한 능력은 앨런이 주도할 때와 도울 때를 아는 전형적인 슈팅가드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앨런이 부진한 이유로 정규리그 도중 캐벌리어스에 합류한 가드/포워드 월리 저비악의 빼어난 수비를 꼽기도 한다. 저비악은 운동능력이 떨어지는 백인 스윙맨으로는 과하다고 여겨지는 201cm 111kg의 체격 때문에 둔하고 대인 수비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이번 시즌 전 소속팀 시애틀 슈퍼소닉스, 현 소속팀 캐벌리어스에서 정규시즌은 물론이고 플레이오프에도 꾸준한 슈팅가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슈퍼소닉스 시절 저비악이 상대슈팅가드에게 허용한 PER은 9.8에 불과하다. 캐벌리어스 이적 후 정규시즌에도 적응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13.6으로 선전했다. 플레이오프에는 준준결승 3차전까지 2.2라는 실로 엄청난 수치를 기록 중이다. 플레이오프에서 저비악을 상대하는 슈팅가드는 경기당 48분으로 환산해도 8.2점 2.7리바운드 5.5도움에 그치고 있고 조정야투정확도는 26.7%밖에 되지 않는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캐벌리어스의 전력을 분석하면서 저비악의 수비에 주목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슈퍼소닉스가 서부콘퍼런스 최하위에 머무는 동안에도 저비악은 팀공헌지수 6.8로 팀 1위를 기록하며 공격과 수비에서 분전했지만, 캐벌리어스 이적 후 남은 정규시즌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이와 같은 활약을 이어가지 못했다.

점프슛과 공격시간 21초 이후의 조정야투정확도는 각각 39.1%와 35.3%에 그쳤다. 정규리그를 마감할 때까지 캐벌리어스에서 저비악은 슈팅가드로 시즌 전체 경기시간의 6%, 스몰포워드로 7% 출전에 불과했다. 이런 와중에도 수비는 건재했지만, 흔히 백인 슈터로 여겨지는 저비악이 슛의 정교함을 잃고 고전하는데도 단기전인 플레이오프에서 중용될 것이라 보긴 어려웠다.

플레이오프에도 저비악의 공격비중은 여전히 낮다. 공격시간 21초 이후 조정야투정확도가 33.3%에 불과하여 결정력을 기대할 수준도 아니다. 그러나 점프슛의 조정야투정확도가 45.3%로 많이 회복됐고 골밑슛은 무려 71.4%에 달한다. 무엇보다 경기시간의 52%를 소화하는 주전 슈팅가드로 앞서 언급한 탁월한 수비를 선보이는 것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아직 공격력이 정상이 아님에도 저비악의 출전/휴식 득실차가 5.9인 것은 역시 수비 때문이다.

셀틱스에서 앨런의 부진은 단지 득점원 하나를 잃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기운영능력 저하로 이어진다. 앨런의 저조한 활약과 예기치 않은 저비악의 철벽 수비가 지속한다면 셀틱스는 남은 준준결승에도 고전이 불가피하다.

흔히 ‘무결점’이라 불리는 선수는 언제든 ‘무장점’으로 돌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는 고른 능력과 적정선을 아는 앨런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무결점’ 슈팅가드, ‘슈팅가드의 전형’, ‘이상적인 슈팅가드’라는 찬사를 받는 앨런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할지 지켜보는 것은 준준결승의 흥미 중 하나다.

사진: NBA 공식홈페이지 (NBA.com)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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