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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①] '밑바닥에서' 김결 "매 순간 최고의 연기를 보여줘야죠"

기사입력 2017.03.08 10:11 / 기사수정 2017.03.08 10:20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잘 만든 작품과 좋은 배우, 그리고 이들의 생동감 있는 연기를 보는 건 즐거운 일이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되짚어보며, 배우들의 연기열전을 감상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연극의 재미가 아닐까. 

연극 ‘밑바닥에서’는 이 삼박자가 들어맞는 작품이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창시자이자 러시아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막심 고리키가 1902년 발표한 희곡이 원작이다. 더럽고 어두운 지하 여인숙을 배경으로 그곳에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의 삶을 그리는데, 고전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준다.

‘밑바닥에서’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각기 다른 다채로운 연기를 펼친다. 그중 배우 김결은 한때 지식인이었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노름꾼으로 전락한 싸친 역을 맡아 묵직한 연기를 선보인다. 

“고전의 특징은 두 번, 세 번 볼 때 재밌다는 거예요. 어떤 인물의 관점에서 보냐에 따라 달라요. 모든 인물의 캐릭터가 살아있고 누구 한 명이 아닌 모두가 주인공이죠. 대학 다닐 때 고전 연극을 많이 했거든요. 그때는 페페르 역할이었는데 나이를 먹으니 싸친을 하게 됐네요. (웃음) 나이를 먹을수록 고전을 보면 와 닿는 게 달라요.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들리듯 고전 연극도 20대, 30대, 40대에 받는 느낌이 달라요.” 

‘헤비메탈 걸스’, ‘노서아 가비', '안녕 후쿠시마' 등 작품마다 각기 다른 색깔과 매력을 보여준 그다. 어떤 작품이든, 어느 역할이든 몸에 맞는 연기를 선보이기 때문일 터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는데 한 선배가 제 공연 중 네 작품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작품마다 달라서인지 저인 줄은 모르더라고요. ‘나는 그래서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작품적으로는 좋은데 개인적으로 그래서 안 되는 건가 했죠. (웃음)


달리 보이는 이유는 역할을 맡으면 실제 일상도 반 정도는 비슷하게 살아서 그런 게 아닌가 해요. ‘레몬’이라는 작품을 할 때 팔리지 않는 가구를 만드는 외골수 디자이너를 연기했어요. 일부러 살을 빼지 않았는데도 한 달에 8kg이 줄기도 했어요.” 

김결이 ‘밑바닥에서’에 출연한 이유는 ‘좋은 취지’에 함께 하기 위해서다. 프로듀서와 연출, 배우로 참여한 김수로의 러브콜을 받았고, 신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뜻에 흔쾌히 동참했다. 

“김수로 형이 연락이 왔어요. 신인 배우와 기존의 대학로 배우들이 콜라보로 하면 어떠냐고 하더라고요. 신인들 반, 기존 배우들 반이에요. 신인들이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밑바닥에서’로 입봉하게 되는거죠. 좋은 취지로 시작했죠.” 

이미 베테랑 연극배우지만, 쉽게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은 없단다. 매 무대에 최선을 다하고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관객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

“늘 쉽게 생각하고 시작해도 쉽게 못 해요. 쉽게 한다고 얘기하는 건 짬밥을 먹었다는 의미의 허세죠. 허세가 없으면 안 되지만 무대에서 허세를 부리면 안 돼요.

그 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다고 해서 잘 되는 건 아니에요. 세 번, 네 번, 그 이상으로 잘하면 잘되지만 한 번만이라도 허세 있게 대충하면 망하게 돼요. ‘저 배우 괜찮네’ 하는데 관객은 배우의 이름까지 인식을 하진 못하거든요. 두 번, 세 번 봐야 ‘김결 좋더라’라는 말이 나와요. 한 번만 못해도 ‘저 배우 나오는 건 다시는 안 봐’라는 얘길 듣기도 하고요. 최선을 다하든, 대충하든 몸은 어차피 똑같이 힘드니 계속 최선을 다하자는 각오에요.” 

배우라면 자기만의 프라이드를 가져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프라이드가 없으면 이 일을 못해요. 사실 경제관념이 어긋나는 일이거든요. 최저 시급도 못 받는 이들도 많고 밥도 못 먹고 사는 배우들이 많아요. 하지만 돈을 조금 덜 받는다고 대충하면 안 돼요. 백만 원을 받아도 항상 천만 원을 받는 것처럼 연기해야 내 값어치가 되는 거죠.”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XP인터뷰②] 김결 "어떤 역할·배우를 만나도 잘할 자신 있어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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