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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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MOM'급 활약, 맨유 바르샤 꺾고 챔스 결승행

기사입력 2008.04.30 05:38 / 기사수정 2008.04.30 05:38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박지성이 선발출장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르셀로나를 제치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30일(한국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스콜스의 전반 14분 결승골로 바르셀로나를 1-0으로 꺾었다. 스콜스의 이 골로 맨유는 1, 2차전 합계 1-0으로 바르셀로나를 꺽으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모스크바로 향하게 되었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박지성은 이 날 경기에서 공수를 오가는 최고의 활약(Man of the Match : MOM)으로 맨유의 승리에 큰 보탬이 되었다. 박지성은 메시, 앙리 등 바르셀로나의 정상급 공격수를 막는 데도 기여했고, 공격 상황에서도 좋은 크로스와 패스로 팬들의 갈채를 받았다.


압도적인 홈의 분위기, 스콜스의 선제골

꾸릴 수 있는 가장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나선 맨유는 누 캄프에서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전반 초반에는 긴장감 때문인지 패스 성공률이 좋지 않았던 맨유였지만, 전반 10분이 넘어서면서 맨유가 중원을 장악하며 공격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바르셀로나는 중원에서 좋은 압박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메시와 이니에스타가 맨유의 측면수비에 막히며 최전방의 에투가 고립되는 모습이었다.

홈팀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맨유의 플레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매끄러워졌고, 홈팬들의 응원도 점점 뜨거워졌다. 맨유의 선제골은 그런 열광적인 분위기에서 나왔다. 전반 14분, 호날두가 후방에서 패스를 이어받은 뒤 20m 거리를 드리블로 치고 나왔고, 이 공은 잠브로타의 저지에 막혔지만 공교롭게도 후방에서 달려들던 스콜스의 발에 걸렸다. 중거리슛에 일가견이 있는 스콜스는 지체없이 슛을 했고, 이 슛이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들며 맨유의 환상적인 선제골이 되었다.

소강상태 속 빛난 '박지성 타임'

한 골을 넣은 맨유가 결승전 티켓에 좀 더 근접하기는 했지만, 한 골을 실점할 경우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해 불리해지는 상황이기에 맨유는 수비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대신 호날두와 박지성이 자리를 활발하게 바꾸며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에 혼란을 주는 효율적인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두 팀의 결정적인 슈팅이 나오지 않았던 전반 중반에 가장 빛난 선수는 단연 박지성이었다. 박지성은 전반 21분 논스톱 슈팅으로 첫 번째 슈팅을 신고하기도 했고, 전반 28분에는 스콜스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제공하며 좋은 공격찬스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전반 40분에 나니에게 전달한 박지성의 왼쪽 크로스 역시 충분히 골이 될 수 있었던 훌륭한 순간이었다.

박지성은 또한 수비에도 활발히 가담하며 메시의 돌파를 사전에 차단하는 공을 세웠다. 그야말로 '이곳 저곳' 안 가는 곳이 없는 박지성이었고, 그런 박지성에게 올드 트래포드의 팬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소득이 없었던 바르셀로나의 반격

바르셀로나 역시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전반 30분부터 약 15분간은 사실상 바르셀로나가 지배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공격을 주도했다. 스콜스의 골에 자극을 받았을 데코가 두 번의 좋은 슈팅을 날렸으나 무위로 끝났고, 이니에스타와 메시의 측면 공격 역시 살아나면서 에투의 공격도 점차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1차전과 마찬가지로 답답한 공격을 보여주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전 45분 동안 맨유보다 많은 6번의 슈팅을 날렸지만, 결국 골을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비디치의 공백을 훌륭히 메운 브라운이 종횡무진 활약하며 에투와 메시를 철저히 방어했고, 왼쪽 이니에스타의 돌파는 하그리브스가 좋은 움직임으로 잘 차단해냈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득점 없이 한 골을 뒤진 상태로 전반전을 마쳤다. 

높이의 축구에 '머리 아픈' 레이카르트, 앙리 카드를 꺼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제공권에서 우위를 보여주지 못하는 맨유이지만, 워낙 신장이 작은 바르셀로나 선수들에 비해 신장이 큰 맨유 선수들의 제공권 장악은 바르셀로나 공격과 수비에 매우 위협적이었다. 경기를 완전히 장악하며 바르셀로나 특유의 숏패스 위주로 경기를 이끌었던 1차전과는 달리, 올드 트래포드에서의 2차전은 맨유가 선호하는 롱패스 중심의 경기가 진행되었다. 당연히 공격과 수비 상황 모두에서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한 바르셀로나가 불리게된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공격 상황에서는 호날두의 신장이 빛을 발했고, 호날두의 머리를 노린 박지성의 순도 높은 크로스 역시 돋보였다. 코너킥 상황에서는 퍼디난드와 브라운의 머리가 바르셀로나 수비의 큰 고민거리로 다가왔다. 한편, 수비 상황에서는 바르셀로나가 크로스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며 제공권을 장악하지 못한 약점을 드러냈다.

결국, 레이카르트 감독은 답답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칼을 빼들었다. 후반 16분, 왼쪽 공격을 책임지던 이니에스타 대신 앙리가 들어가며 바르셀로나가 공격진에 변화를 준 것. 앙리가 헤딩에서 우위를 드러내는 선수는 아니지만, 덩치가 좋은 맨유의 수비를 상대로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는 유일한 선수를 투입한 셈이었다.

시간에 쫒긴 바르셀로나, '공격 총동원'

후반 20분을 넘어서며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시간에 쪼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반전 들어서며 잠브로타와 데코가 경고를 받은데 이어, 지난 경기에서 경고가 있는 야야 투레가 박지성과 경합하며 경고를 받아 결승전 출전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맨유 역시 호날두와 캐릭이 경고를 받는 등 다소 거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맨유는 후반전 초반이 지나면서 최전방의 호날두가 왼쪽 측면으로 들어가고 박지성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는 4-5-1 전술을 구사했다. 박지성은 안데르손과 같은 포지션 경쟁자를 긴장시킬 정도의 수비와 공격을 조율하는 효율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박지성이 중앙으로 배치되며 호날두의 측면 돌파가 좀 더 살아날 수 있었고, 테베즈의 공격력 역시 살아날 수 있었다.


한편, 시간에 쫒긴 바르셀로나는 이 날 경기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인 에투 대신 보얀을 넣으며 총공세에 나섰다. 그야말로 가능한 모든 공격자원을 동원해 공격에 나선 것. 그러나 앙리가 투입된지 10분 후에야 처음으로 공을 잡았고, 그마저 박지성의 수비에 막히며 체면을 구겼다. 바르셀로나는 컨디션이 좋은 메시에게 지나치게 공을 집중시키면서 공격이 안 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지막까지 빛난 맨유의 집중력

맨유는 다소 늦은 시간에 두 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후반 32분, 퍼거슨 감독은 나니 대신 긱스를, 스콜스 대신 플레쳐를 넣으며 4-5-1 포메이션에 약간의 변화를 주었다. 긱스를 쉐도우 스트라이커 내지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공격을 조율하게 하고, 박지성을 오른쪽에 배치해 하그리브스의 측면 수비를 보조하게 한 것. 앙리가 점차 살아나며 바르셀로나의 왼쪽 공격을 이끌고 있었기에 박지성의 이동은 앙리를 수비하기 위한 퍼거슨 감독의 전략이었던 셈이다.

레이카르트 감독은 후반 43분,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야야 투레를 빼고 공격적인 성향의 구드욘센을 투입하며 사실상 총공세를 퍼부었다. 그러나 맨유는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수비에 주력했다. 맨유는 추가시간 에브라가 충돌로 부상을 입으며 실베스트르와 교체되는 악재 속에서도 스콜스의 한 골을 잘 지켜내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티켓을 예약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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