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4.28 11:21 / 기사수정 2008.04.28 11:21
[엑스포츠뉴스=문용선 기자] 지난 26일 경남 함안에서 열린 '삼성 하우젠 K-리그 2008' 7라운드 경남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는 전반전만 무려 83분(?)이나 치르는 촌극이 빚어졌습니다.
홈팀 경남이 심판 판정에 대해 항의를 한 시간을 인저리 타임으로 적용한 결과인데, 얼마나 항의를 오래했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경기를 직접 보러 가지 않은 팬들에게도 충분히 탄식이 나올만한 뉴스입니다. 그렇다면, 직접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질까요?
분명 우리나라 프로축구는 아직 유럽의 명문리그에 비해 제도적인 차원에서 완벽하게 돌아간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플레이오프로 막판 우승을 가리고 K-리그와 내셔널리그간의 승격-강등 제도의 미 실행, 신인 선수의 드래프트제도로 인한 팀 선택권 결여, 그리고 연고이전 사태까지. 분명 이러한 요소들은 아직 K-리그가 갈 길이 멀고 험함을 우회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런 제도적 요소보다 더욱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정신적인 자세가 아닐까요? 아직도 우리 K-리그는 이런 정신적인 프로로서의 마인드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물론 오프-사이드 판정을 번복하며 득점으로 인정한 심판 판정은 경남 팀 입장에서는 무척이나 불만족스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경기가 중단된 동안 이를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팬들은 더더욱 화딱지가 나지 않았을까요?
"돈 내고 내가 여기 왜 왔을까? 차라리 다른 오락거리나 찾을걸."
축구는 11명의 2개의 팀이 운동장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스포츠입니다. 하지만 '프로' 축구의 존재의미는 바로 '팬'이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팬들은 유럽의 명문리그를 날마다 감상하며 그들의 철저한 프로의식과 엔터테인먼트적 플레이에 길들고 있는 데 비해 우리 리그는 계속된 발전을 부르짖으면서도 자신의 존재이유인 팬들을 스스로 내쫓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설사, 그 긴 시간의 항의로 판정이 번복되었거나 혹은 이후에 상대선수들이 경기에 말려들어서 역전승을 거두었다거나 해서 승점을 챙겼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망한 팬들의 마음은 이제 아무리 항의해도 돌릴 수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축구팬들의 눈높이는 위에서 언급했듯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직접 경기장에 가지 않아도 매일 밤 TV 리모컨과 맥주 한 캔을 손에 쥐고 있으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4, 맨유)와 박지성(28, 맨유)의 숨소리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
프로의식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만원 관중을 기대하는 것은 감나무 아래서 감이 떨어지라며 입을 벌리고 기다리는 꼴입니다. 이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유럽의 명문리그들도 더욱 가까이에서 팬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일수록 눈앞에 이익에 급급한 '소탐대실'의 모습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팬들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의식 확립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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