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맨 중의 맨' 휴 잭맨의 울버린은 비교적 언제나 옳았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로건'을 끝으로 휴 잭맨은 울버린이라는 캐릭터와는 작별한다. 무려 17년이나 이어져온 그와 울버린의 인연이 막을 내리는 것.
휴 잭맨이 최초 울버린으로 캐스팅 됐을 당시에는 원작 코믹스 캐릭터가 키가 160대로 작아 거구인 그가 미스캐스팅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제는 휴 잭맨이 아닌 울버린은 상상할 수 없게 됐다. 프로페서 X와 함께 현재까지 만들어진 '엑스맨' 시리즈 전 작품에 주연 및 단역으로 출연하며 그 존재감을 입증해왔다.
휴 잭맨이 울버린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00년 개봉한 '엑스맨'에서다. 최근 개봉을 앞둔 '로건'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뮤턴트 소녀 로그(애나 패퀸)와 등장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그는 떠돌이로 살고 있었으나 로그와 우연히 만나 자비에 학교로 향하게 된다. 프로페서X(패트릭 스튜어트)가 기억을 찾아주겠다는 제안을 해 학교에 남게되고 이후 매그니토(이안 맥켈런)의 계획을 저지한다.
'엑스맨2'에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더욱 짙어진 고뇌와 함께 진 그레이(팜케 얀센)를 향한 더욱 애틋한 면모까지 드러내는 등 영화의 흥행을 주도했다. 알칼리 호수에 버려졌었던 과거를 어렴풋이 알게 된다. '엑스맨: 최후의 전쟁'에서는 자신이 사랑한 진 그레이를 직접 죽여야 하는 등 심적으로 외적으로 만만찮은 상황의 연속에 처한다.
'엑스맨' 시리즈가 높은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럽게 그 중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울버린을 주인공으로 한 스핀오프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과 '더 울버린'이 바로 그 작품들. 프리퀄격으로 만들어진 두 작품으 통해 그가 '울버린'이 되는 이야기들이 공개됐다. 높은 인기를 누리는 프랜차이즈 시리즈의 메인 히어로의 솔로무비에 거는 기대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2' 등에 비해서는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 속에 흥행에는 성공, 이는 '로건' 제작의 바탕이 됐다.
이후 '엑스맨' 시리즈에서 휴 잭맨의 울버린은 어마무시한 '신 스틸러'였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에서는 뮤턴트들을 모으려는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 에릭 랜셔 (마이클 패스밴더)가 그를 찾아와 합류해줄 것을 권유하지만 꺼지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그야말로 카메오 출연.
이 장면은 이후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를 통해 상황이 뒤바뀐 상황에서 재현된다.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에서 울버린은 센티넬의 발명으로 디스토피아가 도래한 미래에서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와 역사를 바꾸는 일에 나선다. 과거 자신을 설득하려 했던 찰스 자비에가 폐인이나 다름없이 된 상황에서 도리어 그를 설득한다. 아다만티움을 이식 받기 전이라 뼈로 된 클로인 점도 볼거리. 철골과 함께 물 속에 처박혔지만 그는 고통과 함께 미래로 돌아가는 대신 꿋꿋하게 버티며 미래를 바꿨다.
그의 모습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다. 스트라이커 대령으로 변신한 미스틱(제니퍼 로렌스)에게 구조되며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가 마무리 되었지만 그 사이에 그는 다시 잡혀간 듯하다. 알칼리 호수 댐의 비밀기지에서 그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 당시에는 없던 아다만티움을 이식받은 상황. 다시 실험을 당한 뒤 갇혀있던 그는 어린 진 그레이(소피 터너)가 열어준 감옥 문을 통해 빠져나왔다.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던 그는 진 그레이가 기억의 일부를 되찾아주자 다소 진정하고 혼자 도망간다. 비록 대사는 없었지만 그 위압감만은 상당했다.
'로건'을 통해서는 앞선 시리즈 무적 울버린이 아닌 쇠약한 알콜중독자 울버린의 모습을 보인다. 슈퍼히어로 울버린이 아닌 인간 로건으로의 면모가 부각된다. 그럼에도 액션은 더욱 더 강렬해졌다. 꺼지기 전 가장 거세게 타오르는 불꽃처럼 휴 잭맨과 로건, 그리고 울버린은 자신을 확실히 산화하며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20세기 폭스 코리아
[고마웠어 '로건'①]울버린에게 건네는 최고의 작별인사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