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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블랙번과 1-1 무승부.. 우승경쟁 '안개속'

기사입력 2008.04.20 03:13 / 기사수정 2008.04.20 03:13

박형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진 기자] '사제 대결'은 치열한 라이벌전보다 더 치열했다. 이우드 파크에서 열린 블랙번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경기는 산타 크루즈의 선제골과 테베즈의 극적인 동점골로 1-1 무승부로 마무리되었다.

리그 2연패를 눈앞에 두고 있는 맨유는 골키퍼 반 데 사르가 벤치명단에서도 빠진 가운데 쿠쉬착을 골키퍼로 세우고, 약간의 부상이 있는 안데르손과 하그리브스에게 휴식을 주었다. 수비진에는 비디치가 부상에서 돌아와 견고함을 더해주었고, 미드필더에도 부상으로 빠져 있었던 나니가 벤치에 앉으면서 진용을 두텁게 했다. 주중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다음 주말 첼시와의 중요한 리그 경기를 대비해 부상 복귀 선수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에게 휴식을 주는 신중한 포석이었다.

홈팀 블랙번은 UEFA컵 진출권을 확보하기 위해 최정예 멤버를 내보냈지만, 전반 초반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해나가는 모습이었다. 블랙번의 윙백들은 오버래핑을 자제하며 맨유의 빠른 공격을 사전에 차단했고, 공격 쪽에서는 페데르센과 벤틀리가 활발히 측면을 휘저으며 중앙의 산타 크루즈를 지원했다. 맨유는 테베즈가 활발히 움직이며 공격의 활로를 찾고자 했지만 긱스의 패스가 번번이 흐름을 끊고, 호날두가 수비에 고립되면서 잘 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조심스러운 공방전의 균형을 깬 것은 산타 크루즈의 기습적인 골이었다. 전반 20분, 스로인된 공이 페널티 박스 가운데로 들어온 것을 맨유 수비진이 순간적으로 놓쳤고, 이 틈을 놓치지 않은 산타 크루즈가 강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한 것. 원정 경기에서 골을 실점한 맨유로서는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골을 실점한 맨유는 수비에서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 주도권까지 뺏기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초반 맨유가 볼을 소유하며 여유있게 공격하던 것과는 달리, 전반 30분부터는 블랙번이 공을 소유하며 여유있게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맨유는 미드필더진에서 제대로 된 압박을 구사하지 못하며 전방의 공격수에까지 공을 전달하기도 버거운 상황이 계속되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블랙번의 수비수 삼바와 경합을 하던 루니가 신경질적인 반칙을 범하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호날두의 좋은 헤딩 역시 프리델의 선방에 막히며 골로 연결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종료 직전 호날두의 프리킥 슛 역시 프리델에 막히며 맨유는 한 골을 뒤진 채 후반전을 맞이하게 되었다.

후반전 시작과 함께 맨유는 내내 부진했던 긱스 대신 나니를 투입하며 만회골 사냥에 나섰다. 나니는 왼쪽 측면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에브라와 함께 왼쪽 공격을 주도했다. 에브라는 수비보다 공격쪽에 더 가깝게 침투하는 공격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블랙번은 탄탄한 수비와 프리델의 안정적인 방어로 맨유에게 좀처럼 골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측면 공격이 잘 풀리지 않자 맨유는 호날두가 중앙으로 이동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역할을 맡았다. 호날두는 중앙으로 이동하며 수비 압박에서 벗어나는듯 했지만, 후반 19분 감각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포스트에 맞으며 또 다시 골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체격이 좋은 블랙번 선수들을 상대로 힘겨운 경기를 한 맨유 선수들은 체력적으로도 지친 모습을 보였고, 테베즈와 루니는 공을 잡는 횟수가 현저히 줄어든 모습이었다.

맨유는 후반 33분 테베즈의 절묘한 슈팅이 느리게 굴러가며 프리델 골키퍼의 손에 다시 한 번 잡혔다. 후반 35분 오셔를 투입하며 수비진을 정비한 맨유는 루니가 후반 39분 절묘한 슈팅을 날렸으나 이마저 프리델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41분 오셔의 근거리 슈팅마저 프리델이 막으며 블랙번이 대어를 낙는듯 했다.

그러나 블랙번은 '극적인 골의 사나이' 테베즈를 막지 못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항상 골을 넣어주었던 테베즈가 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스콜스의 헤딩 패스를 이어받아 골을 성공시킨 것. 프리델의 만점 활약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었다.

맨유는 후반 44분, 몸이 좋지 않던 루니 대신 박지성을 투입하며 마지막까지 공세를 이어갔다. 박지성은 수비와 공격을 오가며 남은 추가시간동안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으나 테베즈에게 전달한 패스가 골로 연결되지 못하며 역전골을 만드는데는 실패했다.

맨유는 승점 1점을 거두는데 그치면서 첼시와의 승점차가 3점으로 줄었다. 한편, UEFA컵 출전권을 노리던 블랙번 역시 다 잡은 경기를 놓치며 승점을 쌓는데 실패해 유럽무대 진출 전망이 어둡게 되었다.



박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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