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김민희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한국 여배우로는 10년 만에 전해진 낭보다.
김민희는 18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폐막식 및 시상식에서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on the beach at night alone)'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칸국제영화제, 베니스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여배우가 수상한 것은 1987년 베니스국제영화제의 강수연(임권택 감독 '씨받이'), 2007년 칸국제영화제에서의 전도연(이창동 감독 '밀양')에 이어 10년 만이다.
김민희의 지난 시간들은 타고난 배우가 아니더라도, 꾸준한 노력으로 만들어진 배우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경우다.
1998년 패션잡지 모델로 출발해 1999년 KBS 드라마 '학교2'로 본격적인 연기 데뷔에 나선 후 19년차 배우가 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연기를 시작했지만, 드라마 '순수의 시대'(2002) 등에서 선보인 어색한 연기력으로 질타를 받으며 '발연기 논란'에 끊임없이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김민희를 향한 러브콜은 계속돼왔었다. 2000년 이재용 감독의 '순애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스크린 행보를 시작하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는 활약을 이어갔다.
2006년 방송된 드라마 '굿바이 솔로'는 김민희를 재발견하게 만든 작품이었다. 스스로도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다"는 생각을 들게 할 만큼 한층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은 김민희는 2008년 드라마 '연애결혼' 이후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2008)를 시작으로 스크린에서 쭉 모습을 비춰왔다.
그 중 두고두고 회자되는 작품은 2012년 개봉한 '화차'(감독 변영주)다. 탄탄한 스토리 연출, 배우들의 호연으로 주목받았던 '화차'를 통해 김민희는 '인생작'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충무로 섭외 0순위로 자리매김했다.
홍상수 감독과는 2015년 개봉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처음 인연을 맺으며 발전된 연기로 다시 주목받았다. 이후 지난 해 6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의 호연으로 칸국제영화제를 찾는 등 국내외의 호평을 이어갔다.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이 불거진 이후 공식석상에서의 활동을 중단했음에도 37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남다른 존재감을 내보였다.
그리고 김민희의 연기 인생에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될 정점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찾아왔다. 불륜설 이후 9개월 만에 홍상수 감독과 함께 나서는 공식석상으로 주목받은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김민희는 당당히 최고의 여배우로 인정받으며 자신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김민희는 수상 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상업적인 영화를 선택해서 얻을 것은 없다. 좋은 감독과 좋은 작품을 하는 영광을 얻을 수 있는 것에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1, 각 영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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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