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20년간 항상 가슴속에 감사하다는 생각을 잃지 않고 무대에서나 방송에서나 활동을 해왔다."
가수 문희준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그룹 크레용팝 소율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 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문희준은 팬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다"고 진심을 전했다. 결혼식 전 팬들과 생긴 오해를 풀기 위해서다.
문희준의 팬들은 최근 열린 문희준의 20주년 콘서트가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고, 문희준은 팬들을 소위 'ATM'으로 생각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문희준은 결혼식을 앞둔 10일,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해명했다. 그는 "방송에서 내가 한 말은 '결혼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냐'라는 질문에 '그러려고 돈 버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고, 이 말은 '돈을 쓸 때는 써야 한다'는 의미였다"며 "여기에 어디에도 이번 콘서트 얘기는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문희준이 팬을 ATM으로만 생각했다? 단 한 순간조차 이렇게 생각해본 적 없다"며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문희준은 "팬들을 제일 먼저 생각해왔고 팬들밖에 없었고 음악에 열정 가득했던 가수 문희준의 20년을 왜곡하진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취재진으로부터 이메일로 질문을 취합해 기자회견 사회자가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문희준, 소율이 입장하기 전 "질문은 할 수 없다"고 못 박은 상황. 따라서 문희준이 과연 논란을 못 본 척 덮을지, 직접 입에 올릴지가 많은 사람의 관심사였다.
문희준은 피하지 않는 걸 선택했다. 다른 질문에는 망설임 없이 답했지만, 팬들에게 말을 꺼내기까지는 잠깐 뜸을 들이면서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제가 좀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떤 게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제가 조금 더 잘 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거듭 사과했다.
20년 동안 한결같이 문희준을 응원한 팬들은 문희준의 인생 중 손꼽히게 기쁜 일로 인해 적잖은 상처를 받았다. 문희준은 의혹을 부인하는 것 대신, "제가 부족한 탓"이라고 고개를 조아렸다. 이런 문희준의 진심이 팬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을까. 앞으로가 더욱 중요해보인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서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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