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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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야화] '말하는대로' 팩트폭격기 서장훈의 현실 조언

기사입력 2017.01.26 06:55 / 기사수정 2017.01.25 23:56


[엑스포츠뉴스 김수진 기자] '서셀럽'이기 전에 우리나라 국보급 센터였던 서장훈. 그의 상상 이상의 치열한 삶과 거기에서 비롯된 현실 조언이 시청자들에게 뭉클함을 선사했다. 

25일 방송된 JTBC 예능 '말하는대로' 18회에는 산다라박, 서장훈, 작가 임경선이 출연해 버스킹 공연을 펼치며 대중과 소통에 나섰다.

이날 방송에서 서장훈은 "내가 '말하는대로'를 즐겨본다. 그런데 방송에 출연해달라고 연락이 왔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요즘 흐름이 젊은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계속 이야기하지 않나. 그런데 나는 그런 얘기를 잘 하지도 못하지만, 말로만 '힘내라' '응원한다' 이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따뜻한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지만 꿈이나 희망 같은 말은 안하려고 한다"며 '팩트폭격기'로 불리는 서장훈답게 버스킹의 포문을 열었다. 

서장훈은 "나는 우리나라를 대표했던 농구선수다. 한국 국적을 가진 프로농수 선수 중에서 가장 골을 많이 넣은 사람이다. 그것도 압도적으로. 정확한 점수는 모르지만 1만 3천 점 이상이다. 그 기록은 15년동안 매일 20점씩 득점하면 받을 수 있는 점수다. 한 경기에서 평균 20점씩 득점을 하는 것은 칭찬 받아 마땅한 점수"라고 말하며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그런데 그렇게 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 나는 농구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한 이후부터 오로지 꿈은 하나였다. '범접할 수 없는 압도적인 선수가 되자' '그냥 1등이 아니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선수가 되자'였다. 내가 그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선수생활을 하는 15년 내내 끊임없이 스스로에 대해 냉정하게 평가했다"고 회상했다. 

서장훈은 "나는 15년 동안 경기 후에 만족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주변에서는 잘했다고 칭찬을 해줬지만 나는 항상 후회를 했었다. '이런 바보 같은 짓을 안했으면 30점, 40점도 가능했을텐데 왜 저렇게 밖에 못했을까'라고 생각했고, 그날 밤 비디오를 돌려보면서 늘 반성했다"며 "나는 혼자만의 전쟁을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열하게 살았고, 끊임없이 자책했다. 다신 오늘 했던 바보 같은 짓을 내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때문에 나의 농구인생은 그렇게 즐겁고 기분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었다"며 자신의 선수생활 시절의 모습에 대해 말했다. 


이어 "요즘 방송에서 저에 대한 이야기 중에 '결벽증'에 대한 것이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데 그게 전부 그 때(선수시절) 생긴 것들이다. 전쟁에 나가는 장수의 심정이었다. 그래서 내 방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깨끗하게 씻고, 구도자의 자세로 신성시하면서 시합에 나가야 겠다는 마음이 점점 커지면서 그게 결벽이 됐다. 그리고 늘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밥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같은 옷에 같은 신발을 신고 경기장에 갔다. 그렇게 간절했다. 그리고 경기에서 지면 그날 입은 유니폼은 버렸다. 혹시라도 다음 경기에서 또 질까봐 다신 입지 않았다. 질까봐 무서워서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서장훈은 "내가 은퇴를 할 때 '앞으로 평생을 후회하면서 살 것 같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선수시절에 좀 더 몸 관리를 하고, 조금 더 노력하고, 술을 조금만 덜 마셨다면 2만 점도 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후회가 밀려온다. 이젠 더 하고 싶어도 못하니까. 은퇴한 지 4년이 지났는데도 농구 중계를 볼 때 '옛날에 더 잘할 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즐겁게 보지를 못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모두 저 같은 이런 생각으로 사실 필요는 없다. 스스로 생각하는 목표나 행복의 기준이 다르니까. 그러나 어떤 일을 하든지 본인이 하는 일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보겠다, 최고가 되어 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저의 이야기가 조금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꿈에 가까워지려면 자신에게 한없이 냉정해져야 한다. 주변에서 충분히 잘 했다고 해도 거기에서 만족하면 발전이 없다. 계속 배가 고프고 뭔가를 갈구해야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샴페인은 오래 두면 그 가치가 더 올라간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가슴 속 가지고 있는 열정은 그대로 두시 돼 자신에 대한 평가는 냉정하고 박하게 해야한다. 그렇다면 여러분이 원하는 그 목표에 조금은 더 쉽게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감히 말씀을 드려본다"고 말해 모두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날 서장훈의 이야기 속에는 힘들고 지쳐있는 청춘들을 위해 '할 수 있다' '힘내라' '응원한다' 등의 말은 단 한마디도 없었지만, 서장훈이기에 가능했던 현실 조언이 오히려 청춘들에게 묘한 뭉클함과 함께 따뜻한 말 한마디 보다 더욱 힘을 북돋았다. 

enter@xportsnews.com / 사진= JTBC 방송화면

오수정 기자 en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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