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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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안희연役 실제 모델 임은정 검사 "영화 통해 희망 봤다"

기사입력 2017.01.25 17:11 / 기사수정 2017.01.25 17:1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쓰레기들이 있었습니까? 착한 사람들 옷 벗기 전에, 이 사람들 옷 벗기죠."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을 본 이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은 한 캐릭터가 있다. 비리 검사를 파헤치는 정의로운 검사로 강직한 면모를 선보인 김소진이 연기한 안희연 역이다.

'더 킹' 속에서 남다른 존재감으로 신스틸러 활약을 해낸 안희연 검사 역의 실제 모델은 2007년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학교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으며 '도가니 검사'로 유명해진 임은정 검사다. 임 검사는 '도가니 사건'의 공판검사를 맡으며 성폭력 피해자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글을 올려 주목받은 바 있다.



한재림 감독은 임 검사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안희연 캐릭터를 구상했다. '더 킹'의 관람객들이 영화 속 캐릭터들을 보며 '실제 이 사람을 모티브로 한 것 아니냐'고 하는 등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만,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는 안희연 역할이 유일한 셈이다.

임 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더 킹'을 관람한 솔직한 소감을 전해왔다. 임 검사는 "세파에 찌들지 않은 여검사가 나오는데 말투도 좀 비슷해 제가 생각난다며, 꼭 보라는 지인의 추천에 영화를 봤다"라고 말문을 열며 "권력의 중심에 서서 권력의 중심에 서서 권력을 남용하고 정권의 향배에 관여하는, 썩은 내 진동하는 정치검사들을 그린 영화라, 검사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언제나 그렇듯 감정이입을 해 몰입하는 것은 다소 어려웠다"는 소감을 전했다.

"영화에서 언급되듯이 대부분의 검사들은 기록더미에 깔려 허덕이느라 정치를 할 기회도, 생각도 없는 게 현실인데 대개의 영화에서 묘사되는 검찰은 무법천지의 조폭이라 억울한 마음이 불쑥불쑥 샘솟으니 영화 속으로 빨려들다가도 발에 걸려 넘어질 수 밖에요"라고 멋쩍은 웃음을 전한 임 검사는 "부패한 정치검사들의 (혹 있다면) 이너써클에는 제가 들어가 본 적이 없어 알 순 없지만, 저 지경은 아닐 텐데. 그리 갸웃거리다가도 검찰 출신인 김기춘, 우병우 등을 떠올려보면, 또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비난받던 숱한 사건들을 되돌아보면, 뭐라 할 말이 없어 관객들과 같이 웃으면서도 씁쓸하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토로했다.



영화 속 자신의 말투가 정말 저런가 싶은 마음에 씁쓸했다고 전한 임 검사는 "안희연 검사가 최초의 여자 감찰부장이 됐다는 주인공의 멘트에 위로를 받았다"며 반색했다.

또 "3년 전쯤 검찰 내부게시판에 감찰 잘 좀하라고 촉구하는 의미에서 '저에게 혹 검찰을 바꿀 기회와 권한이 부여된다면 하고픈 많은 계획 중 하나가 징계인데, 지금과 같이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한 자에게 강해 평균을 맞추는 징계가 아니라, 강한 자에게 강하고 약한 자에게 약해 균형을 맞추는 징계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면서 '더 킹'을 통해 대리만족을 할 수 있었던 사연도 덧붙였다.

현직 검사로 활동하며 느끼는 솔직한 마음도 더해냈다. "감찰이 제 기능을 제대로만 한다면, 검찰이 그리 썩어 들어갈 수는 없을 테니, 영화 속의 검찰이 그 후 자정능력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희망적 미래를 살짝 보여준 것이라고 선해해 기쁘게 영화관을 나선다"고 말한 임 검사는 "길게 썼지만 한줄 요약하면, 블랙리스트 정우성 짱, 안희연 검사님 짱"이라는 말로 글을 마무리했다.

18일 개봉한 '더 킹'은 24일까지 217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 중이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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