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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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의 벽' 중국, 이대로 올림픽 강행?

기사입력 2008.03.26 16:41 / 기사수정 2008.03.26 16:4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2008년은 29회 하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입니다. 비록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표방한 올림픽 정신이 퇴색한 지는 오래지만 아직까지도 하계올림픽이 월드컵축구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큰 스포츠 대회임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29회 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에 대한 구설수는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이 2000년 올림픽 유치 경쟁에서 막판 호주의 시드니에게 역전패당한 이후에 다시 재도전해서 2008올림픽 개최권을 따냈을 때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졌고 미국과 더불어 스포츠 최강국인 중국에서 비교적 올림픽이 늦게 열린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고른 종목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을 생각한다면 이번 대회가 중국에서 열리는 명분도 충분해 보입니다. 하지만, 막상 올림픽이 열리는 국가에서 나타나는 사건은 많은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는 과연 중국이 올림픽을 개최할만한 자격이 있는 나라를 되묻는 '국가 자격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티베트 유혈사태와 이에 대한 무책임한 중국정부와 언론

아무리 초기의 고귀한 올림픽 정신이 상업화와 국가들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퇴색되었다고는 하지만 평화의 상징인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에서 극단적인 유혈사태가 일어나는 점은 무척이나 애석한 사건입니다. 티베트와 중국정부의 문제는 오랜 화두였지만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2008년에 들어와서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시위대를 무력으로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건은 전 세계적으로 비난받고 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외신들의 자유로운 언론 보도조차 통제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20일 티베트에 머물며 끝까지 취재를 요구한 독일기자들은 강제로 추방됐습니다. 그리고 일체의 외부 언론들의 출입을 막으며 중국정부는 티베트 시위자들의 과열 시위만을 지속해서 내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2000년이 훨씬 넘은 2008년인 현재에 이런 인권 탄압이 일어나는 나라에서 평화의 구호를 외치며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어패가 있습니다. 베이징에선 전 세계 국가들 간의 화합 도모와 평화를 추구한다고 표방하고선 티베트 인근 지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인권탄압을 그대로 저지르고 있는 모습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시위대의 지명 수배자들이 계속 추적당하고 있는 큰 사건을 중국이 아닌 다른 국가들이 제대로 보도할 자유마저 주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아직도 언론의 자유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 국가가 있다고는 하지만 이런 지나칠 수 없는 사건을 숨긴다는 것은 사실을 얘기해야 할 최소한의 권리마저 가로막는 처사입니다.

이제 올림픽이 열리면 전 세계로부터 수많은 언론이 중국에 몰려듭니다. 이들은 모두 자유롭게 취재할 권리가 있으며 올림픽을 제외한 중국의 다른 이면도 조명할 명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대로 조명해야 할 사태마저 외신들이 취재하기를 꼭꼭 막아둔 채, 그저 내정간섭은 하지 말라며 취재의 통제권을 사용한다면 이것은 올림픽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티베트 탄압과 유혈진압의 문제점도 크지만 그것에 대한 일체의 취재를 허락하지 않는 점은 올림픽을 개최할 국가가 지닐 최소한의 자격마저 의구심이 들게 합니다. 앞으로 올림픽이 열리면 많은 언론이 중국에 들어옵니다. 적어도 그들에게 숨기지 않고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최소한의 태도가 현재의 중국에겐 시급합니다.

황사와 공해로 인한 대기오염, 그리고 안심할 수 없는 먹을거리
 
이미 IOC도 중국 베이징의 대기오염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표명했습니다. 베이징의 이산화질소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에서 무려 78%나 상회해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영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은 특수 마스크를 착용하고 야외시합을 벌이겠다는 의견을 냈으며 야외 스포츠 중 대기오염과 관련된 가장 민감한 스포츠인 마라톤에서는 세계신기록 보유자인 에티오피아의 게브라살라시에가 올림픽 불참을 통보했습니다. 호흡이 민감한 마라톤에서 극심한 오염으로 인해 자칫하다 심각한 피해를 입고 싶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또한,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쥐스텐 에넹 역시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라톤을 비롯한 축구, 야구, 하키 등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상황에 따라 특수 마스크와 아이스재킷 등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야외에서 펼쳐지는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외부적인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면 경기력 저하는 물론이거니와 자칫 잘못하면 선수들의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에도 문제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일어난 '농약만두' 파동 사건도 그렇지만 전 세계적으로 인식된 중국 음식에 대한 신뢰할 수 없는 인식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은 본국에서 선수들이 먹을 음식을 직접 공수해 가겠다고 주장했지만 중국의 정부와 올림픽관계자들은 '역대 올림픽 중, 외부에서 음식을 가지 고온 전례가 없었다.'라고 반박하며 이것은 '중국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강한 태도로 음식 수송은 이루어지지 않게 됐으며 대한 체육회의 관계자도 '중국이 엄격한 관리로 음식을 공급하겠다고 했으니 믿어볼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올림픽 개최지가 아닌 참가국에서 직접 먹을 음식을 공수해 가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처사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 점이 나오도록 했던 중국 관계자들도 결코 책임에서 피해갈 순 없습니다.

보다 구체적이고 설득력 있는 중국의 표명이 필요

중국 정부는 티베트에 대한 사건은 올림픽과는 별개라고 말하지만 올림픽이 가지는 정신과 그것이 열리는 국가가 지닐 책임의식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외부 언론들을 통제하지 말고 최소한의 취재권을 부여해 주어야 합니다. 또한, 현재 티베트에서 벌어지는 구체적인 사건과 중국 정부의 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입니다.

또한, 대기오염과 음식에 대한 정확한 규명도 설득력 있게 표명해야 합니다. 그저 단답형 식으로 입장을 회피하기보단 적어도 올림픽을 여는 국가라면 더 이상 숨기는 부분이 많아서는 안 됩니다.

이미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는 올림픽 보이콧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캐나다와 프랑스는 절반이 넘는 응답자들이 올림픽 보이콧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24일에는 고대 그리스 유적지에서 벌어진 성화 채화식에서는 베이징올림픽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이번 베이징 올림픽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습니다.

이러한 올림픽 반대에 움직이는 다른 국가들의 움직임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필요한 것은 신뢰성 있는 중국정부의 입장과 표명입니다. 더 이상 문제를 회피하고 설득력이 결여된 답변만을 일관하는 것에서 벗어나는 것이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의 최소한의 ‘의무’이자 올림픽에 참가하려고 중국 땅을 밟는 국가들에 대한 '예의'입니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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