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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처가 되고픈' 구자철 "게임에서도 쓰고 싶은데…"

기사입력 2008.03.03 17:27 / 기사수정 2008.03.03 17:27

이우람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 축구대회에서 '최연소' 국가대표로 주목을 받은 구자철(19, 제주 유나이티드)을 아시는지요?

허정무호 1기에 합류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구자철은 내친김에 동아시아 대회 개막전인 중국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되어 감격스런 A매치 데뷔전을 가졌습니다.

이는 '18세 335일'만의 A매치 데뷔로 역대 8번째로 빠른 기록으로 (역대 최연소는 1983년 17세 224일에 태국전에 나선 김판근) 어린 나이에 일찌감치 태극 마크를 달아 성장한 이동국(19세 16일), 박지성(19세 38일), 박주영(19세 328일)보다 빠르죠.

구자철은 이런 대표팀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어느덧 제주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올랐는데요. 그런 그가  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2008 K리그 공식기자회견'에 브라질 출신 알툴 베르날데스 신임 감독과 함께 참석했습니다.

이날 오른쪽 구석에 앉아있던 구자철은 대선배들 틈 속에서 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동아시아대회를 다녀오느라 팀 동료와 함께 동계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좀 더 기다려주시고 믿고 신뢰해주신다면 경기장에서 팀을 위해 헌신하도록 하겠다"고 침착한 소감을 밝혔고, 이어 많은 질문을 받으며 달라진 위상을 실감했죠.

구자철과 좀 더 '신선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봤으면 하는 생각으로 이어진 식사시간에 그와 만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눠 보았습니다. (편의상 일문일답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 외국인 감독님이 오셨는데, 같이 지내보니까 어떤가요.

그동안 기술적으로 뭔가 배우지 못한 것들을 처음 접하는 게 많아요. 브라질에서 오셔서 그런가…. 자유롭고 창의적인 축구 그러면서도 4-4-2전술을 바탕으로 한 조직력을 강조하세요. 골을 넣으면 얼른 뛰어가서 같이 좋아해 분부도 있었네요. 저는 수비형미드필더 뛸 것 같아요. (Q: 중요한 포지션이네요?) 어휴, 저는 아직 주전도 장담하지 못하는데요.

- 대표팀에 최연소 대표로 발탁이 됐는데, 신상에 변화가 있을 법합니다.

확실히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걸 느껴져요. 미니홈피 조회 수도 원래 200명 정도였는데, 동아시아 경기 때는 3000을 찍더군요. 많은 팬이 일촌신청도 하고…(웃음) 그런데, 이제 그러한 관심에 부응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까, 그게 좀 부담이 되더군요.

- 역대 기자회견 최연소 참석자 같군요. 이런 자리에 팀을 대표해 나온 소감은 어떤가요?

사실 처음에는 형들 눈치가 많이 보였어요. 후배가 쟁쟁한 선배님들을 대표한다는 게 말이야  쉽지, 직접 나서보니까 부담이 장난 아니더군요.  그래도 이제는 즐기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요. 제가 잘해야 팀이 빛나니까요.

- 그동안 제주와 대표팀은 그리 인연이 없었는데, 다녀와 보니 어땠나요.

에고, 일단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속상했어요. 형들도 제가 상처받을까 염려되셨는지, 일부러 얘기를 안 꺼내신 것 같아요. 그래도 우리 팀에서 (조)용형이형 등 같이 해서 4명이나 다녀왔는데, 새로운 경험이라는 그 말처럼 무척 참신했어요. 제주와 달리 전 국민이 관심을 보이시니 큰 부담이 들기도 했지만, 무척 좋았습니다.  

- 아직 어리다보니,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을 자주 들을 법합니다. 아까는 그 대답으로 '대런 플레처'라고 다소 의외의(?) 답을 주셨는데요.

네. 팀에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의미로 말씀드렸죠. 마침 포지션도 비슷하고요. 산이형 아시는지요? 형이 예전에 영국에 있을 때 얘기해준 건데요, 폴 스콜스 같은 선수가 거리에 나가면 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는데, 플레처는 아무도 몰라봤는지, 관심을 가져다주지 않았데요.(-편집자주- 플레처를 두고 팀 동료 리오 퍼디난드는 그 친구는 무슨 옷을 입어도 살지가 않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래도 팀에서만큼은 필요한 선수로 뛰고 있잖아요. 지난번 FA컵 16강에서 아스날을 상대로 두 골이나 넣고, 저도 어떤 팀을 가든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 싶어요.

- 편한 질문을 좀 해볼게요. 평소 축구게임 같은 것도 즐기시나요?

네. 팀에서도 동료형들이랑 종종 해요. 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을 즐겨 씁니다. (Q: 플레처를 좋아하시니 혹시 자신의 팀에서도 중용하시는지?) 아! 그러진 못해요. 현실과 달리 능력치가 과소평가 되어있다는….(웃음) 거기에 보통 게임을 할 때마다 간식 내기를 걸고 해서 최상의 전력으로만 나설 수 없더군요.

- '옷발'이 잘 받으시는 게 보기 좋네요. 헤어스타일도 남다르고. 신경을 좀 쓰시나요?

제가 미용에 관심이 많아요. 옷 사는 걸 좋아하고요. 근래 들어 화장품에도 신경을 쓰고 샀어요. 이런저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뽀루락지 같은 게 나서 걱정이네요. 물론 선수로서 미용보다는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씁니다. 오해하시진 마셔요~(웃음)

- 제주 생활은 어떤가요? 

프로로 입단할 때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제주에 아직 팬들이 많지 않은 게 조금 아쉬워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열심히'해서 경기장을 천천히 채워나가야 한다는 그런 마음이랄까요. 그게 바로 프로 정신인 것 같아요.

제주는 정말 멀리 있는 동네죠. (-편집자주- 이 날 비행기를 타고 올라온 제주 스태프들은 오후 비행기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그래도 몇몇 팬분들이 멀리까지 선물도 보내주곤 하셔요. 그런데 제가 신인라서 그런진 몰라도 책이나 과자가 많더군요.  틈틈이 책을 읽으며 과자를 먹고 있어요. (Q: 화장품은 어떨까요?) 아, 화장품은 제가 골라야 할 것 같은데요. (웃음)

-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 시즌 저 '구자철'을 비롯해 우리 제주팀을 많이 보러 오시면 깊이 감사 드리겠습니다. 특히 '소녀팬'이시면 더욱 좋을 것 같아요. 예전에 조금 썰렁한 경기장에서 경기를 뛰다가 의욕이 뚝 떨어진 적이 이었는데요. '자철이 오빠~' 소리에 바로 큰 기운이 솟아났더라는(웃음) 동아시아 대회때는 제 스스로 점수를 0점으로 매겼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K리그에서는 '100점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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