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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리포트] '명문의 꿈'을 접고 '기나긴 잠'에 들어간 뉘른베르크

기사입력 2008.02.22 19:55 / 기사수정 2008.02.22 19:55

임찬현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찬현] 최근 축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별들의 항연' UEFA 챔피언스리그입니다. 각 리그의 상위권 팀들이 펼치는 수준 높은 경기력을 보기 위해 축구팬들은 새벽까지 잠을 설치기도 하죠.

그러나 유럽의 모든 축구팬들이 챔피언스리그에만 관심을 쏟는 것은 아닙니다. 챔피언스리그와 동시에 리그 중상위권 팀들이 펼치는 UEFA컵 또한 벌어지고 있습니다. UEFA컵은 챔피언스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기도 하지만 대회 참가팀의 팬들에게는 챔피언스리그 그 이상의 가치를 느끼곤 합니다.

오늘은 이 UEFA컵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 중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좋은 성적을 낸 뉘른베르크가 주인공입니다.


1900년에 창단한 뉘른베르크는 분데스리가 우승 9회, DFB 포칼 우승 3회의 기록을 가진 유래 깊은 전통이 있는 클럽입니다. 특히, 1920~30년대에는 8번의 우승컵을 일궈내는 등 과거 독일축구의 대표클럽인 시절도 있었습니다. 이후 40~50년대 침체기를 겪은 뉘른베르크는 60년대, 리그에서 우승을 이루며 예전의 영광을 찾는 듯했으나 1968년 리그 우승을 마지막으로 다시 침체기에 들어서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30년 후 뉘른베르크의 돌풍은 다시 시작됐습니다. 하위권을 전전했던 뉘른베르크는 지난 시즌 DFB 포칼컵에서 준우승을 포함 리그에서 5위를 기록하며 UEFA컵에 참가. 다시 한번 독일 축구계에 그들의 존재를 알렸습니다.

뉘른베르크에 이번 UEFA컵 무대는 자신의 팀이 다시 명문팀으로 도약할 수 계기가 될 수 있기에 구단 관계자, 감독, 선수, 팬들 모두 이번 대회에 사활을 거는 모습도 보였죠.

UEFA컵 32강전, 뉘른베르크의 첫 상대는 포르투갈의 명문인 벤피카로 결정되는 순간. 예상 밖의 강팀을 만난 뉘른베르크는 절망에 빠지게 되었죠.

하지만, 뉘른베르크는 절망을 빨리 이겨내고 기적을 택했습니다.

뉘른베르크의 폰 히센 감독은 "우리는 '작은 기적'을 만들고 싶다. 우리 팀의 숨어있는 거대한 잠재력을 이번 벤피카전을 통해 모두 깨어내고 싶다"며 다음 라운드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에 뉘른베르크의 팬들 또한 "당신들의 뒤에는 44000여의 팬들이 함께있다"며 선수들의 사기를 점점 복 돋우어 주었습니다.



드디어 2월 14일 벤피카와의 결전의 다가왔습니다. 이날 뉘른베르크는 최전방에 얀 콜레르, 미드필더 진에 사첸코, 카리스티스, 엔겔하르트 등 최고의 전력으로 카르도조, 후이 코스타, 마쿠쿨라가 버티는 벤피카에 맞섰습니다.

결과는 0-1. 전반 44분 마쿠쿨라의 슛을 골키퍼의 실수로 인해 실점했습니다. 원정경기, 더구나 골키퍼의 실책으로 허용한 실점이기에 뉘른베르크는 패했음에도 불구,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 채 독일로 돌아갔습니다.

이후 1주일 후, 2차전이 열리는 21일. 뉘른베르크는 벤피카를 안방으로 불렀습니다. 지난 원정에서 패했기에 이번 경기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했습니다. 소모전만 오갔던 전반을 마치고 후반 14분 첫 골이 나왔습니다. 카리스티스의 슛이 벤피카의 골문을 열었죠. 이후 7분후 사엔코가 득점을 성공시키며 순식간에 2-0으로 앞선 뉘른베르크의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이후 90분까지 이 스코어를 유지하며 뉘른베르크의 다음 라운드 진출은 기정사실화되는듯했습니다.

지옥으로 가는데에 2분이면 충분했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뉘른베르크를 외면하고 맙니다. 추가시간에 카르도조에게 실점을 허용하면서 경기의 분위기는 이상해졌습니다. 종합 스코어 2-2인 상황. 이대로 가면 경기가 연장으로 넘어가는 듯했지만 벤피카는 2분 후 교체 투입된 디 마리아가 동점골을 일궈냈고, 결국 종합 스코어 2-3을 기록. 극적으로 벤피카가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지었습니다. 뉘른베르크는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2분 만에 팀의 명예, 돈 모두 잃고 말았습니다.



부활까지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가?

앞서 말한 듯이 2~30년대 중흥기를 맞았던 뉘른베르크는 침체기를 보내다 30년 만에 다시 부활했고 또 침체기를 보내다 40년의 세월을 보낸 뒤 최근의 중흥기를 맞았습니다. 뉘른베르크는 지난 시즌과 달리 올 시즌 현재 리그에서 16위를 기록. 강등권에 속해 있습니다. 리그나 포칼컵 우승은커녕 1부리그 잔류에도 힘든 상황이죠. 뉘른베르크의 과거를 보았듯이 뉘른베르크는 다시 한번 오랜 겨울잠을 자야할 듯싶습니다. 30년,40년. 10년씩 늘어난 주기가 있었던 만큼 다음 뉘른베르크의 전성기를 보기 위해서는 50년 후를 기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 (c) www.bundesliga.de]



임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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