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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현장] "끝내 이기리라"…안치환·양희은·노브레인, 노래로 160만 촛불 켜다

기사입력 2016.11.27 06:58 / 기사수정 2016.11.27 01:23

김미지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눈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촛불은 더욱 타올랐다. 여기에 안치환, 양희은과 노브레인이 노래로 촛불을 켠 채 국민과 함께했다.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는 제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촛불집회에는 약 150만명이 모였다. 첫눈이 내리고 강풍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많은 이들은 우의를 입고 담요, 핫팩 그리고 촛불을 든 채로 광화문에 집결했다. 그리고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안치환, 양희은 그리고 노브레인이 무대에 올랐다.


안치환은 오후 6시에 시작된 본식 행사에서 국민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진 후 무대에 섰다. '자유 발언'으로 현장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가운데 '자유'로 첫 무대의 포문을 연 안치환은 '자유여 해방이여 통일이여 외치면서 속으론 제 잇 속만 차리네'라는 가사를 '자유여 민주여 통일대박 외치면서 속으론 제 잇 속만 차리네'로 개사해 현 시국을 비판했다. 이에 현장에 모인 이들은 가사 속 의미를 파악하고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무대와 무대가 이어지는 시간에 안치환은 "내 음악 인생에서 가장 귀중하고 영광스러운 무대에 서 있다"며 "전 세계를 다니며 봤던 그 어떤 바다보다도 아름답고 숭고한 촛불의 바다가 내 앞에 펼쳐져 있다"고 현장에 모인 이들의 뜻에 감사를 전했다.

안치환은 마지막 곡으로 자신의 히트곡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선곡했다. 모두가 아는 멜로디의 곡을 선택한 안치환은 "내 노래가 훼손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번만큼은 같이 하고싶다"며 가사 중 '사람'을 '하야'로 바꿔 불러달라고 말했다. 이에 광장에 모인 이들은 환호하며 안치환의 말에 호응했다. '하야가 꽃보다 아름다워'가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본식 행사 시작 이후 더 많은 이들이 광장으로 모였다. 본 무대 근처는 통로 확보가 어려워 자원봉사자가 애를 먹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구호를 외치며 서 있었다. 양초 촛불부터 LED 촛불까지, 다양한 촛불을 든 이들은 하이라이트인 '촛불 파도타기'를 하며 장관을 이뤘다. 이러한 촛불에 더욱 감동적인 노래로 불을 붙인 가수가 바로 양희은이었다.

앞서 공개된 라인업에는 없었던 양희은의 깜짝 등장에 현장은 놀라움과 반가움의 환호성으로 가득찼다. 첫 곡으로 '아침이슬'을 선곡한 양희은은 '긴 밤 지새우고'로 시작되는 첫 소절부터 깊이와 울림 있는 목소리로 촛불을 든 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다음 곡인 '행복의 나라로'로 희망찬 메시지를 전하던 양희은은 마지막 곡으로 '상록수'를 열창했다.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는 가사의 '상록수'에서 양희은은 "함께 부르자"고 요청했고 현장에 모인 이들은 "끝내 이기리라"를 함께 연호하고 열창하며 화답했다.

곡 말미 반복되는 '끝내 이기리라' 부분에서는 양희은만의 독보적인 음색이 광화문에 퍼져나가며 한 마음 한 뜻으로 모인 이들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무대를 마친 후 양희은은 별다른 멘트 없이 무대를 내려갔지만 그의 노래는 백마디 말보다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었다.

양희은의 무대 후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10대 청소년부터 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교사까지, 많은 이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오후 8시 행진 이후 또 하나의 노래가 현장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바로 밴드 노브레인이 무대에 오른 것.

사회에 대한 비판곡을 열창해온 노브레인은 이번 촛불 집회에서 "노래 밖에 해드릴 것이 없다"며 '아리랑 목동', '비와 당신', '젊은 그대'를 선곡했다. 특히 '아리랑 목동'에서는 '야야 야야 야야'를 '하야 하야 하야'로 개사해 현장에 모인 이들의 떼창의 장관을 이뤘다.

'젊은 그대'를 부를 때는 "이 아름다운 목소리가 청와대까지 들렸으면 좋겠다"는 멘트로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보컬 이성우는 마지막 무대에서 무릎을 꿇고 박수를 치며 현장에 모인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앞서 1970, 80년대에도 대표적인 '저항가수'로 이름을 알렸던 안치환과 양희은은 세월이 지난 후에도 묵묵히 국민 곁에서 노래로 촛불을 켰다. 날선 사회 비판곡으로 많은 청춘을 대변했던 노브레인 역시 무대에서 에너지를 발산하며 촛불을 든 민심에 힘을 실었다. 의미 있는 그들의 노래에 헌정 사상 최대 인원이 모인 2016년 11월 26일 광화문 광장에는 궂은 날씨도 막지 못한 촛불이 환하게 타올랐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 KOPA 사진공동취재단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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