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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300회①] PD에게 물었다…"이 프로, 언제까지 갈까요?"

기사입력 2016.11.21 07:00 / 기사수정 2016.11.21 00:46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가 어느덧 6주년을 맞았다. 지난 2010년 11월13일 파일럿 방송으로 시작한 뒤 11월22일 정규편성을 확정 지은 '안녕하세요'는 현재까지 방송되며 고민을 가진 자들을 어김없이 위로하고 있다.

신동엽, 이영자, 컬투 정찬우 김태균을 필두로 지난 9월부터 합류한 최태준까지 5MC의 호흡부터 연출자로서의 목표까지, 전온누리 PD에게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궁금했던 모든 것을 물어봤다. "6주년이 감개무량 할 뿐"이라고 밝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 전PD에게서 감사할 정도로 진실성이 묻어나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음은 전온누리 PD와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일문일답.

Q. '안녕하세요'가 6년째 월요일 심야 예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정말 그 날이 왔다. 신기한 마음이 가장 크다. 이렇게 된 게 감사하고 신기하다. 요즘 프로그램 회전속도가 빠르고, 잘 모르는 다른 사람의 힘든 이야기를 듣는 것도 힘든 일이지 않나. 또 월요일 심야 시간대 편성이 쟁쟁하다. 이런 틈에서 6주년을 맞이했다는 게 진부하긴 하지만 감개무량하다는 표현밖에 안 나온다. 정말 신기하다."

Q. 프로그램이 벌써 300회가 됐는데 아직도 고민 사연 많이 들어오나.
"1년차, 2년차 때보다 많이 줄긴 했다. 그래도 녹화할 수 있을만큼은 된다. 접수가 문제가 아니라 들어와도 인터뷰할 때 마음이 아픈게 '거기 나가봤자 욕밖에 더 먹어요?'라는 반응이나, 상대방이 안 나오면 방송에 내보낼 수가 없다. 또 당사자 두 사람밖에 인터뷰가 안 되면 그 사람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다. 그 과정이 방송까지 안 나오더라도 작가들이 그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 인터뷰를 정말 많이 한다. 시청자가 짜고 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주변 조사를 정말 많이 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주변 사람들 인터뷰가 다 되더라도 맞은편에 앉는 출연자가가 안 나오겠다고 하면 성립이 안 되기 때문에 안 나오면 진행을 못하게 된다. 설득은 하지만, 사실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다. 나올 마음으로 접수하느냐가 중요한건데 그거에 관해 우리도 고민했다. 올려놓은 사람들이 나오기 싫어해서 프로그램 하기 힘든 것은 아니지만 오해를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기 때문에 그런게 있어서 초창기보다 그때만큼 풍족하다고는 말을 못하겠다. 그럼에도 계속 녹화는 할 수 있어서 신기하다."


Q. 고민 사연 선정 기준이 궁금하다.
"우리보다 경찰서에 가야할 문제는 우리한테 말할 게 아닌 것 같다고 이야기 한다. 교양, 다큐라면 더 진지하게 풀겠지만 예능이라 웃음으로 풀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진 사연이 1순위다. 아무래도 스토리가 가진 깊이다. '고민이네요' 하고 더이상 풀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문제도 있지 않나. 프로그램 가치가 대화가 가진 힘을 믿는 프로그램인데 대화 자체가 안 되는 고민은 할 이야기가 없다. 그런 경우는 제외, 순위에서 밀려나는 느낌이다. 이야기를 나누면 프로그램 출연을 계기로 발전이 있고, 변화의 가능성이 보이는 이야기가 1순위 사연이다."

Q. 거짓 사연 의혹도 많이 있지 않나.
"우린 안타깝다. 우리 마음 먹은대로 흘러갈 수 없기 때문에 오해 받는 것을 감수하고 있는데, 왜 그런 오해가 생기는지 이해가 안 되지는 않는다. 100만원, 홍보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우리 입장에서는 살아온 이야기를 그대로 다 듣고 길게 내보낼 수는 없다. 3시간짜리 프로그램이면 덜 하겠지만, 편성 시간이 있고, 전혀 모르는 사람 이야기를 어떻게 3시간동안 듣나. 현실적으로 한 사연당 길어야 30분 못 넘는다. 어떤 사람이 살아온 인생이 2~30분 안에 압축되다 보니 강조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러다보면 자극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여지가 생길 수 있는 것 같다. 그걸 잘 풀어가는 것은 아직도 가지고 있는 숙제다. 일단 안타깝다. 우리 마음을 다 꺼내 보여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다."

Q. 양심적으로 단 한번도 악마의 편집을 한 적이 없나.
"방송 분량을 줄이고, 악의적으로 약한데 강하게 보이도록 한 적은 없다. 솔직히 너무 세고, 욕 먹을 것 같아서 잘라낸 적은 많다. 우리가 겁이 너무 많은 사람들이라 '이 사람 괜찮아? 욕 많이 먹고 상처받을 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잘못에 경중이 있을 뿐이지 상호작용 문제로 벌어진 거라 생각한다. 눈에 보이게 드러난다면 내공이 더 쌓이는 프로그램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하면 잘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포맷 바꾸는 문제가 아니라 질적으로 향상하는 게 고민이다."


Q. 솔직히 출연하면 욕 먹는 출연자가 많은데, 그 부분이 가장 고민인건가.
"사연 주인공뿐 아니라 맞은편에 나온 사람도 소중한 사람이다. 그 사람도 하나의 인생을 사는 사람인데 필요 이상의 욕을 먹게 하고 싶지 않다. 욕 좀 먹고 바뀌라는 마음으로 만들지 않았다. 그게 고려하는 부분 중 중요한 부분이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고민 사연자가 있다면.
"아내가 고민 주인공인데 남편이 말에 대꾸를 안 하고, 대화도 안하고 말을 걸어도 '어' '어' 했던 분이 있었다. 정말 답답했다. 듣는 우리도 너무 답답했다. 현장에서 듣다보니 살아온지 오래된 부부인데 정말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더라. 여자는 즉각적인 피드백이 와야 하고, 남편은 약간 내성적이고 천천히 생각하고 나서 말해야 하는 성격이다. 말수도 없고, 조용한 분이다. 남자가 실제로 여자가 닥달한다고 느끼더라. 생각하고 말하고 싶어서 생각하다 보면 아내가 '무시하냐' 그러고 화를 내니까 '내가 말해봤자 싸움만 나지' 하고 입을 닫았다더라. 촬영 하다보면 캐릭터랑 나이가 느껴지는데 둘다 잘못된 게 아닌데 톱니바퀴가 잘못 맞물려서 돌아가고 있더라. 마지막에 아내와 남편이 서로를 이해하더라. 그런게 난 이 프로그램 연출하면서 재미있고 흥미롭고 사람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간접경험을 많이 하게 되더라.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이미 어긋난 톱니바퀴였기 때문에 싸움만 됐을 수도 있다. 제3자 눈으로 보면 연결고리나 실마리가 보이더라. 그런 사연들 볼때마다 추구해야 할 것 같다."

Q. 가장 마음이 아팠던 고민 사연자가 있다면.
"기억에 남는 사연은 푸른 눈 가진 아이 초원이랑, 6살인데 원인 모르는 탈모를 가진 소녀였다. 우리가 출연자로 나왔던 분들과 연락하면서 지낸다. 탈모 소녀는 갑자기 외향적이 되는 기적같은 일은 아니지만 많이 밝아졌다. 감사하다고 해서 찾아가봤더니 친구도 생기고 정말 달라졌더라. 먼저 말도 걸고 노래도 하더라. 눈물이 나더라. 이 아이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거 아닌가 싶더라. 이 아이의 앞날이 좋은 쪽으로 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면 이 기회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것이니 우리가 영광이더라. 아이라서 더 그렇더라. 더 짠했다."

Q. 이영자, 신동엽, 컬투 MC교체가 한번도 없었다. 호흡이 잘 맞는 것 같다.
"MC들에 대해서는 팔불출처럼 얼마든지 자랑할 수 있다. 1회때부터 오래봤는데 이분들 자체가 이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다는게 느껴진다. 알고보면 다 다른 사람들이다. 성격도 다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다. 처음부터 케미가 잘 맞는 건 아니었지만 빨리 맞은게 다 프로들이고, 정점을 찍었던 분들이지 않나. 나이도 적지 않은데 자만하기 쉬울 것 같은데 초창기 회식할 때 술 한잔 기울이면서 이야기 나눌 때 나이도 다 다른데 그런것 필요없이 '내가 안 가지고 있는 걸 네가 가지고 있다.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6년 전인데 그게 신기하고 대단했다. 저런 말을 혼자 생각한 것도 아니고, 자기 자신을 다 내보이는 건데 20~30대도 아닌데 감동이었다. 빈말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자세로 하다보니 금방 맞물려가더라." 

Q. 최태준이 유일하게 MC로 합류했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인가.
"MC로 한명 더 들어올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최태준 자체가 정말 괜찮았다. 게스트로 나왔을 때 몇마디 하는 걸 보는 순간, '이 친구 괜찮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연자, 사람으로서 느낌이 딱 왔다. 조금 더 보고 싶었다. 2회 연속출연 했는데 역사상 처음이었다. 이 친구가 궁금하더라. 우리 프로그램이 게스트가 나와서 활약하기 힘든 프로그램이긴 하다. 게스트에게 어떤 의미로 죄송한 마음이 있다. 이 친구가 26살밖에 안 됐다. 하지만 이 친구는 공감능력이 또래에 비해 훌륭하더라. 무슨 말을 들으면 포인트를 안 가르쳐줘도 잘 알더라. 게스트로 나와서 멘트 끼어들기 힘들텐데 그걸 하더라. 실제 내가 '넌 싹수가 보인다'고 말했다. 본인도 '계속 하는 거 어떠냐'고 물었을때 좋다고 해서, MC로 하자고 했다."

Q. 최태준의 활약, 아직 만족하는가.
"우리 식구 된게 정말 잘 된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 이야기가 절로 나온다. 정말 잘하고 있다. 더 잘해주면 고맙고, 더 잘할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 같다. 더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친구라 더 잘하겠지만 지금도 사실 만족한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이 친구만이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어 좋다. 다른 4명보다 날것의 느낌이 있더라도 신선한 좋은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 같다."

Q. 300회 관전포인트를 말해달라.
"내용은 경매특집이다. 지난해에도 크리스마스 때 했는데 녹화도 잘 되고 반응이 좋아서 한 번 더 한 것이다. 이번에도 녹화는 잘 됐다. 경매해서 수익금을 기부하는데 아이러니한게 우리 프로그램에 나와서 욕을 먹고, 악플 받은 분들이 좋은 일 하는게 아이러니 하다. 그분들이 안 쓰는 물건을 내놓는게 아니라 아끼는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데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어떤 물건이 나올지, 현장에서 MC들이 즉흥적으로 물건을 얹기도 하는 재미도 있다. 신동엽이 작년에 콘돔을 내놨는데 올해는 뭘 내놓을지 보면 좋을 것 같다. 게스트들의 물건 가격과 낙찰 가격도 관전포인트다."

Q. 프로그램이 언제까지 갈 것 같은가.
"우리가 물어보고 싶다. 우리끼리 우스갯소리로 하는 소리인데 '어떻게 끝날까' 이런 이야기를 한다. 언제 끝이 날지 우리도 정말 궁금하다." 

Q. 프로그램 연출자로서 목표가 있다면.
"조금 더 상처 받는 사람을 줄이는 것, 혹은 누군가 받게 될 상처를 줄이는 것이 내가 가진 목표다."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 = KBS

['안녕' 300회①] PD에게 물었다…"이 프로, 언제까지 갈까요?"
['안녕' 300회②] 신동엽부터 컬투까지, PD도 팔불출 만드는 MC케미
['안녕' 300회③] 국민 모두의 '안녕'을 찾아…대국민 토크쇼의 소통법

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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