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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현장] '집밥 백선생2' 백종원표 짜장면 궁금하쥬? 대신 먹어봤슈

기사입력 2016.11.16 10:29 / 기사수정 2016.11.16 10:29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집밥 백선생2' 집밥 콘서트 신청해주셨죠."

지난 11월 초, 무료한 오후 시간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으레 스팸전화겠거니 했는데 난데 없이 '집밥 백선생2'팀이란다. 앞서 '집밥 백선생2'이 집밥 콘서트를 연다는 공지를 보고 나서 홈페이지까지 로그인 해가며 솔직하게 사연을 썼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집밥 백선생2'의 레시피 덕분에 '가지'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는 이야기부터 오이도 그런 방식으로 먹을 수 없냐는 구차한 편식을 고백했더랬다. SNS의 한 켠에 걸핏하면 만든 요리들을 올려대며 한껏 요리의 달인인 척 할 수 있었던 것은 8할이 '백선생' 덕분이 아니었던가. 어향가지부터 목살스테이크며 시금치 국밥, 짜장면, 돼지불고기까지. 따라 하지 않은 메뉴가 없었다. 콘서트 관람을 위해서는 평일 하루 종일 시간을 빼야하기에 1분 가량 고민했으나 어느새 연차계를 작성하고 있었다. 

지난 7일 소집시간인 오전 10시까지 상암동 CJ E&M센터로 향했다. 벌써 사람이 북적북적했다. CJ E&M센터는 'SNL 코리아', '코미디 빅리그', '엠카운트다운'을 녹화하기에 북적거리는 장면이 그리 낯선 풍경은 아니다. 

그런데 '집밥 백선생2'는 확연히 인구비율이 달랐다. 머리가 희끗한 이부터 개구진 표정을 짓는 초등학생까지 각양각색이었다. 무려 오전 8시에 도착한 이도 있고 물론 영호남 등 각지에서 상경한 이들도 다수였다. '집밥'으로 국민 대통합을 이룬 것이다. 겨우 전철을 한시간 타고 온 것 정도로는 생색 축에도 들지 못했다. 

찬바람이 부는 CJ E&M센터 야외에서 번호별로 줄을 선뒤 방청객 동의서를 작성했다. 행여나 악마의 편집이 되더라도 원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을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두고 말았다. 직업병일지도 모른다. 완전히 기온이 떨어진 녹화 다음날 보다야 나았지만, 상암은 유달리 다른 곳보다 춥다. 바람이 스산하게 부는 가운데 기약없는 대기가 시작됐다. 

10시 33분. 드디어 앞번호 입장이 시작됐다. 190번대인 나는 언제쯤 들어갈 수 있을까 목을 빼고 기다렸다. 방청 장소는 2층 스튜디오로, 입장 전 팔찌를 차고 동의서를 제출했다. 뒷번호인 관계로 플로어가 아닌 2층 뒷줄이었다. 충분히 뷰가 좋았다. 자리마다 스케치북과 유성펜이 놓여져있었다. 

'집밥 백선생2'는 최대한 가까이서 볼 수 있도록 세트를 구성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파주에서 있었던 백종원 기자간담회 당시 봤던 '집밥 백선생' 세트가 떠올랐다. 대개 방청에서는 세트장 등을 촬영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데 '집밥 백선생2' 집밥 콘서트에서는 방송 녹화 시작 전 시청자들이 기념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배려해줬다. 사소하지만 방청객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다. 

사전MC로는 딩동이 나와 분위기를 달구고 나서 본격적으로 녹화가 시작됐다. 치과의사부터 캐나다에서 온 교민, 딸과 함께 참석한 아버지 등 다양한 '집밥 백선생' 마니아들이 참석했다. 방송에는 전부 나오지는 않았지만 그가 알려준 레시피와 관련해 여러 질문이 오갔다. 
 
이어 처음 백종원이 '애프터 서비스'에 나선 레시피는 유명한 파기름. 파기름을 내서 요리를 하면 일반 볶음밥도 제법 그럴싸한 향을 덧입힐 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는 비법. 허경환도 파기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자신만의 파기름 만들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단언컨대 백종원이 내는 파기름은 향의 '클래스'가 달랐다. 밤을 새고 달려간 녹화현장이이기에 잠시 졸음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달큰하면서도 코 끝을 찌르는 고급스런 파기름 냄새에 잠도 위도 깨어버리고 말았다. 점심도 채 먹지 못하고 시작한 녹화이기에 더욱 고통스러웠다. 쪽파를 활용한 파기름볶음면을 꼭 해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시식은 주로 1층 위주로 이루어졌다. 


이어 만능춘장 애프터 서비스에 돌입했다. 건새우를 활용해 풍미를 돋웠다. 실제로 만능춘장으로 짜장밥이며 짜장면을 해먹었기에 더욱 반가웠다. 실제 현장에서 시간 관계로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짜장 마파두부밥도 시도해보라는 조언도 전했다. 오랜시간 앉아있다보니 목과 허리가 슬슬 뻐근해졌다. 빨리 무엇인가 먹어서 고통을 잊어야 했다. 

많지 않은 양을 한 다른 요리들과 달리 짜장면은 맛볼 기회가 생겼다! 두 차례 짜장을 볶은 덕분이다. 만능춘장만 넣고 면을 볶기도 했고, 만능춘장에 채소들을 더 넣어 볶아 만든 진짜 짜장면, 쟁반짜장까지 몇 가지가 완성된 것.운좋게 시식을 할 수 있을까 해서 목을 빼고 기다린 끝에 내 미뢰에게도 백종원의 음식을 영접할 찬스를 잡을 수 있었다. 백종원이 직접 만든 요리를 시식할 찬스가 언제 또 오겠는가. 냉큼 한 입에 넣었다.

고소한 지방의 향과 함께 은근한 새우맛이 묻어나왔다. 조명을 받아 반짝거리는 기름과 먹음직한 채소들이 그릇을 내려놓기가 여간 아쉬운 것이 아니었다. 집에서 했을 때는 이런 맛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확실히 '선생'이 하니 달랐다. 스튜디오 구석구석에서 '상암동 중국집', '상암동 맛집 추천' 등을 검색하는 이들의 모습을 적잖게 볼 수 있었다. 모두들 저녁으로는 짜장을 먹겠다고 다짐하는 듯 했다. 녹화는 3시 반이 다돼서야 중간 브레이크 타임을 가졌고, 이후 다섯시 반 정도까지 이어졌다. 

백종원은 2부 녹화에서는 애프터 서비스 외에도 연말연시에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그럴싸한' 요리를 소개했다. 백종원이 '집밥 백선생2' 요리를 내놓기 전 제작진에게 사전에 심사를 받는 다고 했다. 물론 '불통'을 받은 적은 없다고. 이번 닭다리 스테이크도 제작진의 호평을 받았었단다. 스테이크지만 튀기거나 굽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졸이는 형식을 택한 점이 흥미로웠다. 쉽게 닭다리 손질하는 법을 알려준 뒤 케첩이 들어간 버전과 소금구이 버전의 스테이크까지 두 가지를 소개했다. 손을 번쩍 든 한 관객이 대표로 시식하게 됐다. 그의 입으로 닭다리 스테이크가 들어갈 때마다 방청객도 함께 앓는 소리를 냈다. 


'집밥 백선생2'가 시청자 성원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선보인 집밥 콘서트는 알찼다. 마치고 나가면서는 백종원과 이종혁, 장동민이 직접 방청객들에게 '소파빵'과 방청 선물을 전달했다. 방청객들은 더러 이들과 사진을 함께 찍기도 하는 등 즐거운 하루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점심시간부터 녹화가 시작 돼 제법 굶주렸지만 입장시 쥐어준 떡과 백종원의 요리를 실제로 감상한다는 만족감이 더 컸다. 

덧붙여 방송에는 많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허영지가 상당히 고생했다. 1부 녹화에서 허영지는 하이힐을 신고서 녹화장 구석구석을 다니며 요리들을 배달했다. 서로 맛보고 싶다 아우성치는 방청석 곳곳에 서버를 자청한 것. 2부 녹화에서는 아예 신발을 낮은 것으로 바꿔 신고 본격적으로 요리를 전달하려 애쓰고 아일랜드를 정리하는 데도 열심이었다. 사랑스러운 막내였다. 

한편 '집밥 백선생2'는 집밥 콘서트 및 핵심총정리편을 끝으로 시즌2를 마무리한다. 모쪼록 더욱 풍부한 '식탁'을 위해 시즌3의 조기 귀환을 기다려본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CJ E&M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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